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디젤 `연비 더한 베스트셀러의 품격`
그랜저 디젤 `연비 더한 베스트셀러의 품격`
  • 지피코리아
  • 승인 2014.07.0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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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디젤 못지 않은 조용한 수준..가격은 폭스바겐 골프, 크기는 BMW 520D


현대차 그랜저 디젤은 잠재적 수요가 넘쳐 보인다. 중대형급 국산 디젤승용에 목말라 있던 수요가 그랜저 디젤로 인해 탈출구를 찾은 듯 몰려들고 있다.

독일 수입 디젤승용이 인기의 급가속을 밟으면서 적절한 국산디젤에 대한 갈망이 극에 달했을 때 그랜저 디젤이 나온 셈이다.

그러면서 의심의 눈도 많았다. 승차감 연비 파워 실내공간 가운데 과연 독일 수입디젤승용에 얼마나 견줄만할까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순발력 있는 달리기만 빼면 모두 합격점이라 말할 수 있다.

시승은 잭니클라우스CC에서 영종도까지 왕복 165㎞ 구간에서 이뤄졌다. 다소 짧기는 했지만, 고속도로 위주의 코스여서 차량의 성능과 연비를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

● 가격은 폭스바겐 골프, 크기는 BMW 520D 그 이상


넓은 실내공간과 한국인의 손에 익은 여러 옵션들은 그랜저 디젤의 최고 강점이다. 가격은 폭스바겐 골프와 같은 수준인 3천만원 초중반인데 실내공간은 6천만원대 BMW 520D나 4천만원대 폭스바겐 파사트 보다 넓다.

동급 최대 실내공간은 베스트셀러인 그랜저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출시 초기 시장의 반응 역시 뜨겁다. 6월 한 달에만 9223대가 팔렸다. 가족이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실내공간을 배려하는 추세가 역력한 대목이다.

그랜저 디젤은 모던(3254만원)과 프리미엄(3494만원) 두 가지 트림으로 운영된다. 시승 모델은 프리미엄 모델로 '와이드 파노라마 썬루프'와 내비게이션 패키지Ⅱ,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Ⅱ를 추가한 풀옵션 모델(3828만원)이다.

옵션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 '어드밴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어드밴스드 주차조향 보조시스템(ASPAS)',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등은 디젤 모델에서는 선택할 수 없다.

하지만 수입디젤에서도 옵션은 그리 풍부하지 않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 공인연비 14km, 실고속연비 15km


매우 궁금했던 부분이 잔진동 여부였다. 시동을 거는 순간 안심이었다. 흡음제를 충분히 쓴 것으로 느껴질 정도로 독일 디젤 못지 않은 조용한 수준이었다.

중저속에서도 디젤 특유의 그르륵거리는 소음이나 미션의 울컥거림도 없었다. 가솔린 모델과 비슷한 느낌의 주행성능이었다. 모르고 타는 사람은 디젤 모델인지 모를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주행 성능보다는 연비가 더 궁금했기 때문에 편도 82.8km의 구간에서는 가급적 정속주행을 했다. 송도 시내주행을 거쳐 고속도로에서는 시속 100km를 유지했다. 트립 컴퓨터에는 15km/l의 평균 연비가 찍혔다. 연비 운전을 크게 의식하지 않은 주행 결과로는 만족스러웠다.

출력을 제한하는 에코 모드에 두고 탄력 주행을 겸한다면 17km/l 이상도 충분히 나온다. 그랜저 디젤의 복합 연비는 14km/l이며 고속주행 연비는 17.5km/l, 도심 주행 연비는 12km/l다.

● 편한 주행감각에 초점…디젤 특유의 강한 토크감은 부족해


젊은 2030세대가 독일 디젤승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수동 미션의 느낌을 주는 가속감 때문이 크다. 하지만 그랜저 디젤의 타깃은 편안함과 경제성을 생각하는 40대 이상의 운전자다.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이 굳이 필요 없다는 뜻이다.

그랜저 디젤은 3800rpm에서 202마력의 최고출력과 1750~2750rpm영역에서 45.0㎏.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하지만 실제 스포츠 주행에서는 수치만큼의 높은 토크가 느껴지지 않는다. 100km/h 주행 중 급 가속을 위해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rpm게이지의 바늘은 올라가지만 가속은 1~2초 뒤에 느긋하게 이뤄진다.

그랜저 디젤에는 2.2리터 E-VGT 클린 디젤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이미 싼타페, 맥스크루즈, 쏘렌토, 카니발 등에 적용되어 내구성과 완성도를 검증 받은바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세밀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는 변속기와의 조합이 아쉽다.

그러다 보니 탄력에 의한 운전에 의존해야 하는 성향이 있다. 한발 천천히 주행하고, 한발 먼저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여유있게 운전하는 '양반식' 드라이빙 습관이 필요하다.

그랜저 디젤은 '빨리빨리'를 외치며 살아온 이들이 인생의 여유를 즐길 때 찾는 그런 차다. 파워 정숙성 실내공간 연비 옵션 모두를 만족시키는 차를 3천만원 초중반에서 구입하긴 힘들지 않을까 싶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