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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취재] 제53회 마카오 그랑프리를 가다

[현지 취재] 제53회 마카오 그랑프리를 가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6.12.1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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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 WTCC 등 다양한 자동차경주 열려…‘수퍼 루키들의 격전장’

‘꿈의 레이스’ F1(포뮬러원)으로 가는 최종관문인 마카오 그랑프리가 지난 11월 17일부터 20일 까지 마카오의 기아 서킷에서 열렸다. 전통적으로 도시전체의 축제인 마카오 그랑프리는 올해 벌써 53번째 대회로 미하엘 슈마허와 아일톤 세나, 미카 하키넨 등의 걸출한 F1스타들을 배출했다. 특히 작년 마카오 F3대회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한 로버트 쿠비카와 세바스찬 베텔은 나란히 BMW자우버에 영입되는 영광을 누렸고 올해 대회 역시 마찬가지로 F1 진출을 위한 수퍼 루키들의 격전장을 예고했다.

마카오 시내를 가로지르는 6.12km의 서킷은 평소 일반도로로 사용되는 구간이다. 도시 특성상 도로가 좁고 복잡하기 때문에 경기는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다. 마카오 기아 서킷의 모태는 몬테카를로에 있다. 한 때는 무역항으로 인근의 홍콩보다 경제 수준이 높았지만 자연적인 영향으로 인해 무역항이 쇠퇴하고 마카오 정부가 내놓은 비전은 그랑프리와 카지노 산업.

카지노 산업이 일년 내내 짭짤한 외화를 벌어들이는 재미없고 음성적인 사업인 반면 일년에 일주일 가량 마카오 시민들의 편의를 볼모로 열리는 F3는 산업 이라기 보다는 시민들과 전 세계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이 함께 하는 축제에 가깝다.

마카오 그랑프리가 열리는 기아 서킷은 오전 6시에 오픈 한다. 하루의 일정이 끝나는 6시 이후에는 다시 일반적인 공공도로로 돌아오지만 그랑프리 주간은 오전 6시부터 일반 차들의 출입이 통제된다.

총연장 6.1km의 길이를 가진 기아 서킷은 노폭이 좁고 고저 차가 크기로 유명하다. F3에 참가하는 루키들과 관련 팀 스텝들의 말을 빌자면 '마카오에서 비오는 날 잘달리는 선수는 F1에 가서도 한자리를 차지 할 수 있다.' 라고 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추월이 가능한 구간이 몇 개 되지 않으며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시케인과 헤어핀은 드라이버들을 매우 피곤하게 만든다. 때문에 사고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아마도 전 세계 서킷 중에 가장 많은 사고가 일어나는 곳이 마카오의 기아 서킷이 아닐까 한다.

호수를 끼고 있는 스타트 그리드는 긴 직선이 시원하게 뻗어있는 곳으로 메인 스탠드와 경기 내용을 한번에 볼 수 있는 대형 전광판이 설치되어있으며 마카오 시내를 가로지르는 서킷의 주변 호텔에는 특설 관람석이 마련되어 있다. 쉽게 설명해 경기가 있을 때는 마카오 어디를 가더라도 경기 모습의 일부를 관람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11월 15일부터 시작된 53회 마카오 그랑프리는 모터사이클 레이스, 인피니언 카레라 컵, FIA WTCC, 폴리텍 F3 등의 다양한 경기가 열린다. 이중 FIA WTCC와 폴리텍 F3는 마카오 그랑프리의 메인 이벤트 격이다.

요코하마 타이어가 협찬하는 WTCC와 F3는 저마다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닌다. 메이커들의 참가가 두드러진 WTCC는 각국을 대표하는 투어링 카의 경쟁 장이다. 독일의 BMW를 비롯해 이탈리아의 알파로메오, 일본의 혼다, 체코의 스코다를 비롯해 GM의 시보레가 참가하고 있다.

