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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i3 매력있네.."십년 후면 전기차가 대세"

[시승기] BMW i3 매력있네.."십년 후면 전기차가 대세"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4.09.0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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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미래 자동차 닮은 디자인…우수한 실용성과 성능 갖춰


전기차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EV'란 스티커가 붙은 차들은 알게 모르게 이미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단지 기존 모델과 외형상에 큰 차이가 없어 모르고 지나칠 뿐.

하지만 BMW i3는 다르다. 한 눈에 봐도 누구나 전기차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특화된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일상을 화보로 만들어줄 만큼 스타일리시하다. 그 안에 근거리 주행에 좋은 실용성과 훌륭한 성능도 담아냈다. BMW i3의 오너가 된다면 차를 몰고 거리로 나설 때마다 영화 속 주인공을 보는 듯한 동경의 눈빛들을 감당해내야 할 것이다.

●컨셉트카 같은 튀는 외모…넓은 실내와 편의장비 만족


BMW i3는 마치 모터쇼에서 바로 뛰어나온 듯 낯설고 또 그만큼 멋진 외모를 가지고 있다. 범퍼와 헤드라이트, 도어와 트렁크 해치 등을 양산형에 맞게 다듬었을 뿐, 전반적으로 지난 2011년 소개됐던 컨셉트카와 거의 같은 외형을 지니고 있다. U자형 주간주행등과 후미등은 i3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디자인적 요소들이다.

좌우로 활짝 열리는 코치도어 안에는 밝고 화사한 실내가 숨어있다. 시승모델인 SOL(스페인어, 태양) 모델은 지중해의 햇살이 그대로 담겨있는 듯하다. 대시보드는 유칼립투스 나무와 하얀색 천연가죽이 어우러져 세련되고 도시적인 모더니즘 가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차급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넓은 공간에는 천연소재와 재생가능 재료들로 가득하다. 탑승자들에게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함은 물론 공해에서도 자유롭다. 온갖 화학재료들로 새차증후군을 유발하는 차들과는 클래스가 다르다.

천정에는 파노라마 루프가 달려 있다. 1열 위 천장 좌우로 창과 커튼을 둬 빛의 양을 조절하기에도 용이하다.

첨단 편의 장비도 가득하다. 전·후방 주차센서와 후방카메라, 능동형 정속 주행장치와 전방추돌 및 보행자 경보장치 등이 달려 있다. 자동주차기능도 있다. 조향에서부터 브레이크, 악셀, 변속까지 모두 도맡아 평행주차를 해준다.

●이색적인 전기차의 주행감각…발군의 운동성능 함께 갖춰


i3는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와 달리 D레인지 두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움직이지 않는다. 자동으로 차가 전진하는 크리핑(Creeping) 기능이 없다. 가속 페달을 밟아야 그제서야 서서히 움직인다. 소리나 진동이 전혀 없고, 부드럽게 앞으로 나가는 모습에서 현실감이 결여된 독특한 기분을 선사한다.

가속 페달을 밟은 오른발에서 힘을 조금만 빼도 감속과 함께 스톱램프가 켜진다. 발전기 저항이 강하게 걸려 배터리가 충전에 들어간다. 급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정도가 아니라면 굳이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충분히 감속 된다.


주행모드 컴포트에서는 에코프로 모드보다 반응이 훨씬 예민하다. 조금만 깊게 가속 페달을 밟아도 순식간에 튀어나가는 전기차 특유의 감각을 가지고 있다. 제원상 최고속도는 150km/h. 170마력, 토크 25.5kgm 전기모터를 장착해 0-100km/h 7.2초를 나타낸다. 이는 폭스바겐 골프 GTD의 제로백(7.5초)보다 빠른 것이다.

트랙에서 총 11개 코너 구간을 지나오는 속도 역시 GTD보다 근소하게 빨랐다. i3는 전기차 전용 모델로 가벼운 카본바디에 중량 감소를 위한 최적의 배터리 설계를 실현했다. 또한 낮은 무게 중심과 50:50 무게배분 덕분에 발군의 코너링 실력을 발휘한다.

