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2006시즌 드라이버 챔피언인 페르난도 알론소(르노팀)가 1년여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알론소는 28일 싱가포르 스트리트 서킷에서 열린 2008시즌 F1(포뮬러 원) 싱가포르 그랑프리에서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으며 시즌 막판에 가까스로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9월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래 1년여만이자, F1 역사상 처음으로 낮이 아닌 밤에 열린 나이트 레이스에서 초대 왕자에 오른 것이다.

또 지난해 맥라렌팀에서 4승을 거두며 드라이버 랭킹 3위에 올랐지만, 팀 동료인 루이스 해밀턴과의 불화로 쫓겨나다시피 팀을 옮긴 알론소로선 친정이라 할 수 있는 르노팀 복귀 이후 첫 승을 기록하며 체면치례를 했다. 알론소는 이 대회 우승으로 통산 20승째를 채웠다.

윌리엄스팀의 니코 로즈버그가 생애 최고 성적인 2위를, 드라이버 챔프 1위를 달리고 있는 루이스 해밀턴이 3위를 각각 차지했다.

알론소에겐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대회였다. 알론소는 연습 때 가장 빠른 랩타임을 기록했지만 전날 열린 예선서 연료 공급 계통 문제로 인해 도중에 레이스를 포기, 이날 결선서 15위로 출발하며 사실상 상위권 입상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팀 동료인 넬슨 피케가 알론소의 우승에 1등 공신이 됐다. 알론소는 13랩에서 가장 먼저 피트스톱을 한 후 가장 뒤에 처졌는데, 피케가 14랩에서 사고를 일으키는 바람에 세이프티 카가 나오면서 레이서들간의 거리차가 없어진 것.

직후 피트인이 허용되면서 많은 머신들이 피트스톱을 하는 틈을 이용, 알론소는 15단계를 뛰어넘어 5위까지 치고 올랐다. 여기에다 앞서가던 로즈버그와 로버트 쿠비자(BMW팀)가 피트스톱 반칙으로 인해 페널티를 받는 사이 알론소는 서서히 순위를 올렸고 33랩에서 마침내 1위에 오른 후 한번도 선두를 허용하지 않고 내달린 끝에 포디엄의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알론소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예선에서 부진했기 때문에 우승은 꿈도 꾸지 못했는데, 큰 행운이 따른 것 같다"며 기뻐했다.

한편 이 대회는 사상 첫 야간 레이스인데다, 코스에 익숙치 않은 많은 드라이버들이 실수를 연발하고, 키미 라이코넨(페라리팀)마저 58랩에서 순위 다툼을 벌이다 벽에 충돌하며 리타이어하는 등 대회 진행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로즈버그와 순위 경쟁을 벌이던 해밀턴은 라이코넨이 탈락하는 장면을 보고, 더 이상 무리하지 않는 레이스를 펼치며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직전 라운드까지 해밀턴과 1점차로 드라이버 챔프를 경쟁하던 펠리페 마사(페라리팀)는 예선 1위로 이날 피케의 사고 직전까지 1위를 지켰지만 첫번째 피트스톱에서 연료 주입 파이프를 빼지 않고 출발하는 실수를 범한데다 아드리안 수틸(포스 인디아팀)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드라이브 트루 페널티를 받는 등 잇달은 실수로 13위에 처지며 점수 추가에 실패했다.

이날 6점을 추가한 해밀턴은 마사와의 간격을 7점차로 벌이며 사상 첫 챔프 등극에 한발짝 다가섰다. 맥라렌팀은 6점을 추가, 마사와 라이코넨의 부진으로 이날 1점도 얻지 못한 페라리팀을 제치고 컨스트럭터(팀) 순위에서도 1위에 올랐다. 올 시즌 세번의 라운드가 남은 가운데 맥라렌팀은 135점, 페라리팀을 기록하고 있어 시즌 끝까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게 됐다.

한편 F1 사상 첫 나이트 레이스로 열려 많은 모았던 이번 대회는 밤에 열렸으면서도 낮과 다름없는 조명 시설에다, 팬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었고, 현란한 야경이 펼쳐지는 등 많은 사람들의 호평속에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시즌 18번의 라운드 가운데 16라운드인 일본 그랑프리는 10월10일부터 12일까지 일본 시즈오카현에 위치한 후지스피드웨이에서 열린다.

/김기홍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브리지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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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FORMULA 1 SINGTEL SINGAPORE GRAND PRIX
Pos No Driver Team Laps Time/Retired Grid Pts
1 5 Fernando Alonso Renault 61 1:57:16.304 15 10
2 7 Nico Rosberg Williams-Toyota 61 +2.9 secs 8 8
3 22 Lewis Hamilton McLaren-Mercedes 61 +5.9 secs 2 6
4 12 Timo Glock Toyota 61 +8.1 secs 7 5
5 15 Sebastian Vettel STR-Ferrari 61 +10.2 secs 6 4
6 3 Nick Heidfeld BMW Sauber 61 +11.1 secs 9 3
7 9 David Coulthard Red Bull-Renault 61 +16.3 secs 14 2
8 8 Kazuki Nakajima Williams-Toyota 61 +18.4 secs 10 1
9 16 Jenson Button Honda 61 +19.8 secs 12
10 23 Heikki Kovalainen McLaren-Mercedes 61 +26.9 secs 5
11 4 Robert Kubica BMW Sauber 61 +27.9 secs 4
12 14 Sebastien Bourdais STR-Ferrari 61 +29.4 secs 17
13 2 Felipe Massa Ferrari 61 +35.1 secs 1
14 21 Giancarlo Fisichella Force India-Ferrari 61 +43.5 secs 20
15 1 Kimi Raikkonen Ferrari 57 Accident 3
Ret 11 Jarno Trulli Toyota 50 Hydraulics 11
Ret 20 Adrian Sutil Force India-Ferrari 49 Accident 19
Ret 10 Mark Webber Red Bull-Renault 29 Transmission 13
Ret 17 Rubens Barrichello Honda 14 Engine 18
Ret 6 Nelsinho Piquet Renault 13 Accident 16

드라이버 챔피언십
Pos Driver