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봐도 놀랍다" 르노코리아, 아르카나 역주행...오로라2도 출격 대기

2025-11-24     김기홍
2026년형 르노 아르카나 에스프리 알핀 신규 트림

르노코리아의 아르카나가 하이브리드 시스템 완성도와 가성비 측면에서 재조명 받고 있다. 전기차 전환 속도에 비해 충전 인프라 확충이 더딘 상황에서, '충전 스트레스 없는 전기차 감성'이라는 점이 소비자 관심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아르카나 가운데 'E-Tech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트림의 가성비가 돋보인다. 이 파워트레인은 르노의 F1 하이브리드 기술 기반으로 개발돼 1.6리터 직렬 4기통 엔진에 구동 전기모터 36㎾, 발전 기능을 겸하는 고전압 시동모터 15㎾를 조합한 듀얼 모터 구조다. 

여기에 클러치가 없는 멀티모드 기어 박스(MMG)와 리튬 이온 배터리를 결합해 엔진 개입 빈도를 줄이고 EV 주행 비율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기존 병렬식 하이브리드 대비 전기모터 중심의 구동 로직이 뚜렷해 도심 주행에서 더욱 부드러운 반응성을 낸다는 평가다.

2026년형 르노 아르카나 에스프리 알핀(esprit Alpine) 신규 트림_후면

아르카나 하이브리드는 특히 중저속 영역에서 전기차처럼 치고 나가는 질감이 강점이다. 초기 가속 구간에서 엔진이 거의 개입하지 않고 전기모터 토크가 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업계에서도 "도심 시속 40~60㎞ 구간에서 엔진차 특유의 변속 충격 없이 꾸준한 가속을 보여 EV 감성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 화재 이슈, 충전 대기 시간 증가 등 현실적 제약을 고려하면 배터리 전기차를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 하이브리드 옵션’이라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가격 경쟁력도 아르카나 재부상에 힘을 실었다. 최근 자동차 가격 인플레이션으로 2000만원대 하이브리드 SUV가 사실상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아르카나는 가솔린 모델 2300만원대, 하이브리드 모델 2800만원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2026년형 르노 아르카나 에스프리 알핀 신규 트림_블루 컬러 스티치의 프리미엄 마이크로 화이버 시트.

실내 구성도 체급 대비 높은 편이다.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 BOSE 사운드, 통풍 시트, 16종 ADAS 기능이 고르게 제공되며, 낮게 떨어지는 쿠페형 루프라인에도 2열 거주성이 준수하다는 평가다. 트렁크 적재공간도 깊고 평평해 일상·레저 모두를 아우른다.

이와 함께 르노코리아는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준대형 하이브리드 SUV '오로라2'를 통해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프로젝트명 오로라2는 르노 '라팔'의 디자인 언어를 기반으로 한 쿠페형 외관이 특징이다. 

파워트레인의 경우 그랑 콜레오스에서 이미 성능을 입증한 E-Tech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 팰리세이드·쏘렌토가 양강 체제를 구축한 준대형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에스카파드(escapade) 루프박스 버전

르노코리아 입장에서는 오로라2 출시를 계기로 정통 SUV와 쿠페형 SUV를 분리해 운영하는 이원화 전략이 본격 가동된다. 올해 그랑 콜레오스는 1월부터 10월까지 약 3만4995대 판매되며 월평균 3181대를 유지했고, 출시 초기 2000대 수준에서 5000대 이상으로 상승하며 시장 안착을 확실히 했다. 

국내 SUV 시장에서 중형급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판매 흐름을 보이면서 제품 경쟁력을 증명한 셈이다. 이 성공 흐름이 오로라2로 이어지면 체급별·형태별 수요 분산 효과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용인시 기흥연구소 부지를 약 2363억원에 매각한 뒤, 해당 자금을 R&D 설비 강화와 향후 신차 프로젝트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부산공장은 이미 887대의 로봇을 투입해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를 한 라인에서 생산하는 혼류 체제를 완성했다. 현재 그랑 콜레오스·아르카나·QM6·폴스타4를 생산 중이다. 오로라2가 더해지면 총 5개 모델이 집중 생산되며, 2027년에는 순수 전기 SUV도 추가될 예정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르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