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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80 스포츠 `2% 부족한 믿음`

제네시스 G80 스포츠 `2% 부족한 믿음`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6.11.0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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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세단과 다이내믹한 질주의 스포츠 감성을 조합한 작품"

제네시스 G80 스포츠는 시승 전부터 기대감을 줬다.

현대차의 독립 브랜드로썬 첫번째 스포츠 버전이라는 점 때문이다. 정숙하고 잘 나가는 세단으로의 입지는 어느 정도 굳힌 제네시스지만 '스포츠'라는 이름표를 과연 당당하게 붙일 수 있을까.

수치로만 보면 합격에 가깝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는 3.3 가솔린 터보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m의 성능을 낸다. 기존 제네시스의 3.3 가솔린 엔진의 최고출력 282마력, 최대토크 35.4kg.m보다 월등히 앞선다.

물론 3.8 가솔린 엔진과 비교해서도 최고출력이 55마력이나 높고, 최대토크도 11.5kg.m이 강하다. 이쯤이면 급코너에서 확 잡아 돌리면 어떻게 반응할지, 급제동에서의 안정성은 어느 정도일지 설렐 정도다.

 

시승구간은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파주 헤이리의 편도 53km 구간이었다. 시승차량은 제네시스 G80 스포츠 3.3 H-TRAC(상시 4륜구동) 풀옵션 모델로 19인치 타이어가 장착됐다.

G80 스포츠가 처음 주는 느낌은, 단단하게 잡아주는 하체와 펀 드라이빙의 높은 가능성이었다. 앞뒤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장착해 일단 둔턱은 묵직하게 잘 넘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다만 고속주행에서는 약한 롤링이 느껴지는 정도였다.

본격적으로 패달을 밟아봤다. 직진 파워는 부드럽게 뿜어냈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적절한 서스펜션과 가벼우면서도 강한 차체의 역할을 본격적으로 테스트할 때다.

급가속을 하고 코너링을 하면서 부족한 점이 하나 둘씩 나왔다. 스포츠 버전이란 급코너에서도 핸들을 단단히 잡고 악셀패달을 과감히 밟을 수 있는 차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믿음이 솔직히 2% 부족했다. 코너링에선 뒷바퀴가 앞바퀴의 돌아나가는 움직임을 재빨리 읽고 따라 와줘야 하는데 좌우로 다소 흔들림이 느껴졌다.

 

다소 주춤거리며 우유부단한 느낌을 주는 G80 스포츠을 다시 한번 급코너로 몰아붙여 본다. 아까보다 더 핸들을 단단히 쥐고 꺾어 보지만 안정되게 버텨내질 못한다. 엉덩이 아래쯤에서 놀아야 할 무게중심도 허리춤까지 오르락 내리락, 녀석만 믿고 코너를 파고들 자신감도 조금씩 떨어졌다.

제동력 역시 스포츠의 필수요소다. 풀브레이킹시 패달은 속도에 맞게 적정한 답압을 줘야 한다. 그런데 브레이크 패달이 쑥 밟히는 느낌이 전해졌다. 이 정도의 고속이면 브레이크의 단단함이 발끝에 전달돼야 하는데 그 부분 역시 살짝 부족했다.

이번엔 지속적으로 꾸욱 눌러밟는 방식의 브레이크 테스트를 해봤다. 이 테스트는 개인적으로 시승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부분으로 타이어, 서스펜션, 프레임, 무게이동 등 차량의 전체적인 조화를 느낄 수 있는 테스트이기 때문이다.

역시 차체의 흔들림이 느껴졌다. 힘의 이동과 분산, 그리고 안정된 제동력의 표현에선 90점 이상 줄 순 없었다. 실제로 비슷한 7천만원대 수입차종 70~80% 이상은 흔들림 없이 단단하게 차체를 잡으며 정지를 한다.

 

8단 자동변속기는 저속에서 약간의 울컥거림을 빼곤 부드럽게 가속을 돕는다. 이 역시 부드러움에 방점이 찍혔다고 볼 수 있다. 급가속에서 당당하게 프런트가 버텨주는 능력은 좋았지만 차선을 이리저리 바꾸는 테스트에선 울렁임이 느껴진다.

다음으로 순발력은 가솔린 모델치고는 꽤 괜찮은 편이다. 최대토크 구간이 넓어 1300rpm부터 4500rpm까지 고르게 힘을 발산한다. 제로백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5초 후반대로 예상됐다. 2톤에 육박하는 차체치곤 훌륭한 직진 성능이지만 '날쌔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

외관은 크게 다룰만한 부분이 아니었다. 매시(그물) 타입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듀얼 트윈팁 머플러, 디퓨저 장착, 근육질 외관이다. 특이한 건 일부러 만들어 넣은 배기사운드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정통 엔진 사운드가 아니라 스포츠 버전이고 싶어서 일부러 사운드를 넣었다는 얘기 아닌가.

 

결국 완벽한 스포츠 버전은 아니지만 프리미엄 세단과 다이내믹한 질주의 스포츠 감성을 조합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가수는 들어줄 관객이 많아야 목청 높여 노래할 의미가 있고, 자동차는 편안하고 즐겁게 운전할 구매자가 폭넓어야 제조할 의미가 있다는 긍정적인 면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G80 스포츠는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최대한 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의미라면 제네시스 특유의 최상급 인테리어와 편의장치들은 훌륭하다. 부드러운 가죽의 스포츠 전용 세미 버킷시트는 착좌감이 뛰어나고, 리얼카본과 알루미늄 소재의 고급스러운 내장재가 기분을 달래준다. 공인연비는 8.0㎞/ℓ.

경쟁차종은 BMW 535i, 아우디 A6 50 TFS, 렉서스 GS 350 F 스포츠 등이다. 모두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선 가슴 설레는 모델들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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