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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링A 전대은 "초심 찾았더니 성적 괜찮네요"

투어링A 전대은 "초심 찾았더니 성적 괜찮네요"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7.06.2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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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가톨릭상지대YB레이싱팀 소속 대학생 드라이버 전대은.

대한민국 최고의 레이서들이 펼치는 프로무대 2007CJ슈퍼레이스챔피언십시리즈. 젊음과 의지 하나로 똘똘뭉친 한 대학 레이싱팀이 프로무대에 도전장을 냈다. 손강석 대학생명예기자가 지난 3일 슈퍼레이스 2전 투어링A 종목에 출전했던 가톨릭상지대학YB레이싱팀의 전대은(28, 사진) 선수를 일주일간 밀착취재 했다.

 

팀 캠프 도착. 5월 29일(화)

 

경기 4일전. 경기도 용인에 있는 팀 캠프에 합류하는 날이다. 포뮬러 드라이버 정승룡과 학교 미캐닉들이 캠프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가톨릭상지대 레이싱팀은 지난해 디엠레이싱에서 올해 바뀐 에스오일레이싱과 산학협동을 맺고 슈퍼레이스에 출전하고 있다. 출전 종목은 투어링A와 포뮬러1800. 드라이버와 미캐닉은 모두 가톨릭상지대 모터스포츠과 학생들로 이루어졌다. 학생들은 프로팀인 에스오일레이싱의 미캐닉들로부터  경주차 세팅법과 수리요령 그리고 실전 레이스를 함께 배우고 있다. 기대반 설렘반이다. 지난해에는 디엠레이싱 소속으로 경기에 참가했지만 올해는 대학의 명예를 걸고 출전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백배.

첫 번째 연습 날. 5월 30일(수)

오늘부터 예선전날까지 사흘간 하루 3타임의 연습주행이 시작됐다. 연습주행은 아주 중요한 시간이다. 예선과 결선에 나갈 경주차의 셋팅을 미리 점검하고 드라이버와 호흡을 맞추게 된다. 하지만 이번 2전부터 새롭게 바뀐 용인 스피드웨이 숏코스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절대 부족한 시간이다. 연습주행 첫 날이다. 어젯밤 잠을 설쳤더니 컨디션이 좋지 않다. 오전 10시45분 첫 번째 연습주행이 시작됐다. 오늘은 학교와 팀에서 새롭게 제작한 투스카니 엔진 길들이기에 나섰다. 전력질주보다는 3000~4000rpm 사이를 오고가는 길들이기로 연습을 마쳤다.

두 번째 연습 날. 5월 31일(목)

 

오늘은 3번의 연습주행 중 2번은 경주차 적응 훈련을 가질 계획이며, 마지막은 한 번은 전력주행을 해보려 한다. 오후 4시 전력질주을 위한 마지막 연습주행이 남았는데 느낌이 좋지 않다. 앞서 가진 두 번의 연습주행서 경주차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경주차가 코너에서 심한 롤링이 일어나 드라이버가 컨트롤하기 어려웠다. 원인은 서스펜션 셋팅이 너무 소프트했다. 캠프로 돌아와 스프링을 교체하고 휠 얼라이먼트 셋팅도 수정했다. 내일 모레면 예선전이다. 시간이 촉박해서 그런지 마음이 불안하고 마인드 컨트롤이 잘 되지 않는다. 오늘 새롭게 세팅한 작업이 내일 좋은 기록을 가져다주길 바랄 뿐이다.

마지막 연습 날. 6월1일(금)

 

연습 마지막 날이다. 지난해까지 투어링A 공식지정타이어는 금호타이어였지만 올시즌부터는 한국타이어로 바뀌었다. 타이어가 바뀌니 테크닉도 셋팅도 모두 바뀐다. 아직 한국타이어에 대한 새로운 느낌과 컴파운드를 파악하지 못했다.

