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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250km 내는 내리막 고속코너 두려움 극복"

"시속 250km 내는 내리막 고속코너 두려움 극복"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8.03.1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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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우, 日 슈퍼GT 개막전 데뷔성공…오토스포츠등 취재 공세 이어져

"완주해서 기쁘지만 마음껏 주행 못한 것이 마음 아파요"

체커기가 휘날렸다. 피트 내에서 숨죽이고 바라보던 팀 스탭들과 아들을 애타게 바라본 아버지 황운기씨, 큰 형 황진욱의 얼굴엔 안도의 한숨과 기쁨이 묻어났다. 황진우도 경기 후 첫 완주가 기뻤는지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한국인 최초로 일본 슈퍼GT300 클래스에 진출한 황진우(26)가 데뷔전에서 완주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황진우는 16일 일본 미에(三重)현 스즈카(鈴鹿) 서킷(5.807km)에서 열린 2008시즌 슈퍼GT 개막전 경기인 ‘스즈카 GT 300km’대회에서 신생팀 ‘이시마츠(石松) 류마 한국팀’의 드라이버로 출전해 첫 대회에서 동료 이노우에 다카시와 호흡을 맞추며 GT300클래스 18위로 체커기를 받았다. 전날 치른 예선에서 25대의 출전차량 가운데 22위를 차지했던 황진우는 이날 결승 총 50바퀴 중 30바퀴부터 운전대를 잡고 마지막 바퀴까지 4계단 끌어올리며 일본 최고 무대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일본 슈퍼GT무대 드라이버들의 실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경기에 출전하는 이들에게 완주는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는 당연하듯 들린다.

경주차 수준 역시 세계 톱클래스 메이커들의 경쟁무대다. 아시아 최고의 자동차경주 대회인 슈퍼GT는 유럽의 FIA GT, 독일의 DTM과 함께 세계 3대 그랜드 투어링(Grand Touring) 대회 중 하나로 페라리, 포르쉐, 도요타 수프라, 혼다 NSX 등 경주차 한 대당 10억원이 넘는 슈퍼카들이 총 출전한다. F1, 르망 24시간 레이스 등에 출전한 정상급 드라이버들이 참가하는 아시아 최정상의 투어링카 경주 대회다. 부담백배, 사고 위험성 높아 언제든지 리타이어 가능성 있다. 경기중 황진우는 "GT500 빠른 차들을 비켜주다가 코스 바깥으로 밀려난 적 있다"고 말하기도 했을 만큼 경주 페이스 맞추기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외국인 텃세가 심한 일본에서 완주는 대단한 일. 특히 고속 서킷 경험 전무한 황진우에게 페이스 조절 적응력은 최대 관건이었다. 황진우는 결승일 오전에 치른 워밍업 주행 때 타이어의 한쪽 마모가 심해 팀 스태프에게 한 소리를 듣기도 했다. 스태프 일부는 화를 내며 드라이빙 스킬에 문제를 지적한 것.

하지만 팀 스태프들은 황선수가 완주를 한 뒤 대단하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믿음어린 눈빛을 보냈다. 앞으로 함께 잘 해보자는 믿음의 눈길에 황선수의 불편했던 마음도 눈녹듯 사라졌다.

카게야마 마사미 감독은 황진우가 네가지 악조건을 극복했다며 칭찬했다. 감독은 "우선 지난 금요일 연습 주행시 우천 조건에서도 훌륭한 주행을 해냈다. 또한 고속서킷이 처음임에도 빠른 적응력을 보여줬다"며 "거기다 리어엔진 타입인 포르쉐 머신을 처음 주행했는데도 그 수준을 무시할 수 없었다. 연습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극히 적었음에도 잘 극복해 냈다"고 박수를 보냈다.

또한 카게야마 감독은 "황진우는 까다로운 모든 조건에서도 이를 극복하고자 팀이 주문하는대로 잘 따라온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팀 스태프의 지시를 잘 소화했다는 데 만족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특히 카게야마 감독은 "황선수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봤고, 코스를 잘 기억해 내는 복기능력과 차량적응도는 그 누구에 뒤지지 않을 만큼 빠르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황진우의 이번 처녀출격이 돋보였던 이유는 고속 코너링과 빠른 적응력이다.

스즈카 트랙은 모두 5.8km 길이의 고속서킷으로 유명하고, 특히 마지막 코너에서 첫번째 코너로 이어지는 구간을 최고시속 250km 이상 내는 내리막 코스이다. 드라이버로서는 극도의 공포감이 밀려올 수밖에 없는 구간으로 첫번째 코너를 시속 200km로 돌아야 하는 고난이도 코너링 기술을 보여줘야 한다.

더우기 슈퍼GT에 처음 참가하는 드라이버는 트랙 점검의 기회가 전무 하다시피 하다. 트랙을 돌 수 있는 기회는 오로지 경기전 공식 연습주행과 예선 결승만 가능하다. 사전 연습주행을 하게 될 경우 페널티를 각오해야 한다.

황진우는 "꿈꿔왔던 곳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인상깊은 레이스 펼친 것 같다. 국내와는 환경이 많이 다르지만 일본 선수들을 따라 잡고 싶다"며 "슈퍼GT 수준이 높지만 이제부터 시작 도전이다. 한국인의 인상 깊은 드라이버로 각인시키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한편 황진우는 국내 경주까지 원정응원을 왔던 적이 있는 한 여성 일본인 팬의 응원에 더욱 힘이 난 모습. 실제로 인기가 높은 일본 슈퍼GT에 한국 챔피언이 참가했다며 일본판 오토스포츠 등 각종 언론매체가 그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피트워크 때는 황진우를 알아본 팬들이 줄서서 사인을 받아가는 등 벌써부터 인기 상종가를 예감케 했다.

/스즈카(일본)=김기홍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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