스티어링휠의 반응도 빠르고, 아무리 심하게 꺾어도 오뚝이처럼 재빠르게 되돌아온다. 급격한 고저차에서는 뒤쪽에 실린 전기모터 탓에 반동이 크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래도 낮은 구름저항의 얇고 큰 19인치 타이어가 한계를 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환산연비 최고 70km/l대…세계 최고의 에너지 효율 자랑

전기차의 효용성에 대한 다양한 지적이 있지만 대표적인 것은 전기차의 짧은 주행거리다. 하지만 i3 계기판상의 주행가능거리 120km는 생각보다 실제 도로 주행시 체감 범위가 넓다. 하루 종일 서울 시내 곳곳을 누비고 수도권 도시까지 왕복해도 남는 거리다.

이틀간 시승하며 달린 거리는 총 310km. i3의 순수 충전 용량은 18.8kWh이며, 한 번의 완충과 3차례 비상충전으로 총 39.7kWh를 사용했다. 이는 휘발유 4.4리터에 해당하는 에너지다. 연비 10km/l의 휘발유 차가 같은 주행거리에서 31리터를 소모하는 것에 비해 7배 가량 효율적이다.

이를 휘발유 연비로 환산해보면 무려 70.5km/l라는 값이 나온다. 시내 구간에서만 에코 프로 모드에 에어컨을 켠 상태로도 7.9km/kWh, 무려 70.3km/l를 기록했다. i3는 미국환경보호국(EPA)으로부터 현존하는 자동차 중 에너지 소비 효율이 가장 좋은 차로 인정받은바 있다.

사실 전기차의 핵심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다. 물론 i3는 경량부품과 전력 소모가 적은 LED 등을 활용해 불필요하게 새는 전기를 최소화하기도 했지만, 부드러운 주행감각과 에너지 효율을 결정짓는 것은 이를 제어하는 프로그램이다. BMW가 명품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드러나는 부분이다.

●급속 충전기 부재…기준에 따라 충전비용도 천차만별

예비 고객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역시 충전 인프라 및 각종 비용 문제다. 국내에는 i3를 30분내로 급속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 국가별로 다른 규격 탓이다.

또, 아파트나 회사의 지하주차장 등에서 기본 제공되는 220V 비상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비용을 청구하고 지불할 마땅한 기준이 없다. 이를 산정하려면 BMW i 월박스나 전기차 완속 충전기 등을 설치해야 하지만, 복잡한 절차와 300만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


참고로 방전 상태의 i3를 완충할 때는 일반용 전력량 요금 기준 1987원이 든다. 하지만 한국전력공사가 발표한 전기차 충전요금으로 계산하면 높은 기본료가 포함되며 2만5660원이나 든다. 휘발유와의 가격 격차가 줄어들어 경쟁력을 잃게 되는 셈이다.

개인주택의 경우엔 누진세가 복병이다. 기본요금은 총 사용량에 따라 정해져 있지만, 여기에 더해지는 전력량 요금은 매 100kWh마다 늘어난다. 가장 비싼 누적 전력량 500kWh 초과 상태를 기준으로 1회 완충에 1만3333원이 소요돼, 일반용보다 약 7배 비싸다. 그래도 같은 값의 휘발유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보다 i3가 2배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이점은 남아있다.

●구매보조금은 소수만 해당…목표 낮추면 가치는 충분

최소 5800만원(LUX모델)이라는 차량 가격도 높은 진입 장벽이다. 2000만원이 넘는 구매보조금은 올해까지만 지원되며, 그나마도 이를 신청한 제주도민 중 추첨된 이들만 해당된다. 내년부터는 저탄소차협력지원금 제도에 따라 지원금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보험료도 보조금 적용 이전의 원가에 따라 약 150만원 정도로 산정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런 고민에 앞서 전기차 구매 자체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i3는 언제든지 선택 받을 수 있을 만한 높은 상품성을 지녔다.

i3를 지금 당장 구매한다 해도 사실 무리는 없다. 용도를 출퇴근, 등하교, 쇼핑 등 근거리 주행으로 한정한다면, 3~4일에 한번 야간에 4시간 정도만 충전하면 된다. 왕복 100km 수도권 출퇴근도 업무 및 귀가 후 시간에 충전한다면 문제없다. 물론 전기 사용이 협의 됐다면 말이다.

전기차 붐이 일어날 수 있는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세컨드카나 서드카로 보유할 여유가 있거나, 자신이 정말 시대를 앞서가는 얼리어답터임을 자부한다면 i3의 선택을 주저할 이유는 없다. 전기차의 미래는 생각보다 가까이 와있기 때문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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