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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296 GTS & 296 GTB '땅에 붙어가는 제트기'

페라리 296 GTS & 296 GTB '땅에 붙어가는 제트기'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3.05.24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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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에 관해 이 보다 완벽할 순 없다. 실내외는 모두 카본으로 뒤범벅된 페라리다. 한눈에 보기에도 가볍고 강철만큼 단단한 럭셔리한 디자인이다.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 주행에 앞서 헬멧을 써야 한다. 시야도 불편하고 고개를 돌리기에 거북스럽지만 최소의 장치장치인 만큼 "나는 F1 레이서다"라고 되뇌인다. 

페라리 체험행사 ‘에스페리엔자 페라리’에 준비된 차량은 지난해 국내 출시된 두 대의 괴물 형제다. 한 대는 페라리 F1 머신을 꼭 닮은 '296 GTB'이고, 또 다른 한 대는 296 GTB의 오픈탑 컨버터블 '순한 맛' 모델인 '296 GTS'다.

시승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한계없이 튀어나가는 고카트다. 코너링은 두려움반 설렘반, 용인서킷 백스트레이트 구간에선 시속 250km까지 순식간에 치솟았다. 일반 차량들 속도감과 비교하면 시속 120~130km 정도다.

페라리는 드라이버들의 실력에 따라 천차만별의 성능을 보인다는 점이 매력이다. 특히 F1 기술이 그대로 담겼는데 코너링 성능을 강화한 SSC(사이드슬립컨트롤)는 신의 한수다. 운전자가 원하는 시점에 급가속을 얼마든 반복할 수 있다.

296 GTS는 하이브리드가 순간적인 힘을 엔진에 보태는 도우미 역할을 하는데 내연기관의 우렁찬 기운에 부드러우면서도 높은 파워를 보탠다. 엔진의 힘만으로 짜내던 파워에다 저 세상에서 불어넣는 새로운 기운이 더해졌다고나 할까.

하이브리드 기술이 접목된 F1 레이서들의 주행 느낌이 바로 이런 기분이랴. 배기음이 거칠면서도 날카로운 전기적 요소가 어우러지는 오묘한 사운드를 뿜어낸다.

이 페라리 괴물은 296 GTS 아세토 피오라노라고 이름 붙여진 모델로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연속코너를 돌땐 용기와 절제가 동시에 필요하다. 악셀을 밟는 만큼에 비례해 페라리 최고의 기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296 GTB 아세토 피오라노로 일반 도로를 잠시 달려보며 주위의 시선을 한 눈에 받는  '호화'도 누릴 수 있었다. 다만 공도에서 노면의 단차나 과속방지턱은 공포의 대상이라 조심에 조심을 거듭해야 한다.

행사는 숙련된 드라이버들과 함께 진행됐다. 프로레이서 권봄이, 오한솔 인스트럭터가 동승해 노면을 달리는 제트기의 제어를 도왔다. 때론 과감하게 때론 푸근하게 명품 페라리를 조련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아세토 피오라노 사양은 296 GTS를 보다 레이싱 트랙에 맞도록 조율한 사양으로, 무려 830마력의 파워를 맛볼 수 있었다. 코너별로 파워를 내야 하는 포인트를 표시해 둬 언어 보다는 시각적 주행이 이번 체험을 부드럽게 진행시켰다.

10여년 전 실제 레이싱에 다수 출전했던 기자도 이 녀석을 완벽하게 내 맘대로 '날리진' 못했다. 정확한 악셀 포인트와 브레이킹 타이밍을 완전히 적응하는 데까지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뚜렷한 미드십 후륜구동 스포츠카의 성향을 알지 못한다면 엄청난 힘을 제어하지 못한다. 무작정 속도를 내기 보단 이 차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려고 속도의 완급 조절을 명확히 했고, 덕분에 치고 나가는 가속감을 수차례 즐기는 매력을 찾을 수 있었다.

순수전기 모드로도 달릴 수 있지만 그런 건 안중에 없다. 연비를 생각하거나 부드러운 주행감을 따지는 차가 아니다. 최대한 시각을 코너링에서의 진입각과 탈출각을 정확히 맞추는데 집중해 운전의 재미를 높였다.

이날 하루 페라리 F1의 영 드라이버 샤를 르클레르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풀악셀을 밟는 드라이버들의 디테일과 강심장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 시승이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페라리, 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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