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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마력 머신 등장…전남영암은 ‘카레이싱 열풍’

1200마력 머신 등장…전남영암은 ‘카레이싱 열풍’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5.11.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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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지존 서동균 ‘왕좌’ 등극…코리아 드래그 챔피언십 막내려

정지상태에서 출발, 400m 거리까지 9초대. 순간 최고시속 260km. 0~100km/h 도달시간은 불과 2초 안팎. ‘슈~웅’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는 괴력의 경주차가 영암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 최대출력 1,200마력을 웃도는 닛산 스카이라인 드래그 머신을 몬
이맹근(사진 우)과 서동균(사진 좌)이 스타트하고 있다. /영암=지피코리아

지난 6일 전남 영암에 위치한 대불산단 특설 트랙에서 열린 국제 규격의 단거리 자동차경주대회 ‘2005 코리아 드래그 챔피언십 시리즈’ 최종전(제4전)이 화려한 막을 내렸다.

드래그 레이스는 정지된 상태에서 400m까지의 가속력을 겨루는 단거리 자동차경주로 2대가 동시에 출발해 10초 안팎에서 천분의 1초 차이로 승부를 가르는 스피드 경기다.

이날 12개 종목서 전국의 내노라하는 160여대의 튜닝카가 총 출전했다. 이 중 무제한 튜닝이 가능한 슈퍼파이터 종목에 선보인 닛산 스카이라인 경주차는 트윈터보를 달아 최대출력 1,200마력을 웃돈다. 무시무시한 파워를 자랑하는 이 경주차는 제동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트렁크 뒤쪽에 달은 낙하산까지 펼쳐야 할 정도로 국내에서 가장 빠른 정통 드래그 머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 최종전 축사를 마친 김철호 영암군수가 출발신호를 알리는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있다. /영암=지피코리아


 

국내 드래그 레이스계의 양대 ‘지존’으로 손꼽히는 이맹근(45· MK-HKS)과 서동균(30· 로드앤스피드)이 두 대의 닛산 스카이라인 드래그 전용 머신으로 대회 최고종목인 슈퍼파이터에 출전해 마지막 승부를 겨뤘다.

두 선수의 경주차가 출발전 세상을 뒤엎을 만한 타이어 흰연기를 뿜어내며 멋진 번아웃을 선보인다. 번아웃은 타이어 접지력을 높여 기록을 단축시키며, 팬들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두 경주차가 출발 신호와 함께 귓전을 때리는 굉음을 내며 총알처럼 튀어나간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다. 드래그 레이스의 새 강자로 떠오른 서동균이 몬 닛산 실비아의 경우 이날 직선 400m를 주파하는 데 단 9.906를 기록, 평균 13초대인 하위 클래스 경주차와의 현격한 수준차이를 입증했다.

‘총알탄 사나이’ 이맹근은 10초 중반을 유지, 비록 자신이 세운 국내 최고기록(9초496)에는 못 미쳤지만 땅이 꺼질듯 한 우렁찬 배기음과 빠른 스피드로 드래그 마니아들을 놀라게 했다.

▲ 생애 첫 시리즈 챔피언을 거머쥔 서동균이 멋진 번아웃을 시도하고 있다. /영암=지피코리아

이맹근은 “천 마력이 넘는 드래그 머신의 경우 직선 가속시 3G포스에 해당하는 압력을 받을 정도로 대단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며 “보기와는 달리 경주차 컨트롤이 어려워 스타트때 실수 하면 1초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섬세한 운전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9초대 진입은 ‘신의 영역’으로 그날 드라이버의 컨디션과 운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 펼쳐진 마지막 결승에서는 서동균(사진 우)이 단독으로 나서 우승컵을 거머쥐고 올 시즌 3승과 함께 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다. 국내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새 '왕좌'에 등극한 서동균은 “생애 첫 시리즈 챔피언을 차지하게 돼 무척 기쁘다. 하지만 라이벌인 이맹근 선수가 밋션 트러블로 결승에 참가하지 못해 아쉽다”고 첫 챔피언이 된 소감을 밝혔다.

총 상금 6천만원이 걸린 이번 대회는 전남도가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인 2010년 F1 그랑프리 대회 준비 과정의 하나로 지난 7월 첫 경기를 시작으로 이날 ‘왕중왕전’인 최종전까지 총 4번의 경기가 치러졌다.

특히 이번 코리아 드래그 챔피언십 시리즈는 지난 2003년 10월 전북 전주에서 열린 ‘KATA 전북 드래그 레이스’도중 출전차 한 대가 관중석을 덮쳐 3명이 사망한 이후 2년 만에 자리를 옮겨 영암에서 처음 개최된 것이다.

대불산단 특설 트랙은 당시 사고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타이어 방호벽을 1억 원 가량을 들여 국제규격의 드래그 전용 안전 가드레일로 전면 교체 설치하고, 2대가 동시 출발을 위한 각각의 라인에 8m 이상의 주로를 확보하는 등 안전시설과 대회 규모면에서는 역대 드래그 레이스 중 최고의 대회로 손꼽힌다.

▲ 1억 원 가량을 들여 국제규격의 드래그 전용 안전 가드레일을
전면 설치한 대불산단 특설 트랙. /영암=지피코리아


 

주최를 맡은 한국자동차경주협회 산하의 튜닝위원회 김용문씨는 “지난 2년간 침체된 드래그 레이스가 활성화 돼 매우 기쁘다”며 “내년에는 지역리그 도입과 연 5회 정도의 전국 대회를 개최해  드래그 레이스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자동차경주협회 정영조 회장은 “바레인의 경우 일반 자동차경주와 달리 드래그 레이스는 매 경기 만여 명 이상의 관람객이 모여들 정도로 인기가 높다”면서 “국내에서도 드래그 전용 경기장만 갖춰진다면 국내 최고의 흥행 레이스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상위종목인 오픈A(후륜구동·터보·4WD)에서는 김정한(수프라·로드앤스피드)이 12초265, 오픈B(스페셜)는 진동준(터블런스·오버부스터)이 11초735, 오픈B(자연흡기) 김진형(터블런스·광주하나모터스)이 각각 최종전서 우승을 차지했다.

/전남 영암=김기홍기자 gpkorea@gp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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