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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CJ슈퍼레이스, 서로 배려하는 경기 돼야"

[칼럼] "CJ슈퍼레이스, 서로 배려하는 경기 돼야"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7.10.1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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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CCTV 부족 소신판정 어려워…"팬들의 사랑받는 슈퍼레이스 되길"

2006년 4월 코리아GT챔피언십 2라운드부터 시행 된 입장객의 유료화는 당시 논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제 어느 누구도 유료화로 인해 관중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하지 않는다. ‘콜럼버스의 달걀’을 다시 한번 깰 시기가 도래한 것 같다.

항상 경기가 끝나고 나오는 잡음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블로킹이다 푸싱이다, 페널티다 아니다. 누구나 쉽게 입으로는 오피셜의 문제점을 성토하지만, 아무도 그 문제점에 대한 해법을 말하는 사람은 없다.

조금 빗나간 비유일진 모르겠지만, 필자의 일본인 지인 중에 국내 모 백화점의 직원교육을 담당하셨던 분의 말씀이 생각난다. “직원들이 아무리 친절하게 고객을 응대하려 해도 막무가내 고객이 너무 많아 힘이 든다고…. 그래서 종종 고객과의 마찰로 매장이 시끄러울 때가 많았다고….”

이젠  CJ슈퍼레이스챔피언십의 수준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2008년 CJ 슈퍼레이스는 회심의 스톡카 레이스로 교두보를 삼아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모두의 우려와 걱정을 뒤로하고 대회 운영을 맡은 케이지티씨알은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줘 왔다.

레이스의 주최자는 경기의 판정에 관해 아무런 권한이 없다. 경기위원회와 심사위원회가 경기의 모든 권한을 가지고 진행하고 또 판정한다. 경기 후 불거지는 판정시비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제 더 이상 이러한 일이 반복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필자가 지난해 DDGT 대회의 경기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 드라이버 브리핑에서 제발 쓰레기 좀 줄이자는 주문을 한 적이 있다. 기본적인 사회생활의 룰도 지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레이스 룰을 지킬 수 있겠냐고…. 지금도 가끔 경기 때 레이싱 슈트를 입은 드라이버가 담배를 피우다 그냥 바닥에 버리는 모습을 목격할 때가 있다. 비약일지 모르나, 공중도덕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에게 어려운 레이스 룰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아닐까 생각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제 룰을 지킬 의무가 있는 선수와 팀, 룰에 의해 잘잘못을 정확히 가려야 하는 오피셜 모두 서로의 힘든 점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레이스를 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경기장의 특성상 경기를 진행하기 위한 관제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스피드웨이의 CCTV로는 코스의 절반도 커버할 수 없다. 서로를 불신하는 풍조에서, 소신대로 판정을 내릴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주어진 환경에서 내년에도 경기를 해야 하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 우리 모두가 협력하지 않으면 또다시 악습을 되풀이 할 수 밖에 없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이야기지만, 경기장이 없으면 경기가 안되고, 또 경기장이 있어도 경기를 주최하는 주최자가 없으면 경기가 열릴 수 없다. 

경기장이 있고 주최자가 있더라도 그 경기에 참가하는 팀이나 선수가 없으면 마찬가지로 경기를 할 수가 없다. 또한 공정한 경기를 위해 정해진 룰대로 경기를 제대로 하는지를 판단할 오피셜이 없어도 경기는 할 수가 없다. 우리 모두는 경쟁 상대이기 이전에, 이렇듯 공생공존 관계에 있는 동료이자 파트너이다.

이 세상 어떠한 일에도 나 아니면 못하고, 나 아니면 안되는 일은 없다. 나 역시 자신만의 아집으로 어떤 일에 실패를 경험하며, 주변의 협조와 응원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것인지 뼈저리게 경험한 바가 있다.

이제 누구를 비난하고 욕하는 것에 앞서, 함께 할 수 있는 방향을 우리 모두가 찾아야 할 때가 왔다. 문자로만 나열하면 정말이지 간단한 일이다. 협회는 협회가 할 일을 하고, 주최자는 팀과 드라이버들이 안심하고 나올 수 있는 경기를 만들고, 팀과 드라이버는 최선의 기량을 발휘해 경기에 전념하면 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현재의 사태를 어느 누군가의 탓으로 돌려 비난하고 도망가기에 급급하여 정작 자신이 잘못한 일은 간과하고 지내온 것은 아닌지.

지난 14일에 치른 6라운드 GT클래스에서 황진우 선수에게 지금까지와는 달리 엄중한 페널티가 내려졌다. 이는 이후 대회조직위가 추구하는 방향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사견에 치우치는 판정, 정치적인 판정에서 항상 주최자는 고민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최선의 선택은 레이스 규정에 입각한 공정한 판정뿐이라 생각한다. 이제 더 이상 모두가 의문을 갖는 판정이 아닌 깨끗한 판정의 경기를 기대한다.

그때는 안 그랬는데, 왜 나만 피해를 봐야 하느냐는 변론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정정당당한 승부의 경합과 공명정대한 판정에 의해, 팬들에게 사랑 받고 팀과 선수들에게 신뢰받는 CJ슈퍼레이스가 되어주길 강력히 희망한다.

/글 김성철(유니버셜-케이플래닝코리아 & 킴스레이싱 대표) kimsracing@paran.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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