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산하 가르는 지프 랭글러…"거친 험로, 설레지만 두렵지 않다"

2025-11-14     지피코리아

지프 랭글러는 붉은 단풍으로 물든 험로에서 '안 타보면 모를' 압도적인 주행 성능을 과시하며 '오프로더의 아이콘'임을 증명했다. 바윗길, 진흙길, 물길을 가리지 않는 강력한 4x4 기능은 거친 노면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게 만들어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게 하는 '해방'의 경험을 선사했다. 특히 신형 랭글러는 1000만원에 달하는 연말 파격 할인까지 더해 6200만원대라는 가격으로 '오프로드의 성지'를 누릴 기회를 제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일 전국이 붉은 단풍으로 물든 강원도 정선군 병방산 국립공원과 기우산 일대 약 20km 험로 구간에서 '지프 랭글러 루비콘 4도어' 모델을 시승했다. 이번 시승은 도심을 벗어나 랭글러의 핵심인 '셀렉 스피드 컨트롤'과 '오프로드 플러스' 등 4x4 시스템의 정수를 체험하며, 험준한 자연과 하나 되는 특별한 주행 경험을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2H 주행모드로 편안하게 도심과 국도를 빠져나와 위대한 산자락과 마주하자 랭글러는 4L 모드를 요구했다.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f·m의 힘을 8단 변속기를 통해 네 바퀴로 전달했다. 좌우로 쿵쾅이는 바윗길도 '오프로드 플러스' 기능을 작동시키자 차체가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랭글러의 강력한 주행 성능은 33인치 타이어에서 시작된다. 타이어는 285mm 너비에 17인치 휠이 조합된 규격이다. 육중한 차체와 잘 어우러질 뿐 아니라 울퉁불퉁한 트레드에도 불구하고 국도 주행에서는 웬만한 SUV급의 안정된 주행감을 보였다. 특히 1~2단 미션이 부드럽고 강력하게 세팅돼 출발이 가벼웠다.

험로 주파를 위한 첨단 기술도 즐비했다.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의 급격한 내리막에서는 '힐 디센트 컨트롤(HDC)'을 작동시키자 브레이크 페달 조작 없이도 '슬금슬금' 알아서 속도를 제어했다. 랭글러 루비콘에 탑재된 '셀렉 스피드 컨트롤' 기능은 최대 시속 10km 속도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주행을 지원한다. 또 76cm에 달하는 도강 능력은 웬만한 웅덩이를 건너는 데 거침이 없다.

고난이도 코스를 만날 때는 전략이 필요했다. 코스와 차체 기울기에 맞춰 버튼 하나로 좌우 서스펜션을 분리하는 '전자식 스웨이 바 디스커넥트' 기능을 사용해 양쪽 바퀴의 접지력을 극대화했다. 차가 굴러떨어질지 모른다는 상상이 들 정도의 험준한 코스에서도 전후 좌우 카메라로 바닥면의 상태를 확인하며 악셀 페달을 밟았다. 고도의 전략을 짜고 구상대로 코스를 무사히 즐기는 매력이야말로 오프로드 주행의 핵심이었다.

험로 주행에 집중하면서도 실내 편의성은 과거 랭글러보다 향상됐다. 신형 랭글러는 12.3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을 중심으로 물리 버튼이 조화를 이뤘다. 이전보다 5배 빨라진 유커넥트 5 시스템과 티맵 내비게이션을 탑재해 무선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또 랭글러 최초로 적용된 전동 시트와 앞좌석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도 기본 제공된다.

험로 코스를 모두 마치고 나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긴장과 뿌듯함의 반복 속에서 도심의 찌든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경험이었다.

신형 랭글러는 지난해 부분변경을 거쳐 국내 6개 트림으로 구성돼 있다. 가격은 7270만원부터 시작하지만, 지프는 이달 말까지 연말 특별 프로모션을 통해 최대 1000만원 이상의 폭풍 할인을 제공한다. 랭글러를 6200만원대에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이날 약 500km를 주행한 결과, 연료 효율은 공인 연비(L당 7.5km)와 비슷한 L당 7km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지피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