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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진단] KSF 송도 개막전 `무한도전만 보였다?`

[이슈 진단] KSF 송도 개막전 `무한도전만 보였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4.07.0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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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성의 칼럼] 참가 선수와 관람객의 소통 부재...꾸준한 시설개선은 필수


지난 5일~6일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 인근에서 도심 자동차 종합 문화 축제가 열렸다. 시가지 레이스는 2003년 경남 창원 F3 슈퍼프리 대회 이후 10년만이다.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은 2003년 현대자동차 주관으로 '클릭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지 10년차를 넘어선 보기 드문 전통의 아마추어 대회다.

MBC 무한도전팀의 출전으로 어린이 동반 가족, 연인 등 사흘간 10만여 명의 팬들이 현장을 방문했다. 최고의 이슈로 이목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면의 그림자 또한 짙었다.

● 참가 선수와 관람객의 소통 부재


부푼 기대는 오히려 잔뜩 분노로 바뀌어 쓸쓸히 돌아간 면도 있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모터스포츠를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일반인들을 위한 모터스포츠 대중화가 모토였지만 일반인들을 위한 배려는 없었다.

트랙에서는 참가 선수들이 저마다 혼신의 힘을 쏟고 있었지만 관람석에서는 그저 달리는 경주차만 보일 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까막눈'과 다름없었다.

스포츠 마케팅에서 첫 번째 요소는 관중이다. 더욱이 처음 모터스포츠를 접하는 팬들에게는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매력을 주는 요소가 절대적이다.

일반인들이 대부분이었던 경기장에서는 이번 대회의 성격이나 내용을 찾을 수 있는 아무런 요소가 없었다.

●"뭘 하는건지" 어리 둥절~


첫번째, 안내 매체가 전무했다. 무슨 대회이며 어떤 차들이 무슨 클래스에서 레이스를 펼치는가. 또 전체는 아니지만 해당 클래스의 주요 선수는 누가 있는가. 이것은 대회를 관심있게 볼 수 있는 최소한의 안내이지만 전무했다.

레이스를 참관하러 오는데 최소한의 인터넷 정보는 찾아보고 올 것이라는 기대는 금물이다. 막연한 ‘카레이스’라는 동경으로 경기장을 찾아온 예비 팬들을 매력으로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먼 발치서 트랙을 지나가는 차량들만 보고 간다. 그래도 선수 이름 한 두 면 정도는 알고 가야 할 것이다. 주변에 서성대는 사람들만 구경해서야 모터스포츠 팬이 될 수는 없다.

돈을 들여 빠듯빠듯한 아트지에 고급 칼라 인쇄까지는 아니더라도 타블로이드 형식의 흑백 신문 한장이라도 기본 정보는 모두 들어갈 것이다.

일반 관중에 배포하는 리플렛 형태의 안내 전단지가 있긴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레이스 정보는 아예 없었다. 서킷 도면, 이벤트 시간과 장소, 출연진, 음식점 안내, 경기 시간표와 주차장 안내가 전부였다. 70여 페이지에 달하는 꽤 상세했던 공식 프로그램북, 여성 드라이버 4명에게 8페이지를 편집했지만 정작 참가 클래스 차량에 대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이것마저도 미디어센터나 VIP룸 전용이었다. 월드컵의 호날두나 메시까지는 아니지만 최소한의 참가 선수 번호나 정보가 없으니 당연히 응원할 대상이 없는 것이다.

●도대체 내 체면은 어디로 갔나

둘째, 약속 위반이다. 사실 이 부분에 대부분 관람객들이 분노로 돌변했다.

오죽했으면 현대차 주식 다 팔아치우겠다고 하는 관람객도 있었다. 공짜 싫어한다는 사람 없다. 온라인 사전 예약제로 무료 티켓을 발부 받아 가족들 데리고, 연인 들, 친구들 다 같이 왔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자. 온라인 티켓을 발부 받아야 입장 가능하다는 공지를 보고 티켓을 발급 받았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소중한 주말, 아이들 데리고 관람석 밑에서 빈 자리 나올 때까지 뙤약볕에서 기다려야 한다니 아빠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 뿐인가. 겨우 자리잡아 가방 올려놓고 생수사러 갔다 오니! 헐 자리가 없어졌다.

그 화살은 고스란히 모터스포츠로 돌아올 것이 뻔하다. 자유관람석은 모처럼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들을 두 번 화나게 하는 형국이었다.

●레이싱카 보다 유재석?

셋째 현장 이벤트가 없었다. 여기서는 모터스포츠 관련 이벤트를 말한다. 현대자동차의 '고객과의 대화 브릴리언트 축제'는 그 다음이었다.


어차피 이날 레이스의 주인공은 무한도전 팀이었다. 그들의 대중적 인지도를 빌려 모터스포츠를 홍보하는 장이었다. 하지만 흥행요소로 끌어들인 이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의지나 프로정신이 부족했다.

예를 들어 유재석, 하하 등 무도 멤버와 KSF 주요 선수들이 오픈카를 타고 천천히 서킷 퍼레이드를 했어도 좋았다. 수영장 마다하고 아이들 손에 이끌려 양산도 못쓰고 하염없이 까막눈처럼 기다리고 있던 관람객들에겐 분명 단비였을 것이다.
 
●꾸준한 시설개선은 필수

넷째로 지적받은 부분은 시설 인프라 부족이다.

비록 관람석 규모는 소규모 였지만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디지털 화면으로 크게 본다는 의미 외에는 아무런 정보 전달을 하지 못했다. 해당 종목의 선수 이름이나 랩수, 순위 등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유재석이 사고로 차가 멈춘 화면이 계속해서 나왔지만 참가번호도 모르고 있던 관람객들에겐 코끼리 다리였다.

경기를 보고 돌아가면서 ‘그 몇 번 누구 차 잘 하던데’ 라는 인식 하나는 심어주어야 한다. 내용을 모르니 자연스레 월드컵 이야기로 주제가 옮겨간다. 서킷에 왔는데 남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대회를 기획 주최한 KSF 프로모터 이노션 측은 레이스 데이 사흘간 10만 여 관중이 찾아왔다고 밝혔다. 수도권 도심 서킷과 무한도전 프로젝트로 외형적인 관중 동원에는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그 속내의 파장은 간단치 않을 것 같다.

표면적으로 이번 행사의 관람객들은 수박 겉 핥기 맛만 보고 갔다. 그것도 잔뜩 원성만 가득 안고 말이다. 작은 부분일지라도 그나마 척박한 국내 모터스포츠 현실에서는 큰 영향력으로 돌아 올 수 있다.

그나마 희망이 있다면 KSF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 글들이다. ‘차라리 집에서 고양이 똥간 치우는게 여러모로 더 효율적이었을 뻔 했다’는 댓글 등 대체적으로 강렬한 안타까움을 전한 속내는 더 잘 했으면 하는 바램이 더 크다.

/강태성(자동차&모터스포츠 칼럼리스트) rallykang@nate.com, 사진=KSF, 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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