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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걸] 레이스 있는 날 김유연의 하루

[레이싱걸] 레이스 있는 날 김유연의 하루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7.05.1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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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서킷 왔다갔다…점심 거른 8시간 지옥 레이스

오전 5시30분, 눈이 저절로 뜨여졌다. 어제도 역시 잠을 설쳤다. 신인 시절엔 설레여서였다지만 데뷔한지 4년째가 된 지금도 오랜만에 서킷에 나서면 긴장되는 것은 마찬가지.

기본적인 화장과 머리를 한 후 7시30분까지 부랴부랴 집합장소인 강남역으로 갔다. 모두들 잠을 설친 듯, 졸린 모습이다. 8시를 조금 넘겨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에 도착했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후 화장이 잘 됐는지 다시 손을 본다. 데뷔 초기에는 화장도 머리도, 그리고 유니폼도 모두 어색했는데 이제는 얼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오전 9시. 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낮에는 더울 정도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아직 쌀쌀하다. 한 동료가 팔에 닭살이 돋았다며 호들갑이다.

서킷에서는 레이싱 연습이 한창이고 관중들은 아침부터 몰려들기 시작했다. 차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다가, 레이싱이 시작되면 서킷으로 나가는 일을 반복한다. 3시간쯤 서 있자 서서히 발이 아프다. 입맛이 없어 점심은 건너뛰고 살짝 팀 텐트 뒤로 가서 발에 크림을 바른다. 발에 뿌리는 스프레이 역시 통증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고마운 친구다. 신인 때는 하루종일 웃고 있으면 얼굴 근육이 욱신거릴 정도였는데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졌다. 묘한 포즈를 요구하거나, 짖궂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팬들은 확실히 예전보다 줄어든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몸을 움직이는 사이사이 옷 매무새는 늘 신경쓰일 수 밖에 없다.

결승전까지 끝나고 시상식까지 끝나니 어느덧 오후 5시에 가까워온다. 힘들었지만 8시간이 어느덧 훌쩍 지난 것.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싣자 전신을 두드려맞은 듯 통증이 몰려온다. 집에 도착해 씻는듯 마는듯 그대로 잠에 골아떨어진다. 야호! 다음날 오후까지는 꿈나라다.


어떤 조건 갖춰야 하나


강인한 체력-외향적 성격 필수…연예인 욕심 금물  

 

국내에는 특별히 레이싱 걸을 양성하는 교육 기관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레이싱 걸 선발대회가 있기는 하지만 여기서 뽑혔다고 해서 모두 레이싱 걸을 할 수 있는 것도 물론 아니다.

국악예고에서 민요를 전공 후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배우고 있는 김유연의 경우 한 대회 본선에서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를 눈여겨 본 모터스포츠 관계자의 권유로 모터쇼로 데뷔한 후 레이싱 걸로 입문한 케이스. 대학에서 보석디자인을 전공하고 있고 다양한 모델 활동을 한 김재영 역시 모터쇼가 첫 무대였다.

이들이 강조하는 레이싱 걸의 첫번째 조건은 인터뷰에서 강조했듯 건강한 체력. 개인 운동은 물론 몸매 관리를 위해 레이싱이 있는 주에는 음식 조절을 하지만 그 외의 시간엔 일단 식성이 좋아야 한다. 두번째는 노출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외향적인 성격이 필요하며, 의외로 단체 생활이 많기 때문에 이에 잘 적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레이싱 걸을 연예인이 되기 위한 '등용문'으로만 막역하게 생각하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 최대 레이싱 걸 매니지먼트사인 에스에스에이전시의 이민형 실장은 "연예인이 되기 위해 레이싱 걸로 데뷔했다가 금세 포기한 사람도 많았다"며 "연예인이나 모델 등 다양한 향후 진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희소성이 있는 레이싱 걸은 그 자체로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전문 직업"이라고 말했다.

/스포츠조선 남정석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출처: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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