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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740i '우주인도 못 만들 것 같은 명차'

BMW 뉴 740i '우주인도 못 만들 것 같은 명차'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3.11.28 06:52
  • 수정 2023.12.2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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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인의 플래그십 세단 BMW 7시리즈는 그 존재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100년 역사의 자동차가 미래에는 어떻게 변모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BMW는 자사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7시리즈를 이렇게 전기차와 엔진차로 나눠 각각 해석했다.

전동화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의 한가운데서 디테일은 달랐지만 방향성은 유사했다.

정확히 표현하면 2024년형 뉴 7시리즈의 신규 가솔린 모델에는 뉴 740i xDrive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뉴 750e xDrive가 있는데, 여러 트림의 모델중 가장 대중성이 강하다고 판단되는 740i xDrive를 시승했다. 

접근부터 악셀 패달을 깊게 가져가 가속감을 올리는 순간까지 모든 게 새로웠다. 뉴 740i xDrive는 뉴 7시리즈 직렬 6기통 가솔린 모델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사륜구동 모델이다.

외형은 솔직히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묵직함은 필요했으나 심리적 접근이 쉽지 않도록 각지고 높고 뭉툭한 마이바흐를 닮았다. 그리고 도어를 여는 순간부터 완전히 새로워진 방식을 제시했다.

어깨가 높은데다 투톤의 옷을 입히니 더더욱 마이바흐를 닮았다. 키드니 그릴은 대형화 하면서 테두리 라인에 빛까지 넣어 마치 전기차처럼 보인다. 가로 그릴과 세로 그릴의 중간 형태로 엄청난 존재감이다. 도어를 개폐할 때마다 얇게 위치한 DRL은 스와로브스키의 보석빛이 꿈틀인다.

 

탑승을 위해 문을 여는 방법부터 새로움의 시작이다. 도어 캐치는 돌출형도 민자형도 아닌 음각형을 따랐다. 손을 아래에서 위로 넣으면 딸깍 버튼이 있고, 누르면 살짝 튕겨주는 방식이다. 도어캐치에 검은색 플래스틱 버튼도 함께 있어 그냥 꾹 누르면 자동문이 작동한다.

플래스틱 버튼에는 동그란 센서가 붙어있어 사람이나 물건이 바짝 붙어 있으면 부딪히지 않을 만큼만 열린다. 차체 프레임 최하단에도 3개의 센서가 있어 문을 열때 사람 뿐 아니라 낮은 볼라드 같은 것도 읽어낸다. 자동문 완성에 적극적으로 대처한 것.

탑승한뒤 무심코 브레이크 패달에 발을 올리면 '윙~ 쿵' 문이 자동으로 닫힌다. 테슬라 모델S 등에서 보던 바로 그 작동법이다. 실내 인테리어는 온통 원색과 화려한 빛으로 감싸져 있다.

도어를 여는 방법은 5가지가 있는데 도어 가까운 패널 끝에 개폐 장치가 있고, 손잡이 하단에 엄지로 누르며 밀고 나가는 버튼도 있다. 그 하단에 블랙 플래스틱 막대기도 숨겨져 있는데 비상상황에서 당겨서 밀고 나가는 방식이다. 센터콘솔의 디스플레이에도 도어를 여는 버튼이 투뎁스 정도 들어가면 존재한다. 문 4개 모두 여닫기도 있다.

문 여는 걸 완전히 숙지하는데만 10분 가량 걸렸다. 질좋은 두툼한 가죽시트와 눈을 혹하게 만드는 무드램프는 거대하고 화려했다. 소위 인터렉션 바라고 불리는 무드램프는 센터페시아의 중앙을 크게 가르고 있다. 10여가지 원색으로 스와로브스키 형광이 반짝거려 여심을 사로잡기에 딱이다.

길게 자리잡은 와이드 커브드 디스플레이에는 각종 기능으로 꽉 찼다. 손만 대면 바로 바로 작동하는 터치감이 아주 좋다. 센터콘솔에 작게 자리한 시동버튼과 토글형 기어변속기는 존재감이 확 작아졌다. 운전보다 중요한 인테리어가 대세인 셈이다.

2열은 진짜 주인공 자리다. 우측 자리는 풀플랫으로 펼쳐지며 이음매가 없는 레그 서포트가 멋스럽고, 1열 등판에서 풋레스트도 함께 내려와 아주 편하게 누울 수 있다. 2열 양쪽 도어의 암레스트에는 새로운 터치형 패널이 자리잡고 있다. 시트는 물론 썬블라인드 등 무엇이든 조절이 가능하다. 마치 스마트폰 형태로 분리될 것 같지만 그건 불가능 했다.

외계인이 만들었다는 천장에서 내려오는 씨어터 스크린은 31인치로 눈을 휘둥그레 하게 만든다. 1열 헤드레스트에 간섭을 피해 하단으로 펼쳐져 즉석에서 영화관을 만들어 준다. 세로 대비 가로 길이가 길어 완전하게 영상을 크게 볼 순 없지만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새로운 시도인 만큼 가치는 충분하다.

본격 주행은 참으로 푸근했다. 뉴 740i xDrive 모델에는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된 BMW 트윈파워 터보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변속기가 탑재된다. 

합산 최고출력은 381마력, 최대토크는 55.1kg·m로  아주 높지 않은 출력이지만 BMW의 스포츠 성향과 훨씬 안정된 주행 감성이 반반 섞여있다. 두툼해 보이던 7시리즈가 기대했던 스포츠 드라이빙을 변함없이 선사하고, 기존에 플래그십에서 피할 수 없었던 롤링 피칭이 상당히 사라져 운전의 심리적 부담감이 거의 없었다.

전기차 iX1처럼 작은 차에서 썼던 부스트 패들도 반가웠다. 운전대 좌측 후면의 부스트 패들을 2초간 당기면 클러스터는 10초 카운트를 세고, 운전자는 홀린듯 악셀 패달을 밟는다. 그 순간 육중한 BMW 7시리즈는 총알이 돼어 적진을 초토화 시킨다.

반자율주행 기능은 두말 하면 잔소리다. 클러스터에 전방의 도로상황이 펼쳐지고, 주변 차량 하나 하나를 읽어내며 스스로 달린다. 정전식 스티어링휠이어서 손을 스치는 수준에서도 차주의 존재를 잊지 않는다. 바워스&윌킨스 오디오는 보이는 곳곳에서 입체감 있는 사운드를 선사하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게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과 가죽, 금속 뿐이다.

운전의 재미와 VIP 의전을 모두 잡기 위해 얼마나 많은 투자를 했는지 타면 탈수록 느껴지는 달리는 영화관이자 호텔인 셈이다. 가격은 뉴 740i xDrive M 스포츠 리미티드가 1억5990만원, 뉴 740i xDrive M 스포츠가 1억7490만원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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