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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의 절정' 모나코 그랑프리…엔진음 지중해 도로 휘감아

'F1의 절정' 모나코 그랑프리…엔진음 지중해 도로 휘감아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8.05.2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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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계 최고의 부호들 몰려…하루 100만원짜리 방도 구하기 힘들어

일년에 단 한번 에프원(F1) 트랙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단연코 모나코 그랑프리가 열리는 몬테카를로를 가고 싶다. 세계 최고의 그랑프리가 열리기 때문이다. 혹자는 시즌 오프닝 이벤트인 호주를 선택하기도하고 에프원 원년 경주가 열린 실버스톤을 가장 으뜸으로 치기도 한다. 그러나 모나코 그랑프리만큼 가슴을 설레게 하는 트랙은 찾기 힘들다. 올해는 비가 온다고 하지만 보통 모나코는 화창한 지중해 날씨를 보이며 언덕을 올라 걸어도 시원한 바다 바람이 어느새 땀을 식혀준다. 모나코는 에프원 사운드와 전투 이외에 항구도시가 갖는 아름다움을 한껏 선물한다.

모나코 그랑프리는 수요일부터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에프원 머신들은 목요일 프랙티스를 시작하지만 FIA(국제자동차연맹)의 프레스 컨퍼런스는 수요일날 오전에 열린다. 올해는 토로 로소의 세바스티엥 부르데, 포스 인디아의 지앙카를로 피지켈라, 페라리의 펠리페 마사 그리고 르노의 넬슨 피케 주니어가 컨퍼런스에 참가했다. 각국에서 몰려온 기자들은 올 시즌 그랑프리 전반부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포부 등을 전문으로 내보냈다.

경주가 열리는 트랙은 몬테카를로의 주도로이기 때문에 트랙을 계속 막고 있으면 주민들의 고통이 대단하다. 아침 일반에게 개방된 도로를 막고 첫 번째 프랙티스가 끝나면 트랙에 일반 자동차와 팬들을 위해 트랙이 개방된다. 순간 어디에 숨었다가 나왔는지 많은 차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임시 피트로 사용되는 도로에는 패독 클럽의 피트워크(Pit Walk)를 대신해서 에프원 경주차를 직접 보려는 사람들로 가득 메워진다. 두 번째 프랙티스가 열리기 30분전 싸이렌이 울리면 운영요원들은 긴장하기 시작한다. 트랙에 몰려 있는 사람들의 동선을 인도하며 트랙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트랙을 메웠던 사람들이 스탠드와 인근 카페로 사라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이내. 트랙이 통제되고 세이프티카가 순항하며 트랙을 점검한다. 두 번째 프랙티스가 시작되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와 함께 에프원 경주차의 힘찬 엔진소리가 지중해 도로를 휘감는다. 

운좋게 FIA 미디어 패스와 타바를 걸치고 트랙에 나가면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일반 자동차 경주장처럼 안전지대가 없기 때문에 펜스 바로 앞에서 경주차들을 촬영할 수 있다. 포인트를 잘 잡고 첫 번째 프랙티스와 두 번째 프랙티스 때 좋은 위치를 선택하면 많은 각도에서 에프원 머신을 직접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이때 경험많은 사진 기자를 따라 다닌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동안 함께 일했던 영국의 서튼 형제들이나 다렌 히쓰 혹은 프랑스의 테리 그로믹과 같은 베테랑을 따라 다니면 좋은 포인트에 자리잡을 수 있다. 서튼 형제들중에 큰 형이 키스는 “어느 트랙이나 중요하지만 특히 모나코에서는 항상 카메라 앵글로 경주차를 봐야한다”고 조언한다.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트랙 상황을 눈으로 보고 카메라를 들이대면 그 때는 늦다는 것이다. 

모나코의 호텔도 그랑프리 특수를 맞아 평소 하룻밤에 30만원 하던 것이 100만원이 훌쩍 넘어버리곤 한다. 그나마도 방을 구할 수 없다. 이미 모든 예약이 끝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나코 왼쪽에 휴양도시로 유명한 니스가 해법. 그러나 니스도 일찍 예약하지 않는다면 방을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 에프원 특수가 모나코와 니스를 점령해 버렸기 때문이다. 한편 영화제로 유명한 칸도 니스에서 약 40킬로미터 거리. 보통 칸 영화제가 끝나는 일요일 모나코 그랑프리가 열리기 때문에 니스를 중심으로 왼편에 칸과 오른편의 모나코는 전세계 모든 이목을 집중시킨다. 모나코 그랑프리에 유독 유명한 영화배우가 많이 모습을 보이는 것도 칸 영화제와 함께 열리기 때문이다.

모나코 그랑프리의 또 하나의 매력은 바로 화려한 요트에 마련한 패독 클럽. 팀을 후원하는 글로벌 메이커들의 최고책임자들이 몬테카를로에 모여 담소를 나누면서 정보를 교류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모색하곤 한다. 에프원의 중요한 결정사항과 보도자료도 패독 클럽에 기자들을 초청하고 발표한다. 2000년부터 부활된 미국 그랑프리 공식 기자회견도 모나코 그랑프리 패독 클럽에서 열렸다. 반면 레드불은 팀의 드라이버 데이빗 쿨사드가 소유한 모나코의 호텔 콜롬버스에서 다양한 행사를 연다. 각국의 레드불 딜러들을 초청해 만찬을 베풀고 레드불의 브랜드 충성도를 한껏 높힌다. 레드불이 두 개의 에프원팀을 운영하면서 얻는 또 다른 이익은 광고를 하지 않고 스포츠에 후원을 통해 스포츠 드링크로 최고라는 것을 인지시켰다는 것이다.

부호들이 최고급 호텔에 묶고 패독 클럽에서 모나코 그랑프리를 즐기지만 팬들은 모나코 그랑프리를 보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다. 2006년 슈마허가 정차한 라스카스가 보이는 공짜자리가 있는데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텐트를 치고 그 자리에서 먹고 잔다. 주로 페라리 팬들로 모나코 오른쪽의 이탈리아에서 원정 나온 팬들이다. 듣기만해도 가슴설레는 모나코를 다시 가볼 수 있을 때는 언제인가? 그날이 기다려진다.

/전정준(모터스포츠 칼럼니스트) jungjoonchun@msn.com, 사진=브리지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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