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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년 맞은 태백서킷’…환골탈태 재도약

‘5주년 맞은 태백서킷’…환골탈태 재도약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7.04.1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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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인 바뀐 KT건설 자회사 엘림레저개발…서킷 정상화 박차 가해

    ▲ 지난 2003년 5월 태백서킷서 개최된 KT&G컵 2003 코리아로드레이스챔피언십 개막전. /지피코리아

강원도 태백 서킷이 ‘환골탈태’를 준비하고 있어 모터스포츠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태백 서킷은 강원도 태백시 구문소동의 영풍산업의 폐광지역을 개발한 곳으로 2002년 10월 오픈 행사를 가진 후 2003년부터는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해왔다. 특히 이 서킷은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 이어 두 번째 상설 경기장으로 운영된다는 점과 트랙의 길이가 2.5km를 넘어 최고속도 300km에 이르는 등 스피드 마니아들로부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태백 서킷은 국제 서킷 라이선스 등급 중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그레이드 4’를 받기도 했다. 이 등급은 경남도 창원에서 열렸던 인터내셔널 F3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는 것을 뜻한다. F3 머신은 배기량 2천cc 엔진을 얹어 최고 속도가 280km에 달한다.

경기장의 부대시설도 매우 훌륭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국제 규격을 충족시키는 33개의 피트와 4천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그랜드스탠드, 첨단장비가 들어선 관제실과 검차장 등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였다. 여기다 경기장 운영사인 MJ 드림월드는 2004년까지 804억 원을 들여 2.5km인 트랙의 길이를 4.2km로 늘리고 숙박과 상가 등 복합 시설을 갖추는 2단계 사업을 진행키로 하는 등 의욕을 불태웠다. 

이를 반영하듯 2003년에는 각종 모터바이크 대회는 물론 ‘아시아 르노 챌린지’, ‘포르쉐 카레라컵’ 등의 경기를 유치하며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와 함께 모터스포츠 붐을 주도했다. 2004년~2005년에는 아시아의 스피드 축제를 표방한 ‘AFOS’, 국내 투어링카 레이스, 드래그 경기, 모터바이크 대회 등을 꾸준히 유치했다.

지난해 7월 KT 건설이 서킷의 새로운 주인으로 나서


그러나 태백 서킷은 각종 대회를 개최하면서도 경영 수지를 맞추지 못해 2004년부터 어려움을 겪어오면서 심한 자금압박에 시달렸다. 경기장의 주채권자인 국민은행은 대출원금 84억 원과 이자 20여억 원을 상환을 받을 수 없게 되자 2004년 12월부터 경매를 진행했다. 주주들이 서킷을 회생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지난해 7월 최종적으로 ‘KT’ 건설로 주인이 바뀌었다.

▲ 지난 2003년 5월 태백서킷서 개최된 KT&G컵 2003 코리아로드레이스챔피언십 개막전 행사로 바이크 묘기를 선보였다. /지피코리아

▲ 지난 2003년 5월 태백서킷서 개최된 KT&G컵 2003 코리아로드레이스챔피언십 개막전 행사로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지피코리아

KT 건설은 지난해까지 채권자들과 유치권 문제를 해결한 후 올해부터 서킷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각종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회사의 김태경 회장은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경기의 시설을 둘러보면서 태백 서킷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고, 모터스포츠 관계자들과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KT 건설은 자회사인 ‘엘림레저개발’을 통해 태백 서킷의 정상화는 물론 활성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엘림레저개발은 향후 태백 서킷과 주변을 단계적으로 복합 레저 타운으로 만들 계획이다. 콘도를 비롯한 숙박시설과 식당과 불가마 그리고 일반인들이 즐길 수 있는 각종 시설을 개발하고 연계해 서킷과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거둔다는 것이 이 회사의 복안이다.

엘림레저개발의 김정훈 이사는 “기본적으로는 시설이 파손되었거나 안전에 문제가 있는 부분은 보수공사를 통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손을 볼 것”이라며 “경기장을 이용하려는 분들에게도 문을 열어 불편함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4월 1일 열린 넥센 RV대회처럼 경기장을 필요로 하는 개인이나 단체에게는 서킷의 문을 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킷의 정상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우선 회사내에 테스크포스팀을 두어 서킷과 관련한 각종 사례를 벤치마킹 하고,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해 체계적인 경기장 운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할 계획이다. 태백 서킷을 일반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방안으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은 ‘웹사이트’ 구축이다. 이를 활용해 모터스포츠는 물론 자동차를 좋아하고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이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실제 오프라인 활동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김정훈 이사는 “경기장의 활성화를 통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각종 사안을 챙기고 있다”며 “태백 경기장에서 열렸던 각종 대회의 유치 및 안전운전 교육 프로그램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반인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레저카트와 여행사와 연계된 서킷 이용권 패키지 등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각종 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전문 인력 보강할 것


그러나 이 같은 엘림레저개발의 의지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즉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서킷을 운영해 왔던 MJ 드림월드에서도 경기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각종 방안을 검토했고, 일부는 실행도 했었지만 결국 복합적인 사정이 겹쳐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실패의 원인 가운데 가장 첫 손으로 꼽히는 것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지리적 요인’이다. 서울의 서부지역에서 출발해 태백 서킷까지 도착하려면 보통 4시간 정도가 걸린다. 이 정도면 경기에 참가하거나 관람하기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은 상황이 달라진다. 일요일 오후에는 나들이 떠났던 사람들이 귀가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가득 채워 많게는 두 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음날 출근하는 직장인들로서는 무리한 일정일 수밖에 없다.

▲ 지난 4월초에 개최된 2007 넥센타이어RV챔피언십 개막전 경기. /지피코리아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기가 있어도 관중석은 늘 빌 수밖에 없다. 대회 후원을 통해 자사를 홍보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기업들의 입장에서 태백 서킷을 꺼려하는 이유가 되는 셈이다. 이는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올해 개최되는 경기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CJ와 현대자동차,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등은 태백 서킷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김정훈 이사는 이에 대해 “물론 지리적인 요건이 좋지 않고 빠른 시간에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강원도와 태백시 그리고 근처의 지방자치단체들과 연계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모터스포츠 상황을 정확히 꿰뚫고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다는 것도 회사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는 것이 모터스포츠 관계자들의 말이다. 즉 이 회사가 태백 서킷을 인수하기 전까지는 모터스포츠와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는 것. 이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국내 현황을 파악했어도 표면적인 현상을 더 많이 읽어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정훈 이사는 “모터스포츠 전문가 초빙 공고를 내 경기장 관련 사업 제안서를 검토해 가장 훌륭하다고 판단되는 분과 함께 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며 “학연과 지연을 철저하게 배제한 상태에서 사업제안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 카라 오토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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