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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게임체인저 될까? 악몽 될까?

테슬라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게임체인저 될까? 악몽 될까?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3.12.08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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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서 '사이버트럭' 인도식을 열고 고객 10여명에게 첫 생산 차량을 인도하는 행사를 열었다. 

현장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사이버 트럭을 직접 몰고 행사장에 나타나 "이 차는 기존 픽업트럭보다 더 강하고 실용적이며, 스포츠카보다 더 빠르다"며 신차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인도가 시작되는 4륜구동 모델 '사이버비스트'의 가격은 9만9990 달러, 주행거리는 340마일로 결정됐다. 2025년부터 인도 가능한 후륜구동 모델의 경우 가격은 6만990달러(약 7900만원)에 주행거리 250마일(약 402㎞)이다.

사이버트럭은 테슬라가 3년 만에 내놓는 신차인데다 픽업트럭 시장 첫 도전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머스크는 007영화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 나오는 잠수함으로 변신하는 자동차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의 차체가 스테인리스강 합금 소재로 제작돼 총알로도 뚫을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미국 언론은 사이버트럭의 세부적인 스펙에 대해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가장 저렴한 기본형 사양(후륜구동)의 시작 가격이 6만990달러(약 7974만원)로 머스크가 4년 전에 예고한 3만9900달러(약 5217만원)보다 무려 53% 비싸졌다. 게다가 실제 인도는 2025년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당장 내년부터 받을 수 있는 사륜구동 트림과 최고급 모델인 ‘사이버 비스트’의 시작 가격은 각각 7만9990달러(약 1억459만원), 9만9990달러(약 1억3074만원)에 달했다. 경쟁 차종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픽업트럭 전동화 모델 F-150 라이트닝(시작가 약 5만달러)이나 리비안의 R1T(7만3000달러)보다도 비싸다.

전기차의 가장 중요한 스펙 중 하나인 최대 주행거리(사륜구동 기준)는 340마일(547㎞)로, 4년 전에 내세웠던 '500마일(약 804㎞) 이상'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진 먼스터 자산관리회사 딥워터애셋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비싸다"며 "가격을 낮추려면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데, 내년에 대량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을 그들(테슬라)은 알고 있고, 현실은 사이버트럭이 아직 실제로 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테슬라는 2019년 11월 사이버트럭 시제품을 처음 공개하고 2021년 말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지만 이후 반도체 공급 급감과 원자재 가격 급등 같은 악재가 발생하면서 출시 시점이 여러 차례 연기됐다.

사이버트럭 한 대에는 지름 46㎜·높이 80㎜의 일명 ‘4680 원통형 배터리 셀’ 1232개가 들어가는데 배터리의 생산량이 많지 않은 것이 사이버트럭 출시가 늦어진 주원인이다. 또 차량 제작에 쓰인 적이 없는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를 사용한 탓에 조형과 용접도 다른 차보다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블룸버그는 "사이버트럭의 양산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테슬라에게 사이버트럭은 '생산 악몽'(production nightmare)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4년 전보다 훨씬 높아진 가격과 대규모 양산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는 점은 분명 시장 수요 확대와 회사 재무 구조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정보업체 에드먼즈의 제시카 콜드웰은 "전통적으로 픽업트럭 판매의 이점은 높은 이윤과 대량 판매였다"며 "사이버트럭의 디자인과 잠재적인 생산 문제로 인해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가 누렸던 방식으로 이러한 보상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시선을 사로잡는 독특한 디자인과 방탄 등의 성능은 브랜드만의 특별한 이미지를 부각시켜 테슬라의 전체적인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도 만만치 않았다. 사이버 트럭은 머스크의 '스페이스X' 로켓 제작에 쓰이는 두꺼운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를 사용해 총알 공격에도 끄떡없는 방탄 기능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날 테슬라는 45구경 토미건 기관단총, 9㎜ 글록 권총, 9㎜ MP5-SD 기관단총으로 사이버트럭을 향해 총을 쏘는 영상도 공개했다. 수십 발의 총알을 맞은 사이버트럭 스테인리스 스틸이 찌그러지긴 했으나, 차체는 멀쩡했고 총알도 실내를 관통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사이버 트럭이 기존에 보지 못한 '특별한 차'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는 "전문가들이 절대 만들어지지 않을 거라고 말했던, 만들기 불가능해 보였던 제품이 세상에 나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사이버 트럭은 도로의 풍경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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