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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칼럼] "인종차별 만큼 반려견에도 '순종? 잡종?' 큰 무례다"

[펫 칼럼] "인종차별 만큼 반려견에도 '순종? 잡종?' 큰 무례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9.07.03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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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반려견과 유기견, 그리고 '펫데렐라 프로젝트'

인종 차별을 당해본 적 있는가? 해외에 있을 때 누군가가 내 옆을 지나가며 양손가락으로 본인의 눈을 옆으로 쭈욱 늘린다던가, 길을 몰라 말을 걸었을 때 코를 막거나 어이없다는 식의 표정을 지으며 무시하며 지나간다던가, 굳이 말은 안통하더라도 피식피식 쪼개며 기분나쁘게 비웃는 것이 느껴진다는가 등등.

어느 나라에서든지 타인에 대한 차별은 있는 게 사실이다. 하물며, 학교나 직장 내에 왕따가 있는 것도 현실이니 말이다. 최근 BTS 를 비롯한 각계 각층의 한류 열풍으로 인해 이제는 세계 어디를 가든 한국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자리 잡힌 게 사실이다.

하지만 2~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서구권 나라에 방문을 하면 “Are you Japanese?” 라는 물음이 우선이었다. 더군다나, ‘KOREA’ 라는 나라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많았던 게 사실이었고, 일본인 외에는 들어가기 힘든 고급 레스토랑이 아직도 있으니 말이다.

서로가 다양한 환경에서 자라왔고, 서로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그로 인한 선조들로부터 현재의 어른들의 잘못된 인식과 내리 교육 때문에 이런 문제(상황)가 발생되는 거라 생각된다. 

예를 들면, 우리가 어렸을 때 한 번씩은 듣고 배웠을 법한 ‘단일 민족’, ‘신토불이’ 등의 단어도 전체적인 맥락이나 느낌 상 참 좋은 뜻이긴 하나, 다르게 해석하면 “우리 나라는 우리 민족으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방 국가 보다 더 우월하고 우수하다.” “우리 것이 (혹은, 우리 것만) 제일 소중하다.” 라는 우월주의와 흑백논리가 내제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이건 기존 어른들의 잘못된 교육으로 지금의 어른들 또한 그런 꼰대의 의식에 사로잡혀 본인도 모르는 사이 무언가에게 차별적인 행동을 하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잘못은 반려견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서도 비롯된다. “이 강아지는 순종인가요?” 라는 질문 자체가 하나의 생명 앞에서 얼마나 경솔한 발언인지 혹시 느껴지는가? 사람으로치면, “당신은 순수 백인인가요?” 라는 말과 같다. 

과학 교육시간 내에 유전적인 내용과 관련된 질문이었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지만, 일반적인 생활에서의 이런 질문은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한 체 “우리처럼 고귀한 혈통 앞에 어디서 이런 잡것들이??” 라는 가치관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 아닌가.

물론, 같은 신체구조와 유전적인 구조를 지닌 같은 견종 간의 교배는 자연적으로, 환경적으로 좋은 건 사실이긴 하나,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더 지능적으로, 신체적으로 더 건강하거나 우월한 것은 절대 아니다. 실은 그 내막은, 인간의 욕심 (혹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여러 견종의 교배를 통해 하나의 순종으로 만들어 내는 과거의 과정이 있었고, 마치 그 견종이 태초부터 있어왔던 것 처럼 순종혈통이라며 인간으로부터 포장당한 게 지금의 실상이다. (아마, 이 얘기를 처음듣거나 보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라 판단된다. ) 

그래서, 그 순종 자체가 인간에게 하나의 혈통으로 인정이 되면, 같은 혈통끼리 교배를 시켜 계속해서 개체 수를 유지해나가는 것이고, 그로 인한 같은 가족 내에 교배에 의한 기형견 발생, 그리고 같은 혈통으로의 교배로 인해 유전적으로 강점은 더욱 강하게, 약점은 더욱 약하게, 유전적인 강약점 특성이 극과 극으로 치닫여서 그 결과로 견종마다 고질적인 질병이 더욱 심화되게 된다.

인간 사회이기 때문에, 모든 것은 인간의 기준에 따라 결정이 된다. 따라서, 우리가 당했던 그 모욕과 수치심 또한 반려동물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 내려오게 된다. 그러면서 더욱 웃긴 건, “야~ 쟤는 엄마가 한국인이고 아빠가 미국인인데, 정말 인형처럼 이쁘다~!” 라는 그 위선적이고 철없는 말 한 마디가 또 어떤 예쁘장한 유기견들을 스타로, 또 어떤 잡종을 순종처럼 둔갑하는 행동으로 결정되는, 순종과 잡종, 우리 인간의 이기심이 베어있는 한 끗 차이다.

#필자는 이랜드그룹에서 글로벌 SPA 패션브랜드 사업부 마케팅 책임자를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반려견 패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펫데렐라 프로젝트의 공동 대표이자 청담씨티칼리지 실용전문학교의 반려동물학과 펫패션 분야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유기견의 견생역전 프로젝트를 위한 일환으로 반려동물 문화행사를 준비 중에 있으며, 그 행사를 주관하는 ㈜컬쳐 유니버스의 대표로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소정빈 대표(펫데렐라 프로젝트ㆍ(주)컬쳐유니버스) petderella_c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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