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시승기] 골프 GTD 블루모션 `가장 앞선 스포츠 디젤`

[시승기] 골프 GTD 블루모션 `가장 앞선 스포츠 디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4.09.05 08:10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흠 잡을 곳 없는 퍼포먼스와 완벽해진 운동성능…부족한 카리스마는 '옥의 티'


폭스바겐 골프 GTD의 첫인상은 평범함 그 자체였다. 그래도 나름 GT라는 이름을 달고 있으니 GTI 수준의 카리스마를 기대한 것이 화근이었다. 디자인과 시동을 걸기까지 풍기는 분위기는 딱 TDI와 GTI의 중간쯤에 맞춰져 있었다고나 할까.

다소 실망하며 GTD와 함께 길을 떠났다. 그 사이 눈에 보이지 않던 이면들을 발견했을 때, 실망은 어느덧 만족으로 바뀌고 있었다. GTD를 위해 치밀하게 세팅된 다양한 변화들이 모여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주행을 하면 할수록 GTD는 완벽한 디젤 스포츠의 모습으로 진화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포스' 부족한 외모…넓어진 실내는 '만족'


GTD의 외모가 튀지 않는 이유가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헤드라이트까지 이어지는 라인을 빨강색 테마로 꾸민 GTI와 달리 GTD는 그레이 크롬 트림을 사용하기 때문. 보통의 골프와 다른 벌집모양 그릴과 범퍼 등을 장착해 차별화를 꾀했지만, 스포츠모델다운 포스는 약하다.

GTD 전용 17인치 쿠리치바 휠은 나름 스포티하지만 사이즈는 결국 TDI 모델과 같다. 15mm 낮은 스포츠 서스펜션을 장착하고 있다지만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한쪽으로만 고개를 내민 머플러 팁도 끼를 발산하기엔 충분치 않아 보인다.


실내에서는 그나마 만족도가 높다. 몸을 꽉 잡아주는 스포츠 시트와 그립감이 훌륭한 D컷 스티어링 휠은 스포츠 주행의 든든한 동반자가 돼준다. 도어 실, 사이드 트림 등에는 하얀색 조명이 추가돼 특별한 골프에 타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밖에서 보면 지붕의 반 정도가 앞유리와 이어져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실내에서는 조금 큰 선루프 정도로만 보인다. 차양막은 얇아 여름철 햇빛이 뜨겁게 느껴졌다. 사이즈를 키우고 비율을 개선한 차체 덕분에 실내 공간에서는 여유가 느껴진다.

●파워풀한 엔진…달라진 차체로 완벽해진 운동성능


사실 외모란 남에게 보여지는 단편적인 모습일 뿐, GTD의 핵심은 그 속에 담긴 심장이다. 2.0리터 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84마력(3,500~4,000rpm), 최대토크 38.7kg.m(1,750~3,250rpm)로, TDI에 비해 34마력 높고 토크는 6.1kg.m 높다.

수치상으로도 우위지만, 체감하는 속도는 훨씬 빠르다. 특히 순식간에 솟아오르는 붉은 빛의 RPM게이지 바늘을 보고 있노라면 아드레날린이 절로 분출된다. 높은 토크를 주체하지 못해 비명을 내지르는 타이어 소리에도 감탄이 나올 지경이다.


엔진 진동도 잘 억제됐고, 사운드 액추에이터를 통해 스포티한 음색을 만들어 거칠게 으르렁거린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디젤답게 엔진 회전수의 활용 폭이 좁다는 것. 가감속이 많은 스포츠 드라이빙에서 가솔린에 비해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사실이다.

6단 DSG는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주행모드 에코와 노멀 모두 3,800rpm에서 변속된다. 한차례 더 깊게 밟아 킥다운 스위치가 작동되면 스포츠 모드와 동일하게 4,300~4,700rpm에서 변속된다. 기어 레버를 수동모드에 놓으면 레드라인이 시작되는 5,000rpm까지도 사용할 수 있다.


서스펜션은 GTI만큼은 아니지만 단단한 세팅이다. 다만 피칭이 제법 크고 동작이 느리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는 타이어의 영향이 크다. 그래도 선회 동작 자체는 굉장히 빠르며 안정적이다. 100kg이나 감량하면서 더 낮고 넓어진 차체가 만들어낸 움직임이다.

2단에 비해 3단 기어비가 급격히 낮아지며 오르막 탈출 가속이 답답할 때가 많다. 하지만 엑셀, 브레이크, 스티어링 등 모든 면에서 피드백이 빠르고 정확했다. 단순히 '좋다'는 표현을 넘어서 '완벽하다'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운동 성능이다.

●잃지 않은 높은 연비…패밀리카로 적당한 포지셔닝


새 GTD에는 블루모션 기술이 적용됐다. GTI와 달리 정차 시 엔진을 정지시켜주는 스타트 앤 스톱 기능이 있다. 이에 맞춰 에너지 회생 장치를 추가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주행 중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상황에 따라 타행주행 모드(약 1,000rpm)로 돌입해 불필요한 연료소모를 없애준다.

덕분에 연비가 상당히 뛰어나다. 시내주행(최고 60km/h, 5단 1,300rpm)에서 16.4km/l, 80km/h 정속주행(6단 1,400rpm)에서 무려 33km/l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였다. 고속도로 100km/h 정속주행(6단 1,700rpm)에서는 24km/l를 기록했다.

이러한 결과는 GTD 자신의 스펙(도심 14.4km/l, 고속도로 18.8km/l)은 물론, 2.0 TDI의 공인연비(도심 15.0km/l, 고속도로 19.5km/l)조차도 뛰어넘는 엄청난 수준인 것이다.




GTD는 자신이 서야할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다. GTI 만큼의 재미와 특별함을 보여줄 수는 없기에 외모에서 힘을 뺐다. 대신 업그레이드 된 엔진과 운동성능, 훌륭한 연비에 걸맞은 프리미엄 급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결국 GTI와의 상생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 그 결과물이 현재 GTD의 모습인 것이다.

GTI가 주로 혼자 타는 젊은이들의 승용차 또는 가장들의 세컨드카 개념이 짙다면, GTD는 주행량이 많은 이들의 데일리카, 또는 실용적인 패밀리카로 쓰기에 가장 적절한 디젤 스포츠 모델이다. 아우토반 출신다운 탄탄한 기본기와 만족감은 4240만원이란 차량 가격이 결코 높지 않음을 깨닫게 해줄 것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저작권자 © 지피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