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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타이어 "한경기 80본 투입, 기술개발 필수"

레이싱타이어 "한경기 80본 투입, 기술개발 필수"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5.12.29 08:30
  • 수정 2015.12.2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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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를 지배하는 자가 레이스를 지배한다"..끊임없는 연구개발의 결정체

모터스포츠 대회는 자동차로 겨루는 지상 최대의 스피드 대결이기에 전세계인들이 열광한다.

전세계 자동차 관련 회사들이 기술력을 겨루는 각축장이자 생생한 감동과 박진감을 그대로 전달하는 무대이기에, 드라이버들뿐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와 타이어 메이커들의 경쟁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타이어를 지배하는 자가 레이스를 지배한다'는 말처럼 시속 200~300㎞를 넘나드는 속도와 압력, 급제동과 급가속, 급커브 등 극한의 상황을 그대로 서킷 위에서 견뎌내야 하는 타이어는 승패를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부품이라 할 수 있다.

전세계 타이어 회사 가운데 모터스포츠 경기의 공식타이어로 선정된 업체는 10여개에 불과할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가 입증돼야 한다.

레이싱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와 달리 직진 가속력을 위한 저중량, 고강도의 타이어 구조 설계와 첨단 재질 적용 기술, 고속 코너링 시 차량의 무게중심과 접지력을 유지시켜주는 트레드 설계 기술 등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모터스포츠 대회 공식 타이어로 선정된다는 것은 기술력과 성능을 입증하는 최고의 기준이 됨은 물론 홍보나 마케팅 효과도 상당하기 때문에 글로벌 유수의 타이어사들은 이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의 금호타이어도 이 대열에 당당히 합류해 있다. 금호타이어는 모터스포츠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F1(포뮬러 원)에서 쓰이는 타이어 개발과 양산에 가장 근접한 한국 유일의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990년부터 레이싱 타이어 개발을 본격화한 금호타이어는 25년간 전세계 각종 대회에 공식 타이어를 공급하거나 레이싱팀을 운영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글로벌 대회 가운데선 F1의 바로 아랫 단계 대회인 오토GP 월드시리즈, 그리고 F1 드라이버들의 등용문인 마스터즈 F3에 공식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최고 수준의 대회인 'CJ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최상위 슈퍼6000 클래스에서 엑스타 레이싱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CJ레이싱팀에도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는 아마추어 레이싱대회인 엑스타 슈퍼챌린지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엑스타 레이싱팀은 올 시즌 슈퍼6000 클래스에서 김진표 감독을 비롯해 이데 유지, 정의철 등 3명의 드라이버를 앞세워 창단 2년만에 팀(컨스트럭터) 챔피언에 오르며 금호타이어의 우수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번 기회에 금호타이어 연구소의 도움으로 레이싱 타이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금호타이어 엑스타 레이싱팀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엑스타 레이싱팀은 2014년에 창단됐다. 가수 겸 방송인으로 유명한 김진표 감독을 필두로 일본 출신의 전 F1 드라이버인 이데 유지, 국내 모터스포츠의 차세대 에이스 정의철이 포진하는 등 최강의 조합을 이루고 있다.
창단 2년만인 올해(2015년) 국내 최고의 레이싱대회인 'CJ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최상위 슈퍼6000클래스에서 팀(컨스트럭터) 우승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렇다면 슈퍼6000 클래스에서 쓰였던 금호타이어는?
-금호타이어 연구소에서 개발한 280/680R18이라는 타이어가 사용됐다. 일반 타이어 규격으로 환산하면 대략 295/40R18 에 해당한다.
레이싱 타이어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타이어 사이즈와 규격 표기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레이싱 타이어의 경우 280(접지면폭)/680(타이어 지름) R18(인치)이지만, 일반 타이어는 295(타이어폭)/40(편평비) R18(인치)로 각각 표기한다.

▶경주용 타이어를 자세히 설명해달라.
-경주용 타이어는 일반 승용차용 타이어와 달리 오직 레이싱 경기만을 위해서 개발된 제품으로, 서킷에서 차량이 최고의 레이싱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됐으며 말 그대로 타이어 회사의 핵심기술이 모두 담겨있다. 경주용 타이어는 서킷에서 요구되는 가속, 감속, 회전 등의 성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특별히 개발된다.

첫번째로 레이싱 타이어는 중량이 가벼워야 한다.
슈퍼레이스에 공급되는 18인치 타이어는 동일 사이즈 일반 승용차용 타이어 대비 약 3~4kg 이상 가볍다. 몸이 가벼운 사람이 민첩하듯 차량이 재빠르게 기동할 수 있는 필수 조건이다. 또 타이어가 가벼울수록 드라이버의 제어에 대한 응답이 빨라지게 된다.
 

두번째로 레이싱 타이어는 마찰력이 커야 한다.
레이싱카는 일반 차량대비 가속과 감속, 그리고 코너에서 관성력이 월등히 높다. 이처럼 강한 힘을 노면에 완벽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일반 타이어 보다 월등히 높은 노면 마찰력이 필요하게 된다. 즉 높은 마찰력을 가지기 위해 접지면(Tread)에 레이스 전용으로 개발돼 그립력이 뛰어난 높은 특수 컴파운드(복합재)를 사용해야 되고, 주어진 형상 안에 보다 넓은 접지 면적을 가지기 위해 홈(Groove)이 없는 패턴을 사용하게 된다.

