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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스포츠 용광로…대한민국이 꿈을 지핀다

모터스포츠 용광로…대한민국이 꿈을 지핀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6.04.0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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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리그 KGTC 탄생…국가대표팀 이레인, 포뮬러르노V6 도전장 던져

시작으로 18전의 대장정에 돌입했고 국내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3월 26일 KGTC 1전을 치르며 2006년 시즌의 개막을 알렸다.

KGTC(Korea Grand Touring Car Championship)는 올해 새로 시작하는 이벤트로 국내 선수들과 팀들의 협의 단체인 ‘선수협의회(대표 : 윤철수)’가 KGTCR(대표 : 허일도)과 함께 협력해 탄생시킨 경기이다.

▲ 지난달 24일 용인 스피드웨이서 열린 KGTC 개막전. /사진=지피코리아

혹자는 기존의 KMRC(Korea Motor Racing Championship, 대표 : 박상규)와 부딪혀 둘 중 한 이벤트는 없어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혹자는 한국 모터스포츠의 바람직한 변화의 바람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국내 모터스포츠 시장의 규모를 고려해 본다면 비슷한 성격의 챔피언쉽이 동시에 두개 존재하기는 그다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KGTC가 기존의 경기방식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아직 한번도 시도하지 않은 ‘내구 레이스’에 근간을 두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챔피언쉽의 성공여부가 궁금하기도 하고 KMRC와 함께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기대되기도 한다.

KGTC의 탄생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대략 두 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 하나는 기존의 ‘스프린트’ 방식에서 ‘내구레이스’로의 전환이고 또 하나는 모터스포츠의 배경을 가지지 않은 기획회사와 모터스포츠인들의 모임인 ‘선수협의회’의 협력에 의해 탄생한 경기라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모두가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같이 이끌어 나가길 바랄뿐이다. 필자는 이 자리에서 정치적인 주제는 전혀 언급하고 싶지 않다. 다만 KGTC와 KMRC가 상생의 길, 한국 모터스포츠를 위한 길로 함께 하길 관계자 모두에게 부탁한다.

시즌의 시작과 함께 우리에겐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이 있었다. 바로 ‘국가대표 레이서’ 유경욱의 컴백이다. 지난 2003년 포뮬러 BMW 아시아 챔피언쉽에서 루키 챔피언을 차지하고 2004년에 시리즈 2위를 차지한 유경욱은 2005년 1월 자비로 매년 말보로 마스터스 F3 챔피언쉽이 열리는 네덜란드의 잔부르트(Zandvoort) 경기장에서 F3 테스트에 참가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으나 결국 스폰서를 영입하는데 실패해 2005년 시즌을 관객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 지난 2004년 포뮬러BMW아시아챔피언십서 종합 2위를 거뒀던 유경욱(사진 가운데) 선수. /사진=지피코리아

포뮬러 드라이버로의 꿈을 거의 접어가던 유경욱 선수에게 다시 희망을 준 것은 바로 외국회사이다. 일본의 모 업체가 2006년 국내 상륙을 확정지으며 그들에겐 일반적인 마케팅 툴인 ‘모터스포츠’로 눈을 돌렸고 ‘한국 최고의 선수’를 찾기 시작했다. 만방으로 수소문한 결과 모든 이들에게서 ‘유경욱’이란 이름 석자를 들었고 곧바로 유선수에게 연락이 온 것이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국내의 한 기업 역시 유경욱 선수의 스폰서로 참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선수는 지난 3월 12일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안 포뮬러 르노’ 1,2전에 참가해 두 경기 모두 4위를 거두었다. 한편 3월 19일 세팡에서 말레이시안 F1 GP의 서포트 경기로 열린 포뮬러 BMW 아시아 1,2전에도 BMW 모터스포츠의 초청으로 참가해 역시 4위로 경기를 마쳤다. 1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예전의 감각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곧 스폰서와 계약을 마무리하고 올해 마카오 F3 그랑프리의 서포트 경기를 비롯한 아시안 포뮬러 르노 전 경기에 참가할 계획이다. 다시 한번 유경욱 선수가 분전해 한국 모터스포츠를 아시아, 더 나아가 전 세계에 알려주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포뮬러 BMW 아시아에 2003년부터 참가해온 이레인 레이싱팀은 2006년 3명의 새로운 드라이버와 계약을 마치고 2005년에 이어 다시 한번 챔피언에 도전한다. 이 3명의 드라이버는 작년 챔피언인 살만 알 칼리파(바레인, 24)를 지원한 바레인팀, ‘Unstoppabulls’에서 올해 새로 후원하는 모하메드 알 바하나(바레인, 24), 작년의 수퍼 루키, 아만 이브라힘(인도, 16)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되는 아디띠아 아키네니(인도, 17)와 지난 2월 테스트에서 이미 세팡 경기장의 비공식 기록(2‘10“01)을 세운 샘 아베이(호주, 18)이다.

또한 이레인은 2006년 새로 탄생한 포뮬러 V6 아시아 by 르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5월 14일 AFOS의 한 클래스로 첫 경기가 열리는 이 챔피언쉽은 아시아 최고의 포뮬러 클래스로서 한국팀인 이레인이 여기에 참가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나라 모터스포츠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 이레인팀은 올해 새로 탄생한 포뮬러V6아시아 by 르노(사진) 시리즈에 도전장을 내던졌다.

현재까지 이레인과 협의 단계이거나 계약을 완료한 드라이버로는 2003년 포뮬러 BMW 아시아에서 ‘호핀퉁’에 이어 시리즈 2위를 차지했던 한스린(대만, 24), 2001년 포뮬러 아시아 챔피언이면서 작년 유럽에서 ‘월드 시리즈 by 르노’에 참가했던 카룬 찬독(인도, 21)과 포뮬러 BMW 2003년 독일 챔피언인 막시밀리언 괴츠(독일, 20) 등이 있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드라이버들이다.

몇 년 전부터 항상 화제로 떠올랐던 한국 F1 GP는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라남도와 한국 자동차 경주협회인 KARA(Korea Automobile Racing Association, 대표 : 정영조)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F1 경기장 건설과 F1 경기 유치 추진은 곧 좋은 소식을 알릴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전라남도 이외에도 몇 곳의 지방자치제가 자동차 경기장 건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는 필자에게도 가끔 경기장이나 경기 자체에 대한 문의를 하는 제법 큰 회사들이나 지방자치제들이 있다. 몇 년 전과는 분명 다른 분위기임을 느낄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분명 2006년 새로운 시즌을 맞으며 보이는 변화들은 우리에게 희망을 갖게 한다. ‘우리만의’ 즉 ‘대한민국 모터스포츠인들만의’ 이벤트에서 좀 더 ‘대중적인 스포츠’로 발전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을 잘 이용해 이 기회에 ‘모터스포츠의 대중화’를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세계 자동차 생산 5위국, 대한민국.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다. 아직까지 모터스포츠가 그다지 활성화되지 않은 나라, 대한민국. 그다지 반가운 표현은 아니다. 하지만 이 표현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모터스포츠에 있어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나라라는 의미가 된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비인기 종목’의 스포츠가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계기는 한순간에 찾아온다고 믿는다. 박세리 선수를 통한 ‘골프’가 그러했고 ‘2002 월드컵’을 통한 축구도 마찬가지였으며 얼마 전 WBC에서 보여준 우리나라 팀의 선전이 국내 야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우리 국민성을 고려해볼 때 일단 모터스포츠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면 푹 빠질 것이라 확신한다.

/글 전홍식(이레인팀 감독) bigfoot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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