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슈마허를 찾아서”…페라리 클럽 챌린지, 트랙에서 꿈을 현실로
트랙 위의 질주는 더 이상 프로 레이서의 전유물이 아니다. 페라리가 '파씨오네 페라리 클럽 챌린지'를 통해 자사 고객들에게 레이싱 DNA를 직접 경험하고 전문 드라이버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안전하고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안에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며 잊고 지냈던 '스피드 본능'을 깨우고 있다.
페라리는 지난달 10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파씨오네 페라리 클럽 챌린지'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20여명의 페라리 고객들이 참가해, 일반 도로 주행이 불가능한 서킷 전용 레이싱카 '페라리 488 챌린지 에보'를 타고 트랙을 질주했다. 이 프로그램은 '타임 어택' 경쟁을 통해 참가자 스스로 기록 갱신에 중점을 두고 드라이빙 실력을 연마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트랙 체험을 넘어 프로 레이싱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프로 레이싱 상황에 대한 통합 교육을 통해, 참가자들이 '페라리 챌린지 재팬' 등 전 세계 페라리 챌린지 레이싱 대회에 나갈 기술을 갖추도록 지원한다. 또 페라리는 2024년 예비 참가자들이 488 챌린지 에보를 시승하는 '에스페리엔자 페라리 클럽 챌린지'도 진행하며 문턱을 낮췄다.
현장에서 만난 50대 자영업자 이모씨는 "어릴 적 꿈이 F1 드라이버였는데, 잊고 지냈던 꿈을 이곳에서 체험하기 위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말처럼 참가자들은 설렘과 비장함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서킷에 들어섰다.
이런 체계적인 고객 레이싱 프로그램의 근간에는 '코르소 필로타'가 있다. 코르소 필로타는 페라리 피오라노 트랙에서 운영되는 맞춤형 드라이빙 교육이다. 교육은 '스포츠', '에볼루치오네 플러스', '레이스'의 세 단계로 구성되며 순차적으로 수료해야 한다. '레이스' 코스는 페라리 레이싱 프로그램으로 가는 최종 가교 역할을 한다.
모든 교육을 이수한 고객들은 '페라리 챌린지'에 참가할 자격을 얻는다. 페라리 챌린지는 '페라리 488 챌린지 에보'와 '296 챌린지' 차량으로 레이스를 펼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 메이크 레이스'다. 1993년 시작된 이 행사는 유럽, 북미,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매년 개최되며 참가자들은 월드 파이널 '피날리 몬디알리'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이들이 경험한 488 챌린지 에보 차량은 3.9리터 V8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670마력을 발휘하는 강력한 머신이다. 납작한 차체와 노면에 밀착되는 포지션은 참가자들에게 탑승 순간부터 '심쿵'하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바짝 긴장했던 참가자들도 전문 인스트럭터의 지도를 받으며 트랙 주행을 시작하자 이내 여유를 되찾았다. 참가자들은 시속 200km를 넘나드는 초고속 주행 속에서 차가 미끄러지는 원리를 몸으로 깨닫고, 타이어를 통해 엉덩이와 허리로 고스라니 전해지는 노면의 잔진동을 느꼈다.
한 참가자는 "이론 교육뿐 아니라 실제 F1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며 "절대적인 시야 집중과 차체 움직임의 섬세함을 배울 수 있는 값진 경험"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파씨오네 페라리 클럽 챌린지의 핵심은 체계적인 교육에 있다. 참가자들은 전문 페라리 인스트럭터와 함께 주행한 뒤, 비디오 분석을 비롯한 일대일 코칭 아래 체계적으로 드라이빙 스킬을 연마할 기회를 갖는다. 이를 통해 페라리 고객은 최고 랩 타임을 측정하고, 본인의 기록을 갱신하며 드라이빙 실력을 정교하게 다듬어 나갈 수 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자신의 페라리 차량으로도 일반 도로에서 고속 주행을 할 수는 있지만, 커브 주행과 브레이킹 포인트를 잡는 기술은 반드시 서킷에서 배워야 한다"며 전문 코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피날리 몬디알리는 페라리가 주최하는 가장 큰 축제 중 하나다. 본 행사에서는 페라리 챌린지 레이스와 함께 과거 F1 머신을 보는 'F1 클리엔티', 고객이 트랙 전용 모델을 주행하는 'XX 프로그램' 등 특별한 고객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이날 클럽 챌린지 행사장 역시 참가한 페라리 마니아들끼리 정보를 교류하고 관계를 다지는 등 '페라리 축제'의 축소판과 같았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페라리, F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