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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GTC4 루쏘T `4인 모두 레이서`

페라리 GTC4 루쏘T `4인 모두 레이서`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7.04.3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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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마력, V8 터보의 4인승 페라리..스릴 넘치는 드라이빙 쾌감 선사

V8 터보 3855cc, 최대출력 610마력, 최대토크 77.5kg.m, 제로백 3.5초, 최고속도 320km/h...,

무시무시한 숫자들이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페라리 GTC4 루쏘T' 시승까지 끊임없이 운전자를 압박하는 숫자들이다.

원래 `GTC4 루쏘`는 12기통 자연흡기 방식의 6262cc 엔진을 달고 690마력의 출력을 내지만 `GTC4 루쏘 T`는 3855cc 8기통 터보 엔진을 선택했다. 배기량은 비교적 낮지만 50kg을 감량하고 터보 시스템을 갖춰 파워는 밀리지 않는다.

 

이름은 다소 복잡하다. GTC는 그란 투리스모 쿠페(Gran Turismo Coupe)를, 숫자 4는 4인승 모델을, 루쏘는 이탈리아어로 고급스러움(Luxury)을, T는 터보 엔진을 뜻한다. 고성능과 장거리 여행의 실용성을 담았다.

페라리 GTC4 루쏘 T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서킷에서 시승해봤다. 트랙은 총 길이 3.908㎞, 직선구간 640m, 11개의 오른쪽 코너와 8개의 왼쪽 코너를 갖췄다.

일반 도로가 아닌 서킷에서 시트에 앉으니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한다. 실제 카레이싱에 참가했던 기자도 이 정도인데 일반인들은 어떨까.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서도 조바심이 난다. '이건 레이싱이 아니니 즐기면서 타자'고 되뇌인다. 하지만 그래도 두려운 마음은 머리 한켠에서 떠나질 않는다. 페라리는 밟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에서다.

실제로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으니 프런트가 요리조리 살짝 돈다. 워낙 높은 파워와 토크에 차의 앞머리가 살짝 흔들렸다. 하지만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차체 앞뒤 무게를 1:1(46:54)에 가깝게 배분하고, 사이드 슬립앵글 컨트롤(SSC3)이 결합된 4WS(Rear-Wheel Steering) 시스템이 과한 악셀링에도 능숙하게 차체를 제어해준다.

부웅~ 악셀링을 훅 밟으면 순식간에 RPM이 오른다. 8000RPM까지 올려봤지만 이내 악셀을 풀어주고 말았다. 직선구간이 가장 긴 구간에 풀악셀 잠깐으로도 시속 200km/h를 가볍게 넘기는 무시무시한 힘을 내뿜는다.

 

물론 헤어핀을 포함한 코너 구간에선 하프 악셀도 버겁다. 게다가 인제서킷은 오르락 내리락 구간이 워낙 심해 롤러코스트를 방불케 한다. 고저차가 무려 40미터다.

그러면서도 급코너에서 악셀을 쭉 밟으니 하강하는 놀이기구가 레일을 따라 홱 돌듯 말끔하게 굽어 나간다. 매끈하면서도 당당하다.

RPM이 오르는 걸 계기반을 보지 않고 스티어링 휠 상단에 한줄로 된 레드램프가 죽 따라 켜지는 방식으로 보니 시각적으로도 긴장을 더하게 한다. 엉덩이로 전해오는 엔진 진동의 느낌과 소리만으로 RPM을 인지하고 바로 바로 시프트 레버를 작동해야 한다.

 

스티어링 휠 조작도 재빨리 적응해야 한다. 빨간 버튼 두개중 왼쪽은 시동, 오른쪽은 주행모드 선택이다. 주행모드는 눈길, 빗길, 일반, 스포츠, ESP 해제 등 5가지 방식으로 이중 스포츠 모드를 선택했다. 좌우 깜빡이는 핸들 중앙 양쪽 엄지손가락 위치하는 곳에 붙어 있다. 7단 듀얼클러치(DCT) 변속기를 패들시프트로 변속하니 충격없이 F1 머신처럼 빠르게 가감속한다. 9시 15분 방향 그립에서 두 손바닥을 뗄 일이 없다.

트랙 세 바퀴를 주행하는 동안, 조금 더 많은 시간을 탈 수 있다면 또는 기자가 실제 오너라면 정말 재밌게 탈 수 있는 차임에 틀림이 없다.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사운드와 강렬한 컬러.

그렇게 드라이빙을 마치고 이번엔 뒷자리에 올라탔다.

이렇게 넓직한 페라리의 뒷자리는 처음이다. 보통은 사람이 탈 수 없는 2도어 4시트 스포츠카가 대부분인데, 어라 이 녀석은 뒷자리도 드라이버 시트 못지 않다.

더 놀라운 건 뒷자리에 앉아서도 운전하는 느낌이라는 거다. 뒷좌석이 껑충해 앞창 윈드쉴드가 한눈에 펼쳐져 있다. 보통은 뒷자리 탑승자는 운전자에 가려지고 포지션이 낮아 도로의 라인을 잘 볼 수가 없다.

하지만 GTC4 루쏘T는 4인 탑승객 모두에게 드라이빙의 느낌을 그대로 선사한다. 편안함은 둘째치고 2열 탑승자도 드라이버와 함께 운전하는 기분을 받는 건 이 차가 처음이다.

처음 GTC4 루쏘T의 외형을 봤을때 앞에선 완벽한 스포츠카였고 뒤쪽은 왜건 형태였다. 슈팅브레이크(왜건) 쿠페형 스타일의 독특한 디자인을 띄고 있던 이유가 바로 이 완벽한 2열 탑승객을 위한 것이었다는 걸 알았다.

페라리의 뒷 트렁크는 450L의 적재 공간을 자랑할 만큼 넉넉하다는 건 생소한 일이다. 페라리 포르쉐 등 우리가 꿈꾸는 드림카들은 앞 보닛을 열고 텅빈 트렁크에 가방을 넣고 빼는 멋진 장면만 연상하는 게 사실이었다. 물론 미드쉽 엔진으로 2열 공간은 기대도 안했던 게 사실이다.

기존 페라리와 많이 다른 차였지만 그 설렘과 흥분은 그대로였다.


/인제(강원도)=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페라리, 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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