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자동화율 98%·수직계열화' BYD 정저우 공장…1분마다 車 1대씩
테슬라 오스틴 공장 규모 넘어서 글로벌 전기차 패권 도전 핵심 기반
중국 자동차 업체 BYD는 세계 최대 친환경차(BEV·PHEV) 제조업체다. 지난해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량 427만대로 3년 연속 정상을 지켰다. 올해는 순수 전기차 부문에서도 테슬라를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BYD의 이런 글로벌 확장세 중심에는 중국내 핵심인 정저우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공장은 지난 2021년 9월 착공됐고 불과 17개월 만인 2023년 4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BYD의 핵심 생산기지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BYD에 따르면 2023년에 완성차 생산 대수가 20만대를 넘어섰고 배터리 생산량은 7GWh, 생산 가치는 약 335억위안(약 6조679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약 55만대를 생산했고 생산 가치는 860억위안(약 17조원)을 돌파했다. 약 1분에 1대씩 친환경차가 나온 셈이다. 블레이드 배터리도 3초마다 1개꼴로 생산된다.
정저우 공장은 허난성에 위치해 있으며 중국 내 8개 공장 중 가장 최신 설비를 갖췄고 가장 자동화된 공장이다.
총 부지 면적은 약 10.67㎢(약 322만7675평)에 달한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대 기가팩토리인 오스틴 공장을 넘어서는 규모다.
지난 13일 기자가 방문한 정저우 공장은 철저한 보안으로 사진 및 녹음은 금지됐다. 휴대폰 카메라를 스티커로 모두 봉인한 후에 출입이 허용됐다.
현재 정저우 공장에서는 BYD의 '송(宋) L DM-i', '송 프로', '씨걸', '씰07', '샤크6'와 오프로드 전문 팡청바오브랜드의 '바오5', '바오8'를 생산하고 있다.
먼저 들른 곳은 지난 2022년 7월 완공된 스탬핑 공장이었다. 원재료인 강판을 들여와 프레스 기계를 이용해 부품을 만드는 곳이다.
바닥에는 수백개의 프레스 틀이 놓여 있었고 생산라인 천정 곳곳에는 가로 수십m의 거대한 크레인들이 설치돼 있었다. 방문 당시에는 프레스 기계들이 중형 SUV '송'의 도어 패널 등 차체 부품을 찍어내고 있었다. 공정은 대부분 자동화돼 있어서 그 넓은 생산 라인에서 실제 보이는 인력은 수십명 뿐이었다.
이어진 용접공장은 자동화율이 더 높다. BYD는 로봇이 용접 작업의 98%를 담당하고 있으며 로봇은 일본이나 독일산이라고 했다. 하나의 라인에서 다양한 친환경차도 혼류 생산할 수 있으며 자동 스폿 용접, 온라인 검사 등 11가지 첨단 전자동 공정도 갖춰 생산 효율성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내부는 작업자가 부품을 틀에 맞게 준비해주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고 500여개의 로봇이 불꽃을 튀기며 쉬지 않고 용접 작업을 했다. 이 과정이 끝나면 도장 공장으로 옮겨졌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조립 공정이었다. 넓이가 16만㎡로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고 현장 관계자가 말했다. 이 공정에만 3000명이 근무한다.
두 개 층으로 나눠져 있었으며 조립이 끝난 차량들이 라인 별로 길게 줄지어 서있었고 작업자들이 차량 상태를 최종적으로 검사하느라 분주했다.
정저우 공장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는 수직계열화다. 에어컨까지 자체 생산할 정도다. 친환경차 제조의 핵심인 프레스, 용접, 도장, 조립 등 4대 주요 공정을 비롯해 모터, 전자제어, 전원, 파워트레인, 조향장치, 액세서리, 차량 램프, 프레임, 시트 등 핵심 부품 생산 공장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40GWh 규모의 BYD 블레이드 배터리 단지와 신소재 단지도 순차적으로 조성돼 정저우 공장 내 하위 공장들은 무려 50개가 넘는다.
정저우 공장은 BYD 생산기지 중 가장 다양한 생산 능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최대 규모의 친환경차 생산 거점으로 중부 지역의 중요한 생산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둘러본 정저우 공장은 BYD의 글로벌 전기차 패권 도전 전략에서 핵심적인 기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지피코리아 경창환 기자 kikizenith@gpkorea.com, 사진=BY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