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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 독사’로 거듭난 안재모, 투어링A 정상등극

‘서킷 독사’로 거듭난 안재모, 투어링A 정상등극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7.06.0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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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슈퍼레이스2전]스타트 하자마자 그림같은 추월…2위와 한바퀴 차 우승

“3라운드에는 내심 예선 1위와 결승 1위인 폴투윈을 기대했는데 결승 2위를 해 아쉬웠지만 마음속의 독기를 품고 4라운드 레이스에 임했더니 결과가 좋게 나왔어요.”

카레이서겸 탤런트 안재모(알스타즈·현대 투스카니, 사진 위)가 3일 용인 스피드웨이(숏코스 1.8km)서 열린 국내 자동차경주 프로리그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시리즈’ 상위종목인 투어링A(배기량 2000cc·한국타이어) 4라운드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며 정상에 우뚝 섰다. 이날 앞서 열린 3라운드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안재모는 전날(2일) 치른 예선전서 지난해 투어링A 챔피언이자 팀 동료인 류시원과 우승후보인 이세창 감독겸 선수를 제치고 시즌 첫 폴포지션(예선 1위)을 차지했다. 며칠전 신문기사에 자신의 이름만 쏙 빠진 채 우승후보들이 거론 돼 자존심이 많이 상해 있었다. 그러나 보란 듯이 예선 1위를 했고 생애 첫 폴투윈에 대한 기대도 부풀었다.

롤링스타트(달리면서 출발하는 방식)로 진행된 3라운드 결승에서는 스타트와 동시에 복병이 나타났다. 예선 2위로 출발한 강력한 라이벌 김중군(에쓰오일)이 안재모를 추월한 것.

경기 전 새로 올린 수동기어가 길들여지지 않아 순간적으로 기어 조작의 실수가 일어났다. 총 25바퀴를 도는 레이스였지만 경주차가 전복되는 등 뜻밖의 과열 양상을 보이며 두 번의 적기가 내려졌다. 추월기회를 만들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스타트 때 저지른 단 한번의 실수가 컸다. 3라운드 결승 결과는 김중군이 1위, 안재모가 뒤를 이었다.

안재모는 일단 마음을 추스렸다. 3시간 후면 3라운드보다 10바퀴를 더 도는 4라운드 결승이 이어진다. 때이른 폭염으로 대기온도가 35도를 넘는다. 마인드 컨트롤도 중요하지만 지친 체력을 회복하려면 휴식이 필요했다. 코스인 5분전 마음속으로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다시한번 굳게 다짐했다.

스탠딩스타트(그리드에 섰다가 출발하는 방식)로 최고종목 GT와 통합전으로 치러진 4라운드 결승에서는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안재모는 스타트와 동시에 독기를 품은 듯 총알같이 튀어 나갔다. 선두 김중군(에쓰오일)과 GT 경주차 2대를 순식간에 추월하는 이변을 일으킨 것. GT 경주차는 투어링A 경주차 보다 최고출력이 무려 100마력이나 높다.

경기 종료 후 3라운드 우승자 김중군은 “안재모 선수가 나 뿐만 아니라 앞선 GT 경주차까지 추월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깜짝 놀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번 승기를 잡은 안재모는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 강한 집중력으로 트랙을 거침없이 질주했다. 수년전 뒷 차가 바짝 붙으면 허무하게 추월을 내줬던 소심한 모습은 사라졌다. 총 35바퀴를 도는 결승 내내 단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안재모는 ‘독사가 먹이를 잡아채는' 듯한 동물적 감각으로 후미차량을 추월했고, 2위와는 무려 한 바퀴이상 제치며 4라운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3라운드서 김중군에게 뺏긴 승리를 통쾌하게 설욕했다.

지난 2005년 9월 프로무대인 투어링A 데뷔전서 2위한 안재모는 불과 한 달만의 열린 '태백컵 KMRC 슈퍼레이스'에서 자동차경주 데뷔 2년 만에 첫 정상에 오르며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은 바 있다. 70바퀴를 도는 준내구레이스 경기와 투(Two)드라이버로 펼쳐진 지난해 시즌에는 개막전서 이세창과 짝을 이뤄 우승컵을 손에 쥐었고, 마지막 경기(7전)에서는 류시원과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류시원이 자동차경주 데뷔 9년만의 시리즈 챔피언 달성에 결정적 도움을 줬었다.

이번 우승으로 팀 내 2인자에서 공격선봉장으로 떠오르게 된 안재모는 “탤런트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이제는 어엿한 프로레이서로 명함을 내밀 수 있게 된 기분”이라며 “우승도 감격스럽지만 빠질수록 매력이 있는 자동차경주의 참맛을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밝게 웃었다.

/용인=김기홍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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