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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설국에서 극복한 눈길 트라우마, 미쉐린 '크로스 크라이밋2'

[르포] 설국에서 극복한 눈길 트라우마, 미쉐린 '크로스 크라이밋2'

  • 기자명 김미영
  • 입력 2024.03.13 13:37
  • 수정 2024.03.1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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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눈길 또는 젖은 노면에서 한번이라도 미끄러져 본 경험이 있는 운전자라면 타이어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체감한다. 눈이 내린 뒤 큰길은 대부분 제설이 제대로 이뤄지지만 이면도로 그늘진 곳은 그야말로 빙판길이기 십상이다. 속도를 줄였음에도 내 의지대로 멈추지않고 속절없이 앞으로 쭉 미끄러지는 자동차는 그야말로 '통제불가'다. 만약 넉넉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았다면 제대로 접촉사고가 일어났을 터다. 등줄기에 땀이 흐르는 순간을 경험한 다음부터는 눈이 온 다음날은 가급적이면 운전대를 잡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겨울, 눈길 운전을 다시 결심한 것은 운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미쉐린 사계절타어 ‘크로스클라이밋2(CC2)’와 윈터타이어 ‘엑스-아이스 스노우(X-ICE Snow)’ 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 미쉐린타이어가 주최한 '윈터 드라이브 익스피어리언스' 참가를 위해 일본 홋카이도 시베츠시(士別市)를 다녀왔다. 시베츠는 우리에게 익숙한 북해도의 도시 삿포로, 오타루, 하코다테 등과 달리 낯선 이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시베츠는 겨울철 홋카이도에서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아사히카와시(旭川市)에서도 차를 타고 북쪽으로 한 시간 정도 더 올라가야 한다.

차를 타고 행사장으로 가는 길은 사방이 잔뜩 눈으로 덮여있었는데 국도로 접어들자 어디가 도로이고 어디가 인도인지, 중앙선 위치는 어디인지, 가고 있는 곳이 과연 도로가 맞긴 한건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그야말로 눈세상이었다. 이곳이 처음인 여행자라면 이동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장에 도착하자 파란색 미쉐린플래그와 함께 사람 키를 훌쩍 넘어서는 귀여운 마스코트 '비벤덤'이 일행을 반갑게 맞이했다. 짧은 행사 브리핑이 끝나고 곧바로 체험이 시작됐다.

첫 번째 테스트는 미쉐린 사계절타이어 CC2와 윈터타이어 엑스-아이스를 비교 체험해보는 눈길 핸들링 코스였다. 차량은 두 종류의 타이어가 225/65R 17 사이즈로 장착된 토요타 라브4(AWD)가 이용됐다.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홋카이도는 최근 기후 변화로 따뜻한 날씨가 종종 이어지면서 쌓인 눈이 녹아 얼었다가 그 위로 다시 눈이 내려 다져지고 기온이 오르면 다시 녹아 얼고  눈이 쌓이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빙판이 숨은 눈길이 대부분이다. 소복히 쌓인 눈을 밟았더라도 쉽게 미끄러지는 이유다.

내리막길로 시작된 코스에서 사계절타이어 CC2는 단단한 접지력을 보이며 쉽게 미끄러지지 않고 안정적인 주행능력을 선보였는데 움푹파인 구덩이도 쉽게 돌파해냈다. 오르막길에서는 중간에 잠깐 멈췄다가 가속페달을 다시 밟았는데 전혀 밀리지 않고 가뿐히 언덕길을 올라섰다. 윈터타이어가 장착된 차량을 탑승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 차에서 내려 타이어를 확인해봤더니 CC2가 맞았다.

동승한 매니저는 "CC2는 사계절타이어지만 눈길에서 제동 및 견인력에 대한 성능 기준을 통과해 3PMSF(3 Peak Mountain with Snow Flake)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며 "겨울용 타이어로 성능이 뛰어날뿐만 아니라 콘트롤력도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윈터타이어 엑스-아이스 스노우로 같은 코스를 주행해 볼 차례였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기술이 대거 탑재된 엑스-아이스 스노우는 눈길 및 빙판길, 젖은 노면 등에서 접지력이 뛰어난 겨울용 타이어다. 증가된 패턴 비율과 V자 형상의 새로운 트레드 디자인이 수막에 대한 저항을 높이고 향상된 배수능력 등으로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CC2 주행과 비슷한 속도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내리막은 물론 회전구간에서 미끄러짐이 없고 오히려 탄탄하면서도 더 안정된 성능을 선보여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왔다. 빙판의 오르막 구간에서 잠깐의 멈춤은 조금도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빠른 속도로 쉽게 올라서 그야말로 윈터타이어의 진면모를 선보였다. 

