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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시속 360km, 양산차 경주의 최고봉 ‘나스카’

최고시속 360km, 양산차 경주의 최고봉 ‘나스카’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2.03.0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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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자동차경주의 최고봉을 ‘F1’이라고 한다. 그러나 F1은 흔히 말하는 자동차가 아닌 ‘머신’이다. 자동차가 운송수단으로 편리성과 경제성, 쾌적성 등에 초점을 맞추어 개발된 것이라면 머신은 오직 빨리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복잡한(?) 기계인 것이다.

이런 머신들이 펼치는 프로 레이스는 F1, 챔프카, 인디카(IRL), F3000, 포뮬러 니폰이 있으며 입문단계인 포뮬러 원메이커(포뮬러 르노, BMW, 포드)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유일하게 중급수준의 포뮬러1800 경기가 있다.

▲ 롤링스타트 직전의 나스카 경주차들.

그렇다면 양산차(투어링카) 레이스의 최고봉은 과연 무엇일까?

양산차 레이스에는 미국의 나스카(NASCAR), 일본의 슈퍼GT, FIA-GT 챔피언십, DTM, WTCC등 수많은 대회가 존재한다. 이중 최고봉은 미국의 나스카 레이스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나스카는 메이저급(3개)과 지역(regional) 리그(4개), 위클리(weekly) 리그(9개) 등 3개 리그에서 총 16개의 시리즈가 운영되고 있다. 총 경기회수는 연간 350회 이상, 이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만 약 1,000여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조직적이며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자동차경주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나스카의 가장 큰 메이저급 경기가 바로 ‘나스카 넥스텔(NEXTEL)컵 시리즈’이다.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담배로 유명한 윈스턴(Winston)이 시리즈 타이틀 스폰서를 약 16년 동안 해왔다. 통신회사인 넥스텔은 2004년부터 시리즈 타이틀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다.

▲ 데이토나 경주장(위)과 4대의 경주차(아래)들이 선두다툼을 위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나스카 자동차경주는 1949년 플로리다의 데이토나 비치에서 탄생했다. 미국 서민들의 생활과 함께하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하여 지금까지 56년의 긴 역사를 가진 경기로 데이토나에 본부를 두고 있다. 미국에서 열리는 스포츠 이벤트 중 최대 경제효과를 내는 것은 ‘인디아나폴리스 500’이며 그 다음이 나스카의 ‘데이토나 500’이다.

나스카에는 매 경기 80여대 이상이 출전하는데 이중 43대만이 결승에 진출할 수가 있다. 재미있는 점은 결승에 진출한 모든 선수가 상금을 받는다는 점이다. 올해 데이토나 500에서 우승한 제프고든의 경우 150만 달러의 우승상금을 받았고 최하위 43위인 지미존슨은 28만 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이것은 경기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이 상금을 받아 하위팀들도 경쟁력을 갖고 지속적으로 출전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한다. 또 비용부족으로 도태되는 팀을 최대한으로 감소시켜 경기 자체를 살려나가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수많은 스폰서들의 전폭적인 지원과 다양한 상금 프로그램들이 존재한다.

나스카 넥스텔컵은 매경기 타이틀 스폰서가 바뀐다. 이중 우리나라의 ‘삼성’이 경기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나스카는 시리즈 전체를 후원하는 시리즈 타이틀 스폰서와 그 아래에 각 경기를 후원하는 게임 타이틀 스폰서가 있다)

▲ F1과 함께 달리고 있는 제프고든(사진 좌). 삼성라디오샥 대회에서 우승한 그렉 비플 선수(사진 우).

나스카 자동차경주는 포드, 닷지, 시보레, 도요타 등 네 개의 카메이커가 출전하고 있다. 경주차의 겉모습은 일반 양산차와 똑같아 보이지만 내부는 전혀 다르다. 엔지니어들이 전부 수작업으로 뼈대인 롤케이지를 만들어 차체의 형태를 갖추고 부분부분 강성을 보완하여 엔진과 서스펜션 및 각종 부품을 올린다음 철판을 직접 재단, 용접하여 다듬으면 완전한 경주차량으로 탄생하게 된다. 여기에 쓰이는 엔진은 배기량 5,800cc의 8기통으로 터보나 슈퍼차져 없이 무려 700마력을 낸다. 최고속도는 시속 360km 이상으로 트랙을 달린다.

나스카 경기장의 대부분은 타원형의 오벌 서킷으로 가장 작은 경기장은 800m에서부터 긴 것은 4km에 이르러 관중들은 300km 이상의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경주차들이 숨막히게 접전을 벌이는 장면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런 경기는 미국 북부를 중심으로 25개주 32개 경기장에서 매년 36~39회의 경기를 치르는데 대부분 15만 명이상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매경기 평균관중 12만5천명, 최대 28만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직접 찾는다. 1년에 약 5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아 티켓과 기념품을 사고, 먹고, 마시는 등의 소비활동을 하는 것이다.

▲ 나스카 경주차를 직접 제작하고 았는 엔지니어들.

▲ 20만의 관중이 운집하여 빈자리가 보이지 않는 브리스톨 오벌 경주장. 나스카는 약 800m의 작은 서킷에서도 대회를 치른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자동차경주에 대한 제반시설이 너무 열악하여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욕구를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경기장을 찾은 관중 역시 제대로 된 시설에서 경기를 편안하게 즐기지 못해 결국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는 것이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이라 하겠다.

이제 우리나라는 자동차 생산국 5위라는 위상을 가지게 되었다. 정부는 모터스포츠를 산업으로 인식하고 국가적 당위성 아래 국제 자동차경주장을 짓고, 모터스포츠 관련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언제까지 외국의 자동차경주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만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최용석(아주자동차대 모터스포츠과 겸임교수) yonsegi@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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