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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Test Drive] 제로백 4.3초…슈퍼카 심장 가진 2억 짜리 몬스터

[Real Test Drive] 제로백 4.3초…슈퍼카 심장 가진 2억 짜리 몬스터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3.03.05 18:09
  • 수정 2013.03.11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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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THE NEW SL63 AMG’ 3인3색 시승기

벤츠의 정통 레이싱카 혈통을 그대로 물려받은 뉴 SL63 AMG는 537마력의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음과 폭발적인 가속력이 매력적이다. 실내의 감성과 럭셔리함도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리얼테스트 드라이브는 3명의 전문가들이 각각 서킷 한계 주행, 스포츠 주행, 일반 주행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입체적인 평가를 진행한다. 레이싱 서킷이라는 극한의 공간 속에서 차량의 운동 성능과 코너링, 브레이크, 핸들링 등을 종합 평가해 일반 도로 위주의 시승기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차량의 특징을 낱낱이 해부한다. 독자들이 신차를 선택할 때 참고해도 좋을 내용들이다. 리얼테스트 평가단이 선택한 2013년 다섯 번째 차는 슈퍼카급 럭셔리 로드스터 메르세데스-벤츠 ‘THE NEW SL63 AMG’다.


■ 한계주행
급출발 때요잉현상 제어…일반인도 안전
코너링 밸런스·브레이크 내구성 동급 최강

● 프로레이서 장순호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제로백 4.3초의 성능이 확연히 느껴진다. 저속에서 토크가 강해 정지 상태에서 급출발 할 경우는 요잉(수직 축을 중심으로 차체가 좌우로 움직이는 현상) 현상이 많이 생긴다. 고성능 후륜 구동 차량의 특성이지만, 이를 제어해주는 트랙션 컨트롤 장치가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안전하게 스피드를 즐길 수 있다.

서킷 주행 중 6000RPM 이상에서 기어변속을 할 경우 바로 변속이 되지 않고 타임 딜레이가 생겨 처음에는 조금 답답했지만 기어변속 시점을 5800RPM으로 내려보니 타임 딜레이 현상이 없어졌다. 이는 토크가 강한 차량들의 트랜스미션을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이점을 이해하고 특성에 맞춰 스피드를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스펜션 일반 모드로 서킷 주행을 할 때는 약간 롤링이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서스펜션 조절장치를 스포츠모드에 놓는 순간 놀랄 정도로 성능의 변화가 생겼다. 동급 경쟁 차종의 경우 쇼크업소버는 딱딱해지지만 차량 전체 밸런스가 맞지 않아 코너링 성능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뉴 SL63 AMG는 달랐다. 서스펜션의 운동량이 줄고 쇼크업소버가 약간 하드해지면서 타이어 그립이 4바퀴 모두 높아졌다. 수많은 고성능 차량을 테스트주행 했지만 지금까지 타이어 그립이 이 정도까지 올라가면서 코너링 밸런스도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은 차량은 뉴 SL63 AMG가 처음이다. 이전 SL 모델들은 가속 성능은 좋지만 코너링 밸런스가 지나치게 소프트해서 스포츠세단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뉴 SL63 AMG는 일반 주행과 스포츠 드라이빙을 모두 만족시키는 스포츠카로 새롭게 변신한 모습이다.

브레이크 시스템의 내구성도 뛰어나다. 한계스피드로 여러 차례 서킷주행을 해 브레이크가 과열돼도 성능 변화 없이 꾸준한 제동력을 보여줬다. 

장순호=카레이서 경력 19년. ‘2010한국모터스포츠 대상’ 올해의 드라이버상 브론즈헬멧 수상. ‘2010 제네시스쿠페 챔피언십 클래스’ 챔피언. 현 EXR팀106 소속 드라이버.

■ 스포츠주행

537마력…운전자 기량에 가치 천차만별
후륜 로드스터 특성상 오버스티어 주의

● 김기홍 지피코리아 편집장

500마력 이상의 고출력을 발휘하는 슈퍼카급 모델은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트윈 터보차저를 장착해 최고출력 537마력인 뉴 SL63 AMG는 생각보다 운전이 쉽지 않았다. 혹여 잔 흠집이라도 나지 않을까 부담되는 2억원의 차량가격과 등짝을 후려치는 무시무시한 가속 능력은 온몸을 전율케 한다. 레이싱 장갑을 낀 듯 착 감기는 가죽핸들을 거머쥔 손바닥에는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 적응하는 데만 한나절이 걸렸다.