경기는 하루에 오전 오후로 나뉘어 2개의 라운드가 열린다. 특히 올해는 시보레의 라세티가 시즌 초반부터 강세를 보이며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마지막 라운드인 마카오 그랑프리에서는 3대 중 2대가 사고로 인해 리타이어 했다. 본선 경기가 열리기 직전 모든 머신들이 포메이션 맵을 돌고 있는 시간 까지 정비에 한창이던 라세티가 맨 후미에서 출발 할 때는 관람객들의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첫 라운드 시작부터 사고가 발생했다. 선두 그룹을 이루고 있던 앤디 프리올슨과 던컨 휴이즈맨 등은 사고 지역을 빠져 나왔지만 중위권이하의 그룹들은 제대로 경기를 치러보지도 못하고 포기해야 하는 팀이 많았다. 올해는 BMW 팀의 앤디 프리올슨과 요르그 뮐러의 대결로 압축되어 마지막까지 시즌 챔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첫 라운드는 앤디 프리올슨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오후에 벌어진 두 번째 라운드는 첫 라운드 보다 더 큰 사고가 발생했다. 미처 첫 랩을 체우기도 전에 5대의 머신이 엉키면서 사고가 발생했고 1랩과 4랩에서 크고작은 사고가 잇따라 일어나 총 8대의 머신이 리타이어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올 시즌 마지막 라운드인 이번 라운드에서는 요르그 뮐러가 2위 이반 뮐러를 2초 차이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앤디 프리올슨은 5위에 올랐다. 시보레의 라세티는 10위에 오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시즌의 맨 마지막에 열리는 마카오 F3는 수퍼루키들의 대결장이다. F1에 오르기전 마지막 관문인 F3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F1 팀의 러브콜이 잇따라 이어진다. 올해는 유난히도 일본 드라이버들의 강세가 이어졌다. 마카오 폴리텍 F3의 머신 규정은 타이어는 요코하마 원메이크 이며 섀시는 달라라의 FIA F3 규격 섀시를, 엔진은 토요타의 톰스와 혼다의 무겐, 메르세데르스의 HWA, 오펠의 스피스, 닛산 만이 허용된다. 각 엔진은 검차를 통과한 후 봉인이 되어 있으며 출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흡기는 공통적으로 제한된다.

대부분의 F3 드라이버들은 카트부터 시작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드라이버들이 많다. 일본과 미국, 영국, 독일 출신들의 드라이버들이 많으며 스페인과 네덜란드 등 모터스포츠 변방 국가의 선수들도 간혹 눈에 띤다.

토요일에 펼쳐진 예선은 본선에 못지 않은 열기를 보였다. 예년과 달리 일본 팀과 선수들의 강세가 이어 졌으며 타임어택에서도 그러한 특징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예선 1위는 카무이 고바야시가 차지했고 2위도 일본의 코헤이 히라테가 차지해 결승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작년 F3 우승자인 세바스찬 베텔은 예선 9위로 출발했다. 예선과 전반적인 분위기로 봐서 올해는 일본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본선 스타트 신호가 내려졌을 때는 예상이 빗나가기 시작했다. F3 역시 경기 초반부터 사고에 휘말렸다. 미처 1랩이 끝나기도 전에 3대의 머신이 리타이어하고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황색기가 발령되었다. 선두로 치고 나온 선수는 마이크 콘웨이 였고 2위에는 리차드 안티누치가 자리 잡았다. 두 선수의 기록차이는 불과 0.01초 차이로 경기가 종료 될 때까지 무수한 명승부를 연출해 냈다. 콘웨이와 안티누치는 노즈 투 테일 배틀을 벌이며 아슬아슬한 레이스를 펼쳤다. 타이어가 접촉하는 것은 예사였고 밀고 당기는 승부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결국 경기는 마이크 콘웨이의 우승으로 돌아갔다. 작년 우승자이자 현 BMW 자우버의 테스트 드라이버인 세바스찬 베텔은 23위에 만족해야 했다.

내년에는 어떤 선수가 한해 10명 미만에게만 발급되는 수퍼A 라이센스를 얻게 될지는 아직 알려진 게 없지만 이들 중에 반드시 제2의 슈마허나 세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올해 마카오 그랑프리는 어느 해 보다도 경쟁이 치열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시즌 챔프를 점치기도 어려웠고 마카오를 방문한 도박사들의 베팅도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만큼 복잡했다. F3는 기존 타이어 스폰서인 요코하마 타이어 외에도 폴리텍 같은 거대 기업의 스폰서십 참여로 보다 활기 찼으며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WTCC도 이제는 국제적인 투어링카 레이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좁은 노폭 때문에 사고 처리에 시간이 오래 걸려 경기 자체가 늘어지고 한번에 모든 코스 전체를 관람하기에 힘들다는 점이 옥에 티로 남는다.

/황욱익 모터매거진 기자 racroix@naver.com
/사진=마카오정부 제공(www.macau.grandprix.gov.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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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제53회 마카오 그랑프리를 가다

 

/동영상=마카오정부 제공(www.macau.grandprix.gov.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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