이와 같이 무늬가 없는 경주용 타이어를 슬릭(Slick)타이어라고 한다. 또 보다 넓은 접지 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레이싱규정 내에서 가장 넓은 폭의 타이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슬릭 타이어는 비가 오는 노면에서는 노면의 물을 외부로 배출하지 못하고 물위에 타이어가 뜨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비가 오는 노면에서는 웨트(Wet) 전용 타이어로 경기를 한다.

세번째로 레이싱 타이어는 강성이 높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차량이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지면에 닿고 있는 타이어에 코너링 포스(Cornering Force)가 발생하게 된다. 코너를 빠르게 돌아나가기 위해서는 이 수치가 커야 하는데, 타이어의 강성이 커질수록 이 값은 비례해서 증가하게 된다.

▶올해 슈퍼레이스 슈퍼6000 클래스에서 사용한 레이싱 타이어 수량, 그리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얼마인가?
-금호타이어는 올해 엑스타 레이싱뿐 아니라 CJ레이싱, 원레이싱 등 3개팀에 타이어를 공급했는데, 경기당 80본의 경기용 타이어를 제공했다. 총 8번의 경기를 통해 연간 약 640여본의 경기용 타이어를 공급한 것이다.

경기용 타이어 이외에 트랙 테스트, 사내 특성 시험을 위해 사용한 타이어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타이어가 슈퍼레이스 경기를 위해 생산됐다. 또한 세트의 신품 타이어는 경기를 위해 최소 120~150km를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다. 시중에 공급하는 타이어가 아니기에 금액으로 환산하기는 힘들다.

▶경주용 타이어는 어떻게 개발되는가, 그리고 최상의 경주용 타이어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타이어 회사의 입장에서 레이싱 경기에 참가하는 것은 오랜 기간 연구개발(R&D)을 진행한 타이어를 경기에 투입해 직접 평가하는 기회다. 레이싱 타이어는 1차로 시뮬레이션 및 사내 시험으로 특성을 예측 및 테스트 하지만 실제 레이싱 상황은 매우 가혹한 조건이고 날씨와 온도에 따라 성능 차이가 크기 때문에 모든 요구 조건을 만족하는 레이싱 타이어를 만드는 것은 매우 힘들다.

예측이 불가능한 경기에서도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 타이어 회사는 기존 타이어에서 사용하고 있지않은 신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슬릭 타이어와 랠리용 타이어의 차이점를 설명해달라.
-투어링 경기와 랠리 경기는 기본적으로 일반 노면(공도, 자갈, 타막)에서 경기를 하는지, 서킷에서 진행을 하는지에 따라 구분지을 수 있다. 이로 인해 몇 가지 차이점이 존재한다.

첫번째, 랠리용 타이어는 패턴이 존재한다.
랠 리용 타이어는 타막, 자갈 등의 노면에서 최적의 성능을 내기 위해 만들어졌다. 랠리용 노면은 서킷과 같이 매끈하지 않기 때문에 노면을 파헤치고 나가는 능력(Digging)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로 인해 매끈한 슬릭 타이어와는 달리 일정한 패턴을 사용하고 있다.

두번째, 랠리용 타이어는 강성이 높다.
랠리 경기는 노면이 불규칙적이다. 이런 노면에서는 차량이 점프와 착지를 반복하게 되는데, 이런 불규칙한 노면에서 타이어의 과변형을 막고 접지면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내구력을 지속시키기 위해 투어링 타이어 대비 더욱 고강성 구조를 사용하고 있다.
 

▶타이어 워머는 왜 필요한가?
-경주용 타이어는 그립이 매우 좋은 컴파운드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약 80~100도 내외의 온도에서 가장 좋은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돼 있다. 레이싱 타이어로 서킷을 주행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최적 그립 온도로 올라가게 되는데, 이 시간을 단축하고 레이스 시작과 동시에 최적의 그립으로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타이어 워머를 사용한다.
 

▶경주용 타이어의 공기압은?
-경주용 타이어 뿐만 아니라 모든 타이어는 공기압을 줄이면 줄일수록 접지면적이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공기압을 줄이게 되면 타이어의 강성 하락 및 내구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이런 면에서 레이싱 타이어는 강성이 높고, 내구력이 높게 설계돼 있기 때문에 일반 타이어보다 낮은 공기압을 사용할 수 있다.

타이어의 공기압은 주행 전에 비해 주행 후 타이어 온도 상승으로 인해 올라가게 되는데 이를 핫(Hot) 공기압이라고 한다. 슈퍼6000 클래스 경주용 차량 기준으로 볼때 목표로 하는 핫 공기압은 2.0 bar(약 30psi)정도 수준으로 셋팅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타이어의 하중 부하율에 따라 달라지며, 랠리 경기와 같은 하중 부하율이 높은 경기에서는 2.6 bar의 핫 공기압을 사용하기도 한다.
 

▶슈퍼레이스 팀 종합우승 비결은 무엇인가?
-팀 종합우승은 베테랑 드라이버와 미캐닉, 우수한 성능의 타이어 개발과 더불어 엑스타 레이싱팀 모든 팀원과 금호타이어 연구진 간에 유기적인 관계로 우승이라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노력해온 결과라 생각된다.

레이싱 경기의 승패는 뛰어난 한 사람의 역량이 아닌 팀워크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어떤 스포츠 종목보다 팀원간 조직력이 중요한 스포츠라 할 수 있다. 2015년의 엑스타 레이싱팀은 최고의 팀워크를 보여주었으며, 2016년에도 변함없이 강력한 우승팀이 되기 위해 스토브리그에서도 부단한 노력을 할 계획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금호타이어, 슈퍼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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