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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욱기의 차 한잔] 스마트 자동차 경쟁시대 생존 전략

[김욱기의 차 한잔] 스마트 자동차 경쟁시대 생존 전략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7.04.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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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 글로벌 브랜드 주자들 '출발점에 다시 서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에서 전기차,  무인자동차, 자율 주행차 등 스마트 자동차로 진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미 테슬라와 같이 100% 전기차를 생산하는 업체가 등장했고 BMW, GM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인텔과 엔비디아, 삼성 등 반도체 업체와 손잡고 스마트 자동차 상용화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어느 국가, 어느 자동차 회사가 최종 승자가 될지는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어려울 만큼 경쟁은 불꽃을 튀기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의 기술 개발 상황을 보면 미래 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서  자동차 왕국이라는 미국이 가장 앞서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미국은 이미 2013년부터 캘리포니아 등 5개 주에서 자율 운행 면허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특히 자율 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는 정보기술(IT)업체인 구글은 미국 정부의 전폭 지원을 받아 자율주행 누적 거리가 이미 100만km를 돌파했을 만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가까운 장래에 아예 사람이 타지 않는 무인 자동차의 도로 주행을 허가할 태세이다. 플로리다와 미시건 주는 무인자동차의 도로 시험주행 규칙제한이 거의 없고, 아리조나주는 무인자동차의 도로 주행을 환영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도 2018년이면 무인자동차의 도로 시험주행을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

무인 자동차를 연구 개발하고 있는 회사가 27곳이나 있는 캘리포니아주는  도로 시험 주행 시 인간 운전자가 타고 있어야 하며, 운전자가 자동차를 제어하기 위한 핸들과 페달이 있어야 한다는 사항을 삭제하는 계획을 제안해 놓았다. 캘리포니아주는 이로써 운전자가 인간이 아닌 운전 소프트웨어 시스템으로 대신하는 것을 허락하고 핸들과 브레이크, 가속페달이 없는 새로운 차 디자인의 문을 연 것이다.  

이런 제안은 무인 자동차의 새로운 기술력과 교통 법규를 안전하게 준수하기 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고 캘리포니아 대중의 의견들을 반영해  연말까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를 두고 있기는 하고 있지만 미국이 얼마나 빨리 무인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하겠다. 

심지어 미국 내에서는 무인 자동차가 도로에서 주행하다 생기는 사고에 대해 자동차 소유자, 제조사, 차량 소프트웨어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 지에 대해 논의가 있을 만큼 앞서 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정은 어떤가? 산관학이  스마트차 개발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네이버의 기술연구개발 별도 법인인 네이버랩스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자동차가 실제 도로에서 임시 운행하는 것을 허가했다.

지난해 2월 시험ㆍ연구 목적으로 임시운행허가 제도를  도입한 이래 13번째 허가지만 국내 IT 업계에서 자율주행자동차 임시운행을 허가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매우 뜻 깊다. 그간 국내에선 자동차 업계와 서울대학교 등 학계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 최초 허가는 지난해 3월 현대자동차가 받았다. 이후 서울대학교, 한양대학교, 현대모비스, 교통안전공단, KAIST 등이 허가를 받았다. 

또 미래부는 자율 주행차의 충돌방지용 레이다에 다수의 안테나를 사용하도록 해 자동차가 충돌을 정확히 인식해 이를 방지하도록 하는 기술 개발의 길을 터주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이 지난 5일 내놓은 ‘스마트 자동차 산업의 기술역량과 발전방향 분석’ 보고서를 보면 우리가 갈 길이 아직도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경연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 자동차 산업의 기술 특허 출원 수는 세계 2위 수준인데 반해, 질적 수준은 경쟁국에 비해 뒤처져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서야 자율 주행차의 임시 운행 허가 제도를 도입해 미국과 일본보다 3년이나 뒤쳐졌다. 

한국을 따돌리는 선진국과 선진국 자동차 업체, 한국을 앞지르려는 중국의 무서운 추격에서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각오와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 전자 산업이 아날로그 기술이 디지털 기술로 이행하는 패러다임 전환기에 아날로그를 고집한 일본 기업을 추격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본보기가 아닐 수 없다. 스마트 자동차 관련 업계는 기술 전략을 재정비하고 정부도 규제완화와 새로운 진흥정책을 조합해 선제 대응함으로써 한국 자동차 업계와 산업을 다시 도약시켜야 할 것이다.

/글 김욱기 한화그룹 사장, 사진=BMW, 메르세데스, 포드, 현대차,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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