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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마음을 홀려라"…日 SUV 액셀 꾸욱 밟다

"한국인 마음을 홀려라"…日 SUV 액셀 꾸욱 밟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8.11.2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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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가 몰려온다.`

일본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이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해 국산 SUV와 경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그동안 대형 럭셔리 세그먼트에만 치중했던 일본 업체들이 타깃을 바꿔 대중적인 2000만~4000만원대 SUV로 국내 소비자 잡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작년만 해도 100엔당 원화환율이 800~900원대였던 데 비해 올해는 1500원까지 치고 올라가 일본 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두드리기엔 시기적으로 좋지 않다. 그러나 일본 업체들은 환율이 언젠가 안정될 것이고, 환율 요인 때문에 한국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한국 시장 진출을 강행했다.

SUV뿐 아니라 대중 수입차의 포문을 연 것도 일본차다. 혼다가 그 선두 주자. 작년까지만 해도 일본차 3인방이라고 불리는 도요타 혼다 닛산 중 혼다만이 대중 브랜드로 한국에 진출했고, 도요타와 닛산은 각각 렉서스와 인피니티라는 럭셔리 브랜드만 나와 있었다.

혼다의 지난 2년간 성공은 눈부셨다. 진출 이후 업계 중상위권이었던 혼다는 2006년 뉴 CR-V를 3090만원에 내놓으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기존에 비해 깔끔해진 디자인과 고급 옵션을 구비했음에도 국산차와 거의 차이가 없는 가격의 수입차에 한국인들은 열광했다.

뉴 CR-V는 2006년 10월 출시 이후 3개월이 채 못 되는 기간에 829대나 팔려 나갔다. 이후 2007년엔 총 3861대가 판매돼 수입차 베스트셀러 1위자리에 등극했다. CR-V만은 못했지만 2000만원대 준중형 세단 시빅도 1800여 대가 판매돼 이름값을 했다. 그리고 2008년 초 어코드가 출시되면서 혼다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1위 브랜드로 등극했다. 10개월 만에 팔린 중대형 세단 어코드는 무려 5915대. 단일 모델로만 월평균 600대가량이 팔린 것이다.

이런 혼다의 성공은 도요타와 닛산에도 신선한 자극을 줬다. 굳이 럭셔리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겠다는 일종의 벤치마킹을 제공한 셈이다. 결국 닛산과 도요타는 잇따라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김종철 한국토요타자동차 이사는 "당시만 해도 한국 수입차 시장 규모가 작고, 소비자들은 국산차와 완전히 차별화된 고급 수입차를 원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해졌고 다양한 욕구가 생겨 대중 수입차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혼다가 SUV 부문에서 성공한 것을 바탕으로 이달 11일 정식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한 닛산은 알티마나 티아나 등 한국 사람들도 이미 익숙한 세단 대신 SUV인 로그와 무라노를 먼저 내놨다.

한국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익히 경험한 닛산은 로그 가격을 2990만원으로 낮게 책정했다. 엔고 현상에 소비 침체까지 있었던 현 상황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가격이다. 혼다가 올 들어 CR-V 가격을 50만원 올린 3140만원으로 책정한 것보다 150만원이나 싼 것은 혼다 CR-V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로그를 내놓았다고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로그와 CR-V는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대중차 시장을 겨냥한 일본 콤팩트 SUV라는 점에서 그렇고 둘 다 가솔린 SUV라는 점도 같다. 크기도 거의 비슷한 수준인데 닛산 로그가 전장은 4660㎜로 CR-V보다 140㎜ 정도 더 길다. 그러나 전폭과 전고는 CR-V가 20㎜, 30㎜ 정도 더 크다. 엔진 사양도 비슷해 CR-V가 2354㏄, 로그가 2488㏄로 대략 2.5ℓ급이다. 최대출력에서도 로그가 168마력, CR-V가 170마력으로 거의 쌍둥이나 된 듯 모든 것이 닮았다. 다만 연비는 로그가 11.8㎞/ℓ로 CR-V 10.4㎞/ℓ보다 훨씬 뛰어나다. 가격도 로그가 150만원 정도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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