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을 묻다”… 연극 ‘레이디 맥도날드’, 대학로서 내달 1~7일 공연
한은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레이디 맥도날드`가 오는 12월 1일부터 7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술공간 혜화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여성 노숙인의 삶을 따라가며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다양성을 조명한다.
연출은 `안티고네, 나는 영웅이 아니다`, `□ blank 햄릿`, `보이스오버` 등 고전과 자전적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온 이지혜 연출가가 맡았다. 이번 작품은 그녀의 네 번째 연출작으로, 사회의 규범에서 벗어난 삶을 다정하고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풀어낸다.
작품은 정동길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노숙인 김윤자와, 그녀에게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된 방송 피디 신중호의 만남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영자신문을 읽고 “오브콜스”, “노코멘트”를 중얼거리는 김윤자의 모습은 처음엔 낯설지만, 점차 ‘노숙인’이라는 딱지 너머 한 인간의 초상을 선명히 드러낸다.
연극은 그녀의 독특한 언행을 단지 ‘이상함’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상을 꾸려가는 그녀의 삶 속에서 ‘실패’와 ‘존엄’을 다시 묻고, 관객에게 ‘다름’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왜 사라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지혜 연출은 “삶의 모양은 누구나 다르다. 그 다름을 견디고, 서로에게 다정과 넉넉함을 비춰볼 여유를 제안하고 싶다”고 전하며, 관객의 동의나 판단을 요구하기보다 각자의 ‘자리’를 존중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전석 3만5000원이며, 원작 소설 `레이디 맥도날드`를 소지한 관객에게는 도서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또한 수능을 마친 청소년 및 청년 대상 특별 할인도 마련돼 보다 폭넓은 관람이 가능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초, 연극 `레이디 맥도날드`는 관객에게 각자의 삶을 돌아보고 ‘나만의 모양을 가진 삶’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예술공간 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