이번에는 눈길 원선회 구간으로 CC2와 던롭 맥스 3 윈터타이어를 장착한 토요타 소형 해치백 야리스 전륜구동 모델 두 대가 준비됐다. 타이어에 대한 설명을 듣는 순간 ‘사계절타이어와 윈터타이어라니, 그것도 원선회 구간을?’ 궁금증이 더해졌다. 동승한 인스트럭터는 주행안전장치가 작동하지만 안전과 정확한 비교를 위해 시속 30km 정도의 속도를 유지할 것을 요청했다. 낮은 속도로 한 바퀴를 돈 다음 두 번째부터는 속도를 올려 달려봤다. 비슷한 속도에서 두 차량 모두 바깥으로 밀려나가는 현상이 발생하지만 이내 안정적인 상태로 회복하는데 핵심은 눈길에서 CC2가 윈터타이어 못지 않은 성능을 발휘한다는 사실이었다. 

CC2에 적용된 미쉐린 에버윈터그립 기술은 타이어 마모가 진행돼도 트레드 모양을 유지해 눈길에서의 접지력을 유지하고, 스템형 사이프는 눈과 접촉을 증가시켜 트랙션을 개선했다. 또 차세대 트레드 컴파운드는 다양한 기상조건을 커버해 변화하는 도로상황에 최적화됐다. 미쉐린타이어가 왜 당당히 두 타이어의 대결을 붙였는지 무모함에 대한 의문은 테스트가 끝난 후 말끔히 사라졌다.

마지막은 CC2와 한국타이어 사계절타이어 키너지 4S2를 장착한 토요타 캠리(AWD)로 눈길 슬라럼을 통과하는 코스였다. 두 경쟁모델간 맞대결과 함께 각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를 경험할 수 있는 테스트인 셈이다. 역시나 정확한 비교를 위해 시속 50km의 동일한 안전주행속도를 유지하도록 인스트럭터의 당부가 이어졌다.

시작은 CC2를 장착한 캠리였다. 직선 구간에서 서서히 속도를 높여 콘이 세워진 장애물 구간으로 진입했다. '시속 50km 속도 쯤이야'라고 생각했지만 미끄러운 눈길에서의 체감속도는 전혀 달랐다. 좁은 고깔 사이 구간을 지나 대회전 구간을 돌아나오는데 심심하게 느껴질 정도로 휘청임이나 슬립현상이 크지 않았다. 다시 직선구간으로 진입, 마지막 급제동까지 눈 위로 미끄러지지 않고 잘 잡아줬다. 

키너지 4S2 제품도 경험했다. 마찬가지로 직선구간에서 속도를 높여나가는데 '앗' 살짝 미끄러져나가는 느낌으로 출발이 이뤄졌다. 장애물 구간으로 진입하자 차량은 콘 사이를 지그재그로 무리없이 통과했다. 다시 돌아가기 위해 크게 회전이 이뤄지는 순간 아차, 이번에는 언더스티어가 꽤 크게 일어났다. CC2 먼저 경험한 뒤 안정적 주행 가능 할 것이라 마음을 놓았던 탓인지 충격은 더 크게 다가왔다. 차량을 가까스로 제자리로 돌리는데 옆좌석에 앉은 인스트럭터는 이러한 상황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웃음을 크게 터뜨리는 모습이었다. 주행이 끝나자 그는 CC2의 접지력과 제동에 대한 우수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번 시승은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판매가 이뤄진 사계절 타이어이자 국내에서도 전체 판매 중 15%를 차지하는 등 소비자 볼륨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CC2의 성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시베츠(일본)=지피코리아 김미영 기자 may424@gpkorea.com, 사진=김미영, 미쉐린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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