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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뉴 530i xDrive MSP '더 부드럽고 강력해졌다'

[시승기] BMW 뉴 530i xDrive MSP '더 부드럽고 강력해졌다'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3.12.28 08:30
  • 수정 2023.12.2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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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신차로 돌아온 BMW 8세대 5시리즈가 국내 시장에 출시된 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지난 10월 세계 최초로 국내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여러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이 전기차인 'i5'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하지만 BMW의 핵심 가치는 여전히 내연기관에 있다. 특히 가솔린 모델 판매 비중이 확연히 높은 5시리즈의 경우 주력 모델에 대해 좀 더 깊이 탐구해봐야 한다. 5시리즈 플랫폼이 전기차를 염두에 두고 개발됐지만, 실제 배치 방식이나 차량 구동 등을 살펴보면 역시 내연기관에 대한 애정이 드러난다. 

무엇보다 고객들은 아직 전기차 'i5'보다는 530i, 520i와 같은 가솔린 모델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대단 9390만~1억170만원에 달하는 i5의 무시무시한 가격도 부담되지만, 무엇보다 주행의 재미나 감성이 여전히 내연기관이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전기차 대전환 시기에 5시리즈 내연기관 차량은 장단점이 확실해졌다. 기존의 어떤 것은 버리고, 어떤 부분은 없던 것이 새로 생겼기 때문이다. 먼저 버린 것은 야생성이다. BMW 특유의 스포츠 성향이 부드럽게 변화했다. 

530i는 M스포츠패키지(MSP) 뱃지를 여전히 달고 있지만, 타이어에서 탄 내가 솔솔 날만큼 급코너링에 집어 던지는 유혹이 반감한 듯하다. 전방의 운전 시야에 차량들이 없을땐 이유없이 풀악셀을 밟아댔던 BMW가 아니다. 

4기통 싱글터보 2.0 가솔린 엔진의 힘찬 258마력의 파워는 여전하지만 날카로운 움직임 대신 부드러운 5시리즈로 옷을 갈아 입었다. 앞으로 펀드라이빙을 즐기려면 전기모델 i5로 가라고 인도하는 듯하다.

장점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전기차 플랫폼을 기본으로 삼은 내연기관 모델은 크기가 대폭 커져 마치 7시리즈를 몰고 있는 듯하다. 묵직한 주행 감성에다 첨단 전기적 장치와 IT 기술이 5시리즈의  주행과 편의성을 완벽하게 제어해 준다.

실내외 곳곳의 디자인은 7시리즈와 결을 같이 하는 크리스탈 인테리어로 명품을 만들어 냈다. 특히 인터렉션바라고 부르는 적극적 앰비언트 라이트가 실내를 온통 휘감은 게 7시리즈를 그대로 닮았다. 7시리즈의 오토도어 기능과 2열용 대형 스크린만 빠진 것처럼 보인다.

특히 주행모드에 따라 수십 가지의 컬러를 제공하는 인터렉션바는 530i의 특권이다. 520i에선 즐길 수 없는 적극적인 젊은 인테리어로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요소들과 제대로 조화를 이룬다. 토글형태 기어변속이나 다이얼 조그는 크리스탈을 매만지는 맛이 제대로 난다.

주행에선 직진구간 보다 코너링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가속에 있어서 안정성을 높인 세팅이다 보니 직진 가속의 재미보단 코너링이 더 짜릿했다. 게다가 급격히 온도가 떨어지는 요즘 날씨에 곳곳에서 블랙아이스로 미끄러짐 충돌 사고가 빈번해 5시리즈의 4륜 시스템의 가치가 빛났다.

xDrive 시스템은 살얼음이 잔뜩 낀 코너링에서도 전혀 미끄러짐 현상 없이 돌아 나갔다. 이번 뉴 5시리즈는 고용량 배터리가 밑바닥에 깔릴 자리를 만드느라 전고가 3.5cm 높아졌는데도 불구하고 기존의 스포티한 감성을 그대로 살리는 동시에 날카롭게 도로를 굽이쳐 나가는 맛을 전달하는 것.

아울러 디자인과 2열의 편안함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모습이 역력하다. 전면부는 트윈 헤드라이트와 조명을 넣은 BMW 아이코닉 글로우가 고급스럽다. 또 2열은 따뜻한 온기를 뿜는 에어벤트를 세군데나 만들어 7시리즈 못지 않은 여유와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차체 크기는 처음으로 5m를 넘어가 과거 7시리즈 숏바디를 대체할 정도다. 전장 5060mm, 전폭 1900mm, 전고 1515mm, 휠베이스 2995mm로 기존 모델 대비 전장 95mm, 전폭 30mm, 전고 35mm 증가했으며, 휠베이스 역시 20mm 늘어났다. 

또 뉴 5시리즈는 내연기관 모델의 경우 모두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된 신형 BMW 그룹 이피션트 다이내믹스 모듈러 엔진이 탑재해 부드러움을 최우선시 하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 BMW 트윈파워 터보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제로백은 6.1초. 복합 연비는 높은 수준인 11.1km/ℓ다.

이번 시승을 마치고 느낀점은 역시 BMW의 매력은 디자인, 첨단기술 등 부수적인 것보다 '주행능력'에 초점이 맞춰진 기술력이다. 차체가 커지면서 예전 E바디, F바디 시절의 칼같은 코너링이나 '실키식스' 6기통 3.0 엔진의 감성은 사라졌지만, 8세대가 가져다준 매력은 훨씬 깔끔하면서 정돈된 느낌이다. 물론 야생성이 사라진 아쉬움은 있지만, 이시대에 남아 있는 내연기관의 자존심, 이동수단이 아닌 자동차로서의 매력을 지켜나가려는 BMW의 노력이 5시리즈에서 느껴졌다. 

가격은 기존 대비 소폭 상승했다. 뉴 5시리즈의 판매 가격은 트림에 따라 뉴 520i 6880만~7330만원, 뉴 523d 7580만~8330만원이다. 이번에 시승한 뉴 530i xDrive 8420만~8870만원이다. 전기 모델은 뉴 i5 eDrive40 9390만~1억170만원, 뉴 i5 M60 xDrive 1억3890만원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BMW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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