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BYD 'U8', 물에 떠서 이동…1306마력 'U9', 괴물같은 가속 질주
BYD 첫 친환경차 전용 '정저우 서킷' 오프로드·모래 경사로 등 8개 체험 구역
중국 허난성 성도 정저우에 있는 '정저우 전지형(올 터레인) 서킷'은 BYD가 지난 8월 중국 최초로 만든 친환경차(BEV·PHEV) 전용 서킷이다. BYD는 지난 2022년 내연자동차 생산 중단을 선언하고 친환경차만 만들고 있다.
BYD 핵심 공장인 정저우 공장 바로 옆에 있으며 전체 면적은 21만4993㎡(약 6만5000평)에 달한다. 서킷 주행, 모의 방판길, 오프로드, 모래 경사로, 수상 부유, 저마찰 순환도로 등 8개 체험 구역이 있다.
BYD는 지난 13일 한국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설 공개 및 체험 행사를 열었다.
이날 가장 먼저 볼 수 있었던 것은 전기 슈퍼카 '양왕 U9'의 유명한 '댄싱 기능'이었다. 양왕은 BYD의 최고급 플래그십 럭셔리 브랜드다.
이미 동영상을 통해 여러 번 봤기 때문에 새로운 느낌은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바로 앞에서 차량이 움직이는 모습은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줬다.
차체 움직임은 음악 리듬에 맞춰 부드러우면서도 정확했다. 이 퍼포먼스 뒤에는 BYD가 자랑하는 '다이서스(DiSus)' 지능형 액티브 바디 컨트롤 시스템이 있다. 최고급 고성능 모델인 U9에는 이 중 최상위 버전인 '다이서스-X'를 탑재했다.
4개의 모터가 유압 시스템으로 각각의 바퀴를 제어하기 때문에 서스펜션 높낮이 조절은 물론 차량의 롤링, 피칭, 요잉 등 모든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조절한다. 그래서 점프와 춤추는 것이 가능하다.
정저우 서킷의 특징 중 하나는 모래 경사로다. BYD에 따르면 실제 차량 테스트 모래 언덕으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높이는 10층 건물과 같은 29.6m, 최대 경사 28도이며 중국 내몽골 알샤 사먁에서 가져온 6200t 모래로 만들어졌다.
시범 차량은 럭셔리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SUV인 '양왕 U8'이었다. 엄청난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경사를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가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2차례의 시범 중 차체는 거의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었다. 내연기관 SUV처럼 힘겨운 엔진음이나 울부짖는 소리도 없었다.
2억원대인 U8은 4기통 2.0L 터보 엔진과 4개의 전기모터가 결합됐다. 최고출력은 1197마력, 최대토크는 130.6kgf.m이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을 불과 3.9초만에 끝낸다. 4개의 모터로 각각의 바퀴를 제어해 제자리 회전이나 크랩 주행(게처럼 대각선으로 이동)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눈길을 끈 것은 차량이 물 위에서 뜨는 수상 부유 구역이었다. 실제로 양왕 U8이 길이 70m, 최대 수심 1.8m의 테스트 물웅덩이(수조)에 들어갔다. 대부분의 브랜드에서 실시하는 90cm 안팎 도강 체험과는 확실히 달랐다.
서서히 물속으로 들어간 U8은 보닛이 완전히 잠겼고 물 높이는 앞좌석 도어 창문 경계선 아래까지 올라왔다. U8은 부력에 의해 물에 떠오른 상태에서 시속 3km의 느린 속도이지만 안정적으로 전진하고 방향도 바꿨다. BYD는 후진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BYD는 10년 넘는 개발기간과 2500회 이상의 침수 실험을 통해 최대 30분까지 물 위에 떠서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을 U8에 적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조 밖으로 차가 올라와 문이 열리자 도어 실과 차체 하부에서 물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 만큼 많은 물이 차체 빈 공간으로 들어갔지만 뛰어난 방수 성능으로 실내와 파워트레인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 다음 오프로드 구간은 초·중·상급 코스 등 총 27가지 시나리오로 구성돼있다. 체험 차량은 지난 2023년 출범한 BYD 오프로드 브랜드 '포뮬러바오(팡청바오)'의 '바오5(B5)' 모델이었다.
바오5는 자갈밭, 가파른 측면 경사로, 최대 높이 50cm의 좌우 요철 구간은 물론 42도 급경사도 안정적으로 통과했다.
이 차량은 중형 플러그인하이브리드 SUV로 4기통 1.5L 터보 엔진과 2개의 전기모터로 이루어져 있다. 최고출력 505kW(약 686마력)와 77.5kgf.m의 강력한 토크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하는데 4.8초면 충분하다. 31.8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EV모드만으로 125km 주행(CLTC 기준)이 가능하다.
이번 서킷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슈퍼카 U9 시승이었다. 최고출력이 무려 960kW(약 1306마력)에 달하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를 단 2.36초만에 주파한다. 80kWh 용량의 블레이드 배터리를 장착 했으며 최대 500kW 급속충전을 지원해 17분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가격은 3억원대다.
총 길이 1.758km인 서킷은 9개의 커브로 구성됐다. 실제 경주장이 아니기에 코너도 많지 않고 직선 구간도 550m로 짧은 편이다.
U9의 직선 가속은 예상대로 뛰어났다. 마지막 코너를 나오면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몸이 뒤로 강하게 젖혀지면서 튀어 나갔다. 전기 슈퍼카만이 낼 수 있는 폭발적인 추진력이었다.
급격한 좌우 코너도 스티어링 휠 조향에 맞춰 날카롭게 돌아 나갔다. 4개의 모터가 네 바퀴 각각을 독립적으로 제어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BYD는 이날 각 구역에 다양한 친환경차 모델을 배치하면서 성능을 체험하도록 했다. 이는 정저우 서킷을 만든 목적이며 자사 차량이 다른 브랜드를 능가하는 성능을 갖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특히 친환경차에 대해 그렇다.
BYD는 "서킷은 친환경차 운전 경험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첨단 기술, 전문 시설, 극한 주행 시나리오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서킷은 친환경차 문화를 대중에게 확산시키는 교두보 역할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BYD는 향후 안후이성 허페이와 저장성 사오싱 등 서킷 2곳을 추가로 개장할 계획이다. BYD는 특히 사오싱의 오프로드 구역은 고도 500m에 면적이 약 809만㎡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피코리아 경창환 기자 kikizenith@gpkorea.com, 사진=BYD·지피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