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 ' '르반떼 이을 또하나의 효자 SUV'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 ' '르반떼 이을 또하나의 효자 SUV'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3.07.18 07:56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세라티 하면 언젠가부터 럭셔리 스포츠세단인 기블리나 콰트로포르테 보다 SUV 르반떼를 떠올리게 된다. 스포츠카 보다 4인 가족이 넉넉하게 탈 수 있는 SUV로 럭셔리 브랜드들이 몰려드는 트렌드가 만들어낸 표상이다.

이처럼 스포츠카 브랜드들이 SUV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회사가 돈을 벌지 못하면 그 멋진 스포츠카도 무슨 소용있느냐는 분위기가 SUV 쪽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는 것이다. 

포르쉐가 카이엔과 마칸을 앞세워 브랜드의 고수익을 노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세라티 역시 르반떼에 이어 이번엔 그레칼레로 주목받고 있다. 그레칼레는 전장이 4850mm, 전폭 1950mm, 전고 1670mm, 휠베이스 2901mm 등의 늠름한 모습을 자랑한다. 4인가족이 푸근한 SUV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인 셈이다.

그레칼레는 크기 면에서 카이엔과 마칸 모두 대응이 가능해보인다. 카이엔(전장4920×전폭1985×전고1655㎜)과 비교하면 전장이 70mm 가량 짧지만, 실내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에선 오히려 16mm 길다. 포르쉐 마칸(전장4725x전폭1925x전고1585㎜)과 비교하면 크기나, 휠베이스(2805㎜) 측면에서 압도적이다. 

게다가 생김새도 더 날렵해졌다. 얼굴은 마세라티 고유의 페이스 디자인을 띄고 있지만 리어 부분으로 갈수록 세련되면서도 쿠페와 닮은꼴의 매력적인 힙 라인을 갖고 있다.

이에 기존의 르반떼 보다 디자인적 밸런스가 더 좋게 느껴진다. 세단인 콰트로포르테, 그란투리스모의 경우 롱노즈 숏테일의 디자인 공식은 사실 앞 부분이 과도하게 길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르반떼를 만들면서 마세라티의 SUV 설계 생산 능력은 일취월장 했다고 볼 수 있다. C필러와 휀더 부분을 두툼하게 부풀려서 근육질의 SUV로 완성시키는 디자인 노하우가 큰 차체에 멋지게 어울린다.

인테리어 부분도 환골탈태 수준이다. 과거 올드한 느낌의 실내 재질이 싹 사리지고 첨단 럭셔리 실내로 바뀌면서 카이엔에 버금가는 분위기를 낸다. 이는 과거 마세라티가 FCA 그룹 산하에서 크라이슬러의 디자인이나 엔진을 빌려쓰면서 망가졌던 것.

이제 FCA를 떠나 스텔란티스로 둥지를 옮기면서 실내 소재나 손이 닿는 대부분의 영역이 가죽과 스웨이드로 고급감 넘치게 처리된 데다, 2열 공간은 동급에서 가장 넓은 듯한 여유를 준다.

 

단점으로는 이탈리아차 같은 느낌보다 독일차의 감성으로 번져갔다는 거다. 이탈리아의 독특한 감성과 디자인 요소가 사라지니 뭔가 허전한 기분이다. 거기다 센터페시아의 경우 모두 터치로 작동하면서 운전중 일시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볼륨이나 공조기의 물리적 버튼이 없어 아쉽다.

물론 대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분위기를 확 바꿀 만큼 멋지다.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8.8인치 컴포트 디스플레이, 위 아래가 하나로 연결된 듯한 시원스런 화면이 대세이기 때문에 과거 마세라티의 구식 느낌은 전혀 없다.

주행은 적절히 파워를 뿜어내는 엔진과 에어서스펜션으로 조화를 이뤘다. 트림은 GT(2.0터보.300마력), 모데나(2.0터보.330마력), 트로페오(3.0V6트윈터보.530마력)로 3가지 인데 모데나는 330마력으로 적절한 힘을 뿜어낸다.

거기다 5단계로 높이조절이 되는 에어서스펜션은 그레칼레의 핵심 포인트다. 급출발 급제동이나 급코너링에서도 수평을 유지하는 힘이 대단하다. 2열 가족들이 휘청일 일이 거의 없어 '최고의 아빠차'로 통할 것으로 보인다.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스타트부터 부드럽게 만들어 주고, 부드러운 엔진과 변속기는 빠르고 정확하다. BMW의 ZF 미션을 쓰면서도 변속시 RPM을 살짝 낮게 유지해 스포츠 성향은 조금 덜하게 유지시켰다. 역시 패밀리 SUV를 지향하는 게 확실하다.

고속에선 330마력의 힘이 잘 전달된다는 기분이다. 가속할 때도 몸이 시트에 쓱 파묻힌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힘이 느껴지면서도 가속감이 빠르단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 안정성 중심 설계다.

특히 GT 모드로 고속주행을 시작하면 어느 지점부터 차가 묵직하니 가라앉는 느낌이 든다. 에어 서스펜션이 고속에서 높이를 낮추면서 S클래스에서나 느낄 수 있는 고속안정성을 전달한다. 다만 브레이킹시엔 탁탁 잡아주는 감성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가상 사운드도 만들어 내는데 RPM 레드존시 엔진음이 제대로 뿜어졌으면 어땠을까 아쉬움도 살짝 있었다. 마칸은 9000만원 중반대부터, 카이엔은 1억원 초반대부터 가격이 시작한다. 그라칼레는 9900만원부터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마세라티

저작권자 © 지피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