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카레이싱 꿈나무를 키우자!

카레이싱 꿈나무를 키우자!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5.06.02 09:44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체계적인 카트 레이스 육성 필요…영어 교육 절실

빅리그 진출 위한 모터스포츠 환경을 만들어 줘야


올해는 굵직한 국제대회의 소식을 자주 접한다.

얼마 전 챔프카 월드시리즈를 안산에서 열기 위해 서킷 기공식을 가졌고, F1을 라이벌로 겨냥한 A1 월드시리즈가 올해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F1 월드그랑프리의 국내 대회유치에 대한 이야기도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중 챔프카와 A1은 국내 개최뿐 만 아니라 조직에 직, 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어 우리에겐 밀접한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 드라이버들의 기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유는 한국이 직, 간접적으로 관련 돼 있기 때문에 한국 드라이버의 기용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하는 논리에서다.

그러나 과연 국내 드라이버들이 세계 최고무대에서 통할 만큼 실력을 가진 선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 무대인 F1그랑프리에서 국내 선수가 뛰는 모습은 상상만 하더라도 즐거운 일이다. 특히 미하엘 슈마허와 경쟁하는 한국인이 있다는 것은 우리들의 영웅을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자 골프의 박세리가 LPGA에서 최고 선수의 위치에 있고,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의 고액 연봉자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개인적인 성공을 거둔 것이기도 하지만 그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다.

카레이서가 빅리그에서 성공하는 것도 그들의 성공에 비해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 영웅으로 대접받을 수도 있다. 카레이스계의 세계적 영웅인 미하엘 슈마허는 연간 수입이 8000만달러에 달하는 세계최고의 스포츠 갑부다.

슈마허는 올해 초 쓰나미 피해자를 돕기 위해 1000만달러의 거금을 선뜻 기부할 정도다. 이런 금액을 기부한 것은 개인으로는 세계최고액이다. 프로선수는 수입이 곧 지명도이고 영웅의 수준을 재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 페라리팀의 미하엘 슈마허(독일).

이처럼 스포츠의 영웅들은 빅리그에서 자리 잡기까지는 개인의 타고난 소질과 엄청난 노력도 뒤따랐겠지만 그들은 어려서부터 꿈을 갖고 설 수 있는 무대가 있었다. 자신의 꿈을 꿀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 돼 있었다. 국내 야구나 골프의 경우 프로무대가 활성화 되어 있고, 어린 선수들이 뛸 수 있는 많은 대회들이 매년 치러지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기초를 튼튼하게 배우며 빅리그를 향한 꿈을 키웠던 것이다.

세계최고의 선수들은 한결같이 너 댓살 때부터 자신의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골프의 황제 타이거우즈가 그랬고, 세계적인 카레이서 영웅 고아일톤 세나도 그랬다.

어느 종목이든 대성을 하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그 일에 접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곧 기초를 튼튼하게 다지는 역할을 한다.

한국 드라이버의 세계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우선 어린 선수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무대가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 프로선수들이 대접 받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자동차경주 리그들이 활성화 돼야 한다.

어릴 때부터 레이스를 시작했다고 해서 모두가 빅리그에서 활동할 수는 없다. 빅리그 진출은 그 중에서 아주 특출한 선수들만이 자리할 수 있고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도 더 어렵다. 또 빅리그 진출의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을 위해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어린선수들이 단계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활동 무대들이 있어야 한다.

카레이스는 나이에 따라 레이스를 할 수 있는 카테고리가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어릴 때부터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세계적 스타들이 환경에 쉽게 적응하는 것은 어릴 때부터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국제대회에 여러 번 참가해본 경험이 있다. 그 때마다 느끼는 것은 항상 기초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필자는 카레이스를 아예 보지도 못한 20대 중반에 레이스를 시작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스스로 배워왔기 때문에 기초가 튼튼한 선진선수들과 겨뤘을 때 실력이 당연히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에겐 선배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기반이 있었을 테고 어렸을 때부터 레이스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 지난 2002년 10월 일본 슈퍼타이큐 시리즈 제7전에 참가한 필자(사진 앞).

국내 레이스의 영향을 많이 주는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의 레이스는 이미 세계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그들에겐 수많은 서킷이 있고 레이스에 입문하는 어린선수들이 많다. 일본은 이미 F1 드라이버를 여러 명 배출시켰고 지금은 빅리그의 상위권에서 경쟁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카레이스의 기초는 카트 레이스에서부터 시작된다. 카트는 4세부터 탈 수 있는 어린이용부터 본격적으로 카레이스의 맛을 볼 수 있는 레이싱 카트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지금 세계최고의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은 모두 카트 레이스부터 시작했다.

그들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이전부터 카트를 접하고 기초를 다져 왔다. 카레이스가 가장 활성화 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어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카트를 접할 기회를 갖게 된다. 지방마다 수많은 카트장과 다양한 카트의 카테고리는 어린이들의 나이에 따라 레이스를 즐길 수 있는 마당이 열린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매우 열악한 환경이다. 소규모의 카트장이 몇 군데 있지만 본격적인 카트를 즐기기에는 시설들이 턱없이 부족하고 시리즈 레이스도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몇몇 뜻있는 사람들이 카트레이스의 활성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하다.

기본적으로 카트를 배우는 어린이의 수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부모의 지원을 전폭적으로 받아야 하는 입장이지만 부모들은 국내의 실정에 선뜻 자식들을 레이스에 내보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부모들 중에는 일찍 카레이스에 뜻을 두고 자식을 레이스의 길로 인도하지만 국내의 수준에서는 뜻을 펼칠 수 없다는 판단에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국내 어린선수들 일부는 일본의 카트레이스에 진출해 선진 카레이스를 배우고 있다. 이 꿈나무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카레이서로 성장하는 것은 매우 희망적이지만 이들이 펼쳐야 될 열악한 국내 환경을 볼 때는 안타깝게만 느껴진다.

▲ 국내 카트 레이스.

국내 레이스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어린 꿈나무들이 희망을 갖고 꿈을 키우는 데에 아낌없이 투자를 해야만 한다. 카레이스는 단순히 스포츠로써의 가치뿐 만 아니라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분명히 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모터스포츠 역사도 어느새 20여년이 흘러가고 있다. 부분적으로 레이스가 발전되어가는 모습은 보이지만 기초레이스의 활성화가 절실하다.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BAT GT챔피언십을 보면 각 클래스의 참여도가 마름모꼴을 형성하고 있다. 하위 클래스의 참여도가 떨어지고 중간급의 참여자수가 많다.

이런 현상은 국내 카레이스의 전체적인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카트레이스와 아마추어 레이스가 활성화 돼야 한다. 그래야만 안정된 삼각뿔형태의 그룹구성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빅리그에 뜻을 두고 카트 레이스에 참여하는 어린선수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성인이 되어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마지막으로 국제무대에 진출하는 모든 스포츠인들이 외국어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다. 카레이스계도 예외는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해당 언어를 소화해야만 발전 속도도 빠르게 가져갈 수 있다.

지금 시작하는 레이싱 꿈나무들이 이런 어려움을 이겨낸다면 머지않아 빅리그에서 맹활약 할 국내 드라이버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글 박정룡(칼럼리스트) rallypark@yahoo.co.kr
출처:지피코리아(GPKOREA.COM)

*기사와 사진에 대한 소유권 및 저작권은 지피코리아닷컴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할 경우 법적 조치를 받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저작권자 © 지피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