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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A, 프로모터, 선수 등 자기희생 필요할 때”

“KARA, 프로모터, 선수 등 자기희생 필요할 때”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6.04.1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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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日 오오무라씨 “이기적인 한국모터스포츠 체질개선 해야”

작년에 이어 한국모터스포츠 환경을 보고 생기는 의문은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자동차를 많이 생산하는 나라이면서 아직도 모터스포츠 환경이 성숙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왜 한국의 자동차 메이커는 적극적으로 레이스에 참가하지 않는 것인가?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는 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는 것인가? 모터스포츠의 기초가 되는 레이싱카트의 인구는 왜 적은가? 등 많은 의문점을 생각하며 필자가 느낀 것은 KARA, 프로모터, 레이싱팀, 드라이버들이 매우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이다.

선수협의회 일부는 레이스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경기규정을 바꾸는 것을 희망하거나, 일부 프로모터는 레이스 개최를 돈벌이로 생각하고 챔프카 개최를 추진하였다가 좌절하고, 각팀 들도 그들 팀만을 생각하는 행동을 하는 등 이기적인 부분이 많이 있는 거 같다. 모터스포츠의 발전을 위한다면 모두의 희생정신이 불가결하다.

일본모터스포츠 역사를 살펴보면 처음에는 모터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로컬레이스나 짐카나 등을 개최하는 등 스스로를 희생했다. 일본내 모터스포츠 발전에 서로 협력한 결과 많은 경기를 개최했고 모터스포츠 인구도 늘어났다. 프로모터측도 한국과 같이 모터스포츠 기반이 닦이지 않은 단계에서는 돈벌이(상업주의?) 위주의 이벤트적인 레이스는 개최하지 않았다. 특히 당시 최대 규모 레이스의 프로모터는 자신들이 비용을 충당해가며 대회를 치러냈다. 해외의 유명 레이서 등을 초청하기도 했으며 르망레이스에서 연승을 거두고 있던 레이싱카인 포르쉐910이나 907, 아울러 포르쉐 웍스드라이버의 참가 등을 촉진시켜 관객의 유치를 꾀하기도 했다.

해외의 유명한 레이서나 머신의 참가를 통해 일본모터스포츠의 인기는 수직상승했다. 그 결과 각 자동차메이커들은 관객이 많이 모인 자동차경주에 웍스팀을 내보내게 된 계기가 됐다. 혼다는 해외 레이스에 중점을 뒀고 국내 레이스에 중점을 둔 닛산은 레이싱카 R380을 개발하여 포르쉐카레라6와 서킷에서 경쟁하기도 했다.

그 후 도요타도 도요타7을 개발해 적극적으로 레이스에 참가하였고, 마쯔다는 국내 레이스에서 로터리엔진을 장착한 투어링카 사바나를 출전시켜 닛산 스카이라인GT-R을 제치고 투어링카 레이스에서 전승을 거두며 최고자리에 올라섰다. 그 후 마쯔다는 르망 내구레이스에 초점을 맞추었고, 훌륭한 기량으로 종합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 지난 9일 일본 오카야마 국제서킷(1주 3.703km)에서 5만6천100명의 팬이 모인 가운데 2006 오토박스 슈퍼GT 제2전 ‘오카야마 GT 300km 레이스’가 열렸다. /사진=지피코리아

일본모터스포츠의 발전은 투어링카부터 첫 출발해 프로토타입 레이싱카의 개발에 이어 포뮬러로 진행됐다. 그동안 혼다는 해외 F1레이스에서 대활약을 펼쳤고, 일본에서의 F1 개최를 계획했다. F1 개최와 동시에 일본모터스포츠의 열기는 배가되었다. 레이싱카트도 F1 개최와 동시에 많은 인기를 얻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레이싱카트의 인기는 급상승했다. 이 시기에 레이싱카트 레이스에 적극적으로 참가한 드라이버 대부분은  일본내 레이스에서 대활약하며 많은 유명한 레이서를 배출시켰다. 당시 드라이버였던 나카지마 사토루, 스즈키 아구리 등이 현재 레이싱팀을 만들어 일본의 레이스 개최를 자동차 메이커와 함께 유지해 나가고 있다.

이렇게 일본모터스포츠 발전과정과 한국모터스포츠의 현재 상황을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의 레이싱카트 서킷은 레이서를 육성하는 것보다도 레저 중심의 렌탈카트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일본의 레이싱카트 서킷 역시 렌탈카트 영업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힘을  카트레이스 개최에 힘을 쓰며 운영해 나가고 있다. 그 속에서 많은 카트 드라이버들은 어릴 때부터 미래의 F1 드라이버를 꿈꾸며 경쟁하고 있다. 매 주말마다 전국 각지의 카트장은 연습이나 레이스 개최로 북적거린다.

일본에서도 레이스에 참가하는 비용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경제력의 범위 내에서 비용이 적게 드는 프레쉬맨(freshman) 레이스에 참가하기도 하며, 기필코 상위 클래스에 나오고 싶다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생활비를 줄여가면서 레이스 비용을 마련한다. 레이스 주최자에게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레이스의 개최 등의 요청은 하지 않는다. 아울러 스칼라십 등을 이용하여 그에 맞는 레이스에 출전하여 입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일부 한국드라이버나 선수협의회의 일부 드라이버들처럼 숫자와 타협해 한국모터스포츠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레이스의 규정을 바꾸는 것과 같은 요구는 하지 말아야 한다. 많은 모터스포츠 참가자나 팬을 만들기 위해 무조건 비용을 줄이는 레이스는 한국모터스포츠 발전에 방해가 될 뿐이다.

매력이 있는 스포츠가 된다면 많은 비용이 필요해도 참가자가 증가하고 스폰서들이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비용을 내림으로서 많은 드라이버들의 참가를 요구하는 행위는 한국 모터스포츠의 수준을 내리고 있는 큰 요인이다. 많은 비용이 들어도 많은 드라이버가 참가하고 싶어지는, 그런 인기있는 스포츠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내에서 이렇게 비용을 줄이기 위해 레이스의 수준을 내리는 행위와 돈벌이를 위해 이벤트적인 레이스를 개최하고자 하는 프로모터의 생각이 한국 모터스포츠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본다. (단, KMRC나 KGTC등의 연간 시리즈로 개최되는 레이스는 별개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빠졌다. 한국모터스포츠 관계자들은 자동차경주의 최고봉인 F1 드라이버의 고지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KARA, 프로모터, 각 팀 오너, 선수협의회가 이기주의를 버리고 한국모터스포츠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분석하고, 그 폐해를 타파하기 위해 모두가 마음을 합쳐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각각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휘둘리다가는 한국모터스포츠의 발전은 머나먼 길이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모터스포츠도 비즈니스로 생각해야하며 프로모터, 각 팀, 각 스폰서도 이익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먼저 자기희생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한국모터스포츠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보이지 않게 희생하는 분들도 많은데 필자가 쓴 글이 그분들에게는 실례가 되지 않았으면 바란다. 앞으로 한국모터스포츠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글 오오무라 키야스(일본모터스포츠 중견인) ko5612@lilac.ocn.ne.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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