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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압축된 ‘콤팩트시티’에 빠졌다...송도·용산 등 복합개발 활기

인프라 압축된 ‘콤팩트시티’에 빠졌다...송도·용산 등 복합개발 활기

  • 기자명 박한용
  • 입력 2024.02.16 11:07
  • 수정 2024.02.2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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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자이풍경채 그라노블 조감도 스케치 이미지
송도자이풍경채 그라노블 조감도 스케치 이미지

주택시장에 콤팩트시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돈 이상으로 시간을 절약하려는 ‘분초사회’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가운데, 다양한 생활SOC를 압축적으로 배치한 콤팩트시티가 이목을 끌고 있다.

‘분초사회’는 내년 소비트렌드를 전망하는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 첫 번째로 꼽은 키워드다. 소유경제에서 경험경제로 소비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약속 시간을 1분 단위로 잡거나 영화·드라마를 요약본으로 보는 것처럼 사람들이 분초(分秒)를 다투며 생활하고 있다는 의미다.

출퇴근 시간을 아끼기 위해 회사 위치를 따지는 구직자가 늘어나면서 ‘콤팩트시티’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콤팩트시티는 도시의 기능을 집약해 고밀개발하는 도시계획을 일컫는 말이다. 압축도시로도 불린다. 1973년 미국에서 처음 발표된 개념으로, 자동차의 대중화로 시가지가 팽창하면서 발생하는 난개발, 생산성 저하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성을 높이는 대표 방안으로 꼽힌다.

콤팩트시티의 시민들은 모든 시간을 도심 안에서 보내기 때문에, 베드타운(bed-town)과 도심을 오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회적 비용이 절약된다. 특히 출퇴근에 드는 이동시간이 크게 절약되기 때문에 가용 시간도 늘어난다. ‘분초사회’의 소비자가 지향하는 도시의 전형이다.

일본 도야마시는 걸어서 생활하는 콤팩트시티의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힌다. 도야마시는 도심공동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콤팩트한 마치즈쿠리(마을 만들기)를 추진했다.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고 업무·의료·상업 등 인프라가 밀집한 도심 내부에 거주유도구역을 만들어 인구 이동을 장려했다.

도야마시의 콤팩트시티 정책은 ‘경단 꼬치’로 비유된다. 대중교통이 꼬치고, 역 주변의 생활권이 경단이다. 역에서 걸어서 20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공간에 각종 인프라를 압축적으로 배치해 차가 없어도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교통체증을 겪지 않으니 이동시간도 크게 절약된다.

정책은 효과를 발휘했다. 국토연구원이 2018년 발표한 ‘컴팩트-네트워크 도시의 실천방안과 추진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거주유도구역 내 인구는 2005년 28%에서 2015년 32%로 증가했다. 사람이 모이니 땅값도 올랐다. 연구에 따르면 콤팩트시티 정책이 도심 내 상업지역 지가를 3.3~7.5%까지 상승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라데팡스도 대표적인 콤팩트시티다. 파리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파리 외곽에 건설된 부도심이다. 200m 이상의 고층 복합개발을 통해 교통 등 생활인프라를 구축했고, 1,500여 개 기업의 오피스와 2만여 명이 거주하는 주거단지로 거듭났다. 

국내에도 ‘한국의 라데팡스’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역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용산이 대표적이다. 지난 10월 코레일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착수할 계획을 밝혔다. 약 49만 3천㎡ 면적의 용산정비창 부지를 국제업무기능 및 주거·공원녹지를 갖춘 융복합 지구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용산 콤팩트시티의 기대감은 청약열기로 드러난다. 지난 7월 용산구 한강로2가에 공급한 ‘용산호반써밋에이디션’은 평균 경쟁률 162 대 1을 기록했다. 65세대 일반분양에 1만 575명이 몰렸다. 11세대를 공급한 전용 84㎡A타입의 경우 경쟁률이 524 대 1에 달했다.

인천 송도에서도 콤팩트시티가 조성 중이다. 바이오 메가플랜트가 위치한 송도11공구가 그곳이다. 12.45㎢(습지, 수로 포함) 면적에 주거, 업무, 학교, 상업, 산업, 녹지 등을 배치한 계획도시로, 송도국제도시의 모든 인프라를 압축해 ‘압축 송도’로도 불린다. 워터프론트와 녹지로 보행로를 연결하는 한편, 산·학·연 시설과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고 의료시설(송도세브란스병원, 2022년 12월 착공, 2026년 12월 개원 예정)도 계획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택공급은 그린벨트를 풀어 새로운 택지를 조성하는 방식에 오랜 기간 의존해 왔으나, 대부분 베드타운으로 전락하여 사회적 비용을 강요하는 부작용이 있었다”라며 “인프라가 압축된 콤팩트시티는 시대적 요구로, 앞으로도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인천, 고양 등 콤팩트시티 내 주거시설 공급이 예정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천 송도11공구에는 GS건설과 제일건설㈜이 ‘송도자이풍경채 그라노블’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총 5개 단지를 통합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송도 11공구 내 최대 규모다. 지하 2층~지상 최고 47층, 23개 동(아파트 21개 동, 오피스텔 2개 동), 총 3,270세대 규모 대단지다. 전용면적 84~208㎡ 아파트 2,728세대, 전용면적 39㎡ 오피스텔 542실로 구성된다.

단지는 송도 11공구 중앙을 가로지르는 워터프론트와 맞닿아 있다. 단지 내에 대형 상업시설도 함께 조성하는 복합개발이다. 세브란스병원(2026년 개원 예정)이 단지 북측에 계획돼 있어 도보로 이용 가능하고 연세대 국제캠퍼스, 인하대 오픈이노베이션 캠퍼스(인하대학교 송도캠퍼스) 부지가 가깝고, 유치원 및 초등학교, 중학교 부지도 끼고 있다.

인천 검단신도시에는 DL건설이 ‘e편한세상 검단 에코비스타’ 공급을 준비 중이다. 검단신도시 AA29블록에 지하 3층~지상 20층, 11개 동, 전용면적 84~119㎡ 아파트 732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 가까이에 초등학교가 신설될 예정이고, 마전중, 검단고도 인접해 있다. 롯데마트(검단점) 등 쇼핑시설과 중앙호수공원(예정), 근린공원(예정)도 가깝다.

고양 풍동2지구에는 일신건영이 ‘휴먼빌 일산 클래스원`를 공급할 계획이다. 고양 풍동2지구 3블럭 도시개발사업으로 지하 2층~지상 34층, 4개동, 전용면적 84㎡ 아파트 529세대를 짓는다. 단지 주변으로 학교와 쇼핑 인프라가 자리잡고 있고, 일산생활권의 학원가 및 병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지피코리아 박한용 기자 qkrgks77@gpkorea.com, 사진=GS건설, 제일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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