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650마력 고성능차 ‘GV60 마그마’ 공개…"AMG·포르쉐 잡는다"

2025-11-24     지피코리아

제네시스가 브랜드 출범 10주년을 맞아 첫 고성능 전기차 'GV60 마그마'를 공개하며  메르세데스-벤츠 AMG, 포르쉐 등 유럽 명차가 독식하던 고성능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단순한 럭셔리를 넘어 '럭셔리 고성능'으로 브랜드 외연을 확장하고, 2030년까지 전체 판매량의 10%를 고성능 모델로 채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제네시스는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르 카스텔레 폴 리카르 서킷에서 '마그마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열고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의 첫 양산 모델인 GV60 마그마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GV60 마그마는 제네시스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고성능에 최적화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집약시킨 모델이다. 파워트레인은 전륜과 후륜에 각각 배치된 고출력 듀얼 모터를 통해 합산 최고 출력 448kW(609마력), 최대 토크 740Nm의 성능을 기본으로 발휘한다.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부스트 모드' 버튼을 누르면 15초간 출력이 478kW(650마력), 토크는 790Nm까지 치솟는다. 이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4초 만에 도달하며, 시속 200km까지도 10.9초면 충분하다. 최고 속도는 시속 264km로 제한된다. 

배터리는 SK온이 제작한 84kWh 차세대 고전압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국내 인증 기준 351km이며,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이용하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18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제네시스는 GV60 마그마에 고성능 전용 섀시 기술을 대거 적용해 주행의 질감을 높였다. 노면 상황에 따라 댐퍼 감쇠력을 1000분의 1초 단위로 제어하는 전자제어 서스펜션(ECS), 쇼크업소버가 완전히 수축했을 때 충격을 완화하는 'EoT' 제어 시스템을 탑재해 격렬한 코너링에서도 차체 거동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또 전륜에는 하이드로 G부싱을 적용해 진동을 억제하고, 전자식 차동 제한 장치(e-LSD)를 통해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배분한다. 

제동 성능 확보를 위해 전륜에는 모노블럭 캘리퍼와 대구경 디스크가 장착됐다. 타이어 역시 미쉐린이 아닌 21인치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 또는 제네시스와 협업한 피렐리 P 제로 등 고성능 전용 타이어(폭 275mm)가 적용돼 강력한 접지력을 제공한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기술이 투입됐다. GV60 마그마는 '가상 변속 시스템(VGS)'을 탑재해 전기차임에도 내연기관 고성능차와 유사한 변속 충격과 엔진 회전수(RPM) 상승감을 구현했다. 여기에 마그마 전용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이 더해져 속도와 주행 모드에 맞는 청각적 피드백을 제공한다.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버튼을 통해 스프린트, GT, 마이 등 3가지 전용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스프린트 모드는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출력 제어를 지원하며, GT 모드는 고속 항속 주행 시 편안함과 효율을 동시에 제공한다. 또 배터리 온도를 사전에 최적화하는 'HPBC' 기능도 포함됐다.

디자인은 기능미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차체는 기존 GV60 대비 전고를 20mm 낮추고 전폭을 넓혀 '로우 앤 와이드' 비율을 완성했다. 전면 범퍼에는 모터와 브레이크 냉각 효율을 높이기 위한 거대한 '3홀' 공기 흡입구가 적용됐으며, 측면 펜더는 광폭 타이어를 수용하기 위해 볼륨감을 키웠다. 

후면부에는 루프 라인을 따라 이어지는 윙 타입 스포일러를 장착해 고속 주행 시 다운포스(차체를 노면으로 누르는 힘)를 발생시킨다. 실내는 마그마의 상징색인 주황색 스티치와 티타늄 그레이 색상의 스웨이드 및 샤무드 소재로 마감됐으며, 몸을 단단하게 지지해 주는 전용 버킷 시트가 장착됐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이날 행사에서 제네시스는 브랜드의 성장사와 비전도 제시했다. 2015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주도로 출범한 제네시스는 럭셔리 브랜드 중 가장 빠른 속도인 7년 8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제네시스는 현재 연간 22만대 수준인 판매량을 2030년 35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제네시스는 지난 10년간 100년의 성취를 이뤘다"며 "마그마는 럭셔리 고성능이라는 새로운 챕터를 여는 핵심 모델로, 2030년까지 제네시스 전체 판매량의 약 10%를 마그마 라인업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네시스 '마그마 GT 콘셉트'
제네시스 '마그마 GT 콘셉트'
제네시스 '마그마 GT 콘셉트'

제네시스는 GV60 마그마와 함께 '마그마 GT 콘셉트'도 선보이며 모터스포츠 진출 의지도 재확인했다. 마그마 GT 콘셉트는 향후 GT 레이싱 클래스 참가를 목표로 개발 중인 모델로, 미드십 구조를 기반으로 한 낮고 역동적인 실루엣이 특징이다. 이는 제네시스가 단순한 양산차 판매를 넘어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르망 24시 등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기술력을 검증받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 사장은 "마그마는 경쟁사들처럼 공격적이고 거친 성능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출력과 제어력 사이의 완벽한 균형을 통해 주행 전반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운 퍼포먼스와 '역동적인 우아함'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마그마 GT 콘셉트'

GV60 마그마는 내년 1월 국내 시장 출시를 시작으로 유럽, 북미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순차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이번 GV60 마그마를 기점으로 향후 전 라인업에 고성능 마그마 모델을 추가해 럭셔리 고성능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현대차, 지피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