걱정이 태산이다. 내일이면 공식 예선인데..., 걱정 때문인지 가슴을 조이는 듯하다. 어제의 연습주행 결과가 너무 실망스러웠다. 완성되지 않은 경주차 셋팅과 숏코스 처녀주행의 부담감 그리고 새로운 타이어에 대한 무감각 때문에 머리가 어지럽다. 그래도 어쩌랴. 일단 열심히 달렸다. 마지막 연습주행을 마쳤다. 새로운 셋팅에 100% 만족하지 못했지만 차량의 느낌과 타이어에 대한 적응력은 조금씩 좋아졌다. 여기에 드라이빙 코치의 조언에 따라 브레이킹 포인트와 클리핑 포인트도 수정했다.

CJ슈퍼레이스 2전 공식예선. 6월2일(토)

 

드디어 공식 예선전이다. CJ슈퍼레이스는 결승 전날 GT, 투어링A, 포뮬러1800 등 3개 종목서 예선전을 펼친다. 예선전은 정해진 시간동안 주행해 가장 빠른 랩타임 순으로 결승 그리드가 정해진다. 아침부터 팀 전체가 분주히 움직였다. 경주차와 드라이버는 아직 미완성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고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다. 예선전을 시작하기 전 팀 미팅을 끝내고 경주차 시트에 앉아 드라이빙 코치와 함께 작전을 세웠다. 주행 초반 타이어의 그립이 많이 남아 있는 5바퀴 안에 베스트 랩 타임을 뽑기 위해 전력질주 하기로 했다. 드디어 예선전을 알리는 신호가 들어오고 코스인 후 정말 앞만 보고 달렸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타이어의 예열을 위해 서행하는 다른 차량에 막혀 5바퀴를 무의미하게 날려버린 것이다. 주어진 30분동안 포기하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해 달렸지만 타이어의 그립력은 점점 떨어졌다. 그리고 피트인 후 상당시간을 허무하게 보냈다. 결과는 예선 12위. 실망감이 컸다. 아쉬움 속에 눈물이 나왔다. 위로해주던 팀원들도 눈물을 흘렸다. 오늘의 눈물이 나를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굳게 다짐했다.

CJ슈퍼레이스 2전 공식 결승. 6월3일(일)

 

긴장감이 하루종일 떠나지 않던 어제와 달리 오늘 결승은 마음이 편했다. 오직 즐긴다는 생각뿐…, 올시즌부터 최고종목인 GT와 투어링A 두 개가 합쳐 치르는 통합전은 하루 두 번 결승을 치른다. 아침 일찍 드라이버 브리핑과 메디컬 체크를 끝내고 학교 선배인 정승룡 선수가 출전하는 포뮬러1800 경기를 지켜봤다. 전날 예선 5위를 기록했고 작년보다 기록이 좋아 내심 기대를 했다. 하지만 정 선배는 미션 트러블로 인해 피트 스타트를 해야만 했고 결국 레이스 중반 리타이어하고 말았다. 마음이 우울했다. 동병상련인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형 몫까지 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첫 번째 레이스를 위해 코스인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레이스에 임했지만 사고로 적기발령과 재스타트가 반복됐다. 첫 번째 레이스는 한단계 오른 11위로 경기를 마쳤다.

두 번째 경기는 오전에 치른 경기결과에 따라 그리드가 정해진다. 스탠딩스타트의 실수를 줄이기 위해 차량과 신호등에 집중하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드디어 출발을 알리는 신호가 나왔고 기분 좋은 스타트로 경기를 시작했다.

절대 무리한 주행은 하지 않았다. 확신이 서지 않으면 추월도 안했다. 꾸준한 달리기로 완주하기 바랬다. 결과는 적중했다. 두 번째 레이스는 3계단 오른 8위를 차지했다. 경기를 마친 후 기분이 너무 좋았다. 레이스를 시작한 지 2년 남짓 됐지만 언제부터인가 성적에 목숨을 걸었다. 초심을 잃자 레이싱의 즐거움도 사라졌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다. 이영배 감독님의 조언을 잊지 못한다. “자동차경주에는 F1, WRC, 나스카 등 수많은 종류의 레이스가 있지만 그 중 최고는 즐기는 레이스야”.

/글 사진=손강석·대학생명예기자 soulrac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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