실내외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차 브랜드 ‘AMG’ 앰블럼이 곳곳에 널려 있다. 배기량 5461cc 신형 V형 8기통 AMG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깊고 풍부한 중저음의 배기음은 지나가는 미녀의 발걸음을 순간 멈추게 할 정도. 제로백 4.3초인 직진 가속력은 설명이 필요 없다. 거친 스포츠주행에도 온몸을 잡아주는 버킷시트는 편안하고 안정적이다. 장시간 운전에도 큰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7단 멀티클러치 변속기의 반응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다. 또한 최고 6200rpm에서 기어 변속 때 터져 나오는 배기음은 엔돌핀을 상승시키고 질증 본능을 자극한다. 고단에서 저단으로 기어를 낮출 때 투박하게 걸리는 엔진브레이크도 마초 같은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후륜구동 로드스터의 특성상 차에 대한 이해 없는 급가속은 금물. 최대토크 81.6kg·m(2000-4500rpm)의 강력한 힘 때문에 순간 오버스티어(코너를 돌고 있는 차가 스피드를 높일 때 뒷바퀴가 바깥으로 흐르고 앞바퀴가 안쪽으로 향하는 특성) 현상을 제어하며 운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액티브 바디 컨트롤(ABC)에 기반한 AMG 스포츠 서스펜션이 주행안전을 도와준다 해도 그렇다. 서스펜션 특성을 완벽히 이해하고 코너링을 자유자재로 조종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김기홍=카트, 포뮬러 1800, 투어링카 등 다수의 자동차경주 대회 출전. 모터스포츠 전문 지피코리아(GPKOREA.COM) 편집장.

■ 일반주행

4가지 드라이빙 모드별 특성·장점 뚜렷
진짜 매력 발견 원한다면 라이센스 필수

● 원성열 기자

뉴 SL63 AMG는 벤츠의 역사에서 60년간 이어져 온 정통 레이싱카의 혈통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F1(포뮬러원) 경기에서 머신들을 이끌며 세이프티카로 활약하는 차이기도 하다.

일단 엔진 소리부터 우렁차다. 시동을 거는 순간 주변에 서 있는 모든 남자들의 시선이 이 차로 모아진다. “저것이야말로 진짜 남자들의 자동차지” 하는 소리가 귓가에 들린다. 가지고 싶지만 아무나 소유할 수 없는 차를 만났을 때 자신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탄식. 그 모든 열망을 뒤로하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537마력짜리 엔진에서 터져 나오는 영혼을 파고드는 배기음. 눈 한 번 깜빡거리는 사이 일반 도로의 제한 속도에 걸리는 폭발적인 가속력.

스포츠모드로 일반 도로를 달리는 것은 성능의 10분의 1도 발휘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나에게도 뉴 SL63 AMG에도 가혹했다. 누구나 쉽고 편하게 운전할 수 있는 에코모드로 변경하고 뉴 SL63 AMG가 주는 실내 감성 만족도와 럭셔리함을 마음껏 즐겼다.

뉴 SL63 AMG의 드라이빙 모드는 연비와 성능에 따라 컴포트(C), 스포츠(S), 스포츠플러스(S+), 메뉴얼(M) 모드 4종류가 있다. 가속 페달과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모드 선택에 따라 온순한 양이 되기도 하고, 도로를 휘젓는 맹수로 변하기도 한다. 각각의 모드에서 그 특성과 장점이 확연하게 발휘된다는 것도 SL63 AMG만의 매력.

뉴 SL63 AMG는 스포츠 플러스 모드나 매뉴얼을 선택하고 차가 지닌 최고 성능을 끌어내고 싶게 만드는 마력을 지닌 자동차다. 골프 코스로 치자면 매 번 공략해도 아쉬움이 남고, 항상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는 명문 코스와 같다.

드라이빙 스쿨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운전자라면 우선 초급 코스라도 이수한 뒤 이 차를 타야 진짜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100타도 깨지 못한 초보 골퍼에게 제 아무리 좋은 골프장이나 골프용품이 무용지물인 것과 같다.

원성열=스포츠동아 자동차 담당 기자. 한국자동차경주협회 드라이버 C라이센스 보유.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서킷 특징= 중저속 코너로 이루어져 있으며 헤어핀코너와 S자 연속코너가 많아서 차량의 코너링 성능에 따라 기록 차이가 많이 나는 서킷이다. 서킷 길이 1바퀴=3km. 전체 코너는 9개(헤어핀 2개, S코너 2개, 고속 코너 2개, 저속 코너 3개).

● 테스트 날짜: 2월24일 / 날씨: 맑음 / 온도: 영상1도 / 서킷 테스트 시간:오후 2시

 ● 메르세데스-벤츠 ‘THE NEW SL63 AMG’ 스펙

배기량: 5461cc
연료: 가솔린
연비: 7.8km/L(복합 신연비 기준)
최대출력: 537마력/ 5250-5750rpm
최대토크: 81.6kg·m/ 2000-4500rpm
구동방식: 후륜구동
변속기: AMG SPEEDSHIFT 7단 멀티클러치
엔진: V형 8기통
승차정원: 2명
가격: 2억890만원(부가세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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