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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걸] 김유연-김재영 "화려해 보인다구요?"

[레이싱걸] 김유연-김재영 "화려해 보인다구요?"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7.05.1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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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특집] 화려한 꽃, 그 속에 '고난의 가시' 가…

 


◇ 레이싱 걸 중견급에 속하는 4년차 김유연(왼쪽ㆍ푸마팀)과 신인인 2년차 김재영(CJ팀)은 "레이싱 걸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모터스포츠에도 큰 사랑 부탁한다"고 말했다.   

발은 '퉁퉁' 부르터도 얼굴엔 언제나 미소


생리통약-감기약 먹고도 힘든 내색 못해


과도한 노출-짖궂은 팬 은밀한 터치 부담
 

"화려해 보인다구요? 전~혀 아니에요." 데뷔 4년차로 중견의 레이싱 걸이라 할 수 있는 푸마팀 소속의 김유연(26)과 다양한 모델 활동을 거쳐 지난해 데뷔한 신인급인 CJ팀 소속의 김재영(24)에게 '레이싱 걸의 화려함'을 첫 질문으로 던지자 거의 동시에 손사래를 친다. 이상과 현실간의 괴리는 늘 존재하겠지만, 다양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은 결코 아니라는 것.

사실 하루 7~8시간을 서 있는 것은 고역에 가깝다. 그것도 속살이 훤히 드러나는 유니폼에다 카메라 세례를 계속 받아야하기 때문에 표정이나 매무새 관리도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닐 터. 여기에다 보통 자동차 레이싱이 초봄인 3월부터 초겨울인 11월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춥고 더운 날은 기본이다. "여성의 특성상 생리가 있는 날에는 생리통약을 먹고, 감기가 걸린 날에는 감기약을 먹고서라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려 하죠. 레이싱 걸들이 여려보이지만 사실은 강단이 장난이 아니라니깐요." 김유연은 체력 관리를 위해 쉬는 날에는 필라테스나 헬스를 주로 한다고 한다. "타고난 체력도 중요하지만, 역시 '밥심'이죠. 체중 관리보다는 체력 관리가 레이싱 걸에겐 더 중요해요."

그래서인지 화려한 것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겐 이 직업을 결코 추천하고 싶지 않단다.

그렇다면 노출은 부담스럽지 않을까. 김재영은 "웬걸요. 처음에는 여름 바닷가에나 어울릴 법한 유니폼을 입으니 안 어색했겠어요? 일하는 중간에도 혹시 옷이 흐트러질세라 수시로 매무새를 가다듬느라 바쁘죠. 하지만 아직 젊기 때문에 기왕이면 예쁜 모습을 자랑하고 싶어요"라며 웃었다.

그래도 짖궂은 팬들의 은밀한 시선과 앵글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게 사실. 김유연은 "함께 사진을 찍을 때 허리를 감싸안는 분들이 있어요. 그럴 땐 살짝 피한 후 제가 그 분의 어깨에 살짝 손을 얹은 것으로 대신하죠. 포즈를 잡을 땐 선정적인 자세는 피하는 등 스스로도 조심을 해요"라고 말했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김유연에겐 4000여명, 김재영에겐 400여명의 팬클럽 회원이 있을 정도로 준 연예인급의 관심을 받는다. "일반인으로 지낼 때보다는 행동거지가 조심스럽긴 하죠. 무엇보다 각자의 이름을 걸고 자선경매를 하거나 봉사활동을 할 때 주변의 관심이 좀 더 모아질 때는 큰 보람을 느껴요."

'레이싱의 꽃'이라며 눈요기감 정도로만 쳐다보는 시선은 이제 많이 사라졌고 레이싱 대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의 하나로 자리잡았지만 아직 레이싱 걸은 '성의 상업화'라는 비난에선 자유로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레이싱 대회보다는 레이싱 걸에 더 관심이 몰리는 '주객전도'의 현상도 한국 모터스포츠만의 특수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두 사람은 "자동차 레이싱은 그 자체로 큰 매력이 있다"며 "우리로 인해 서킷을 찾았다면, 이제는 레이싱팀과 선수, 그리고 경기 등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그렇다고 저희에 대한 관심을 거둬주시면 안돼요"라는 깜찍한 부탁도 잊지 않는다.

/스포츠조선 남정석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출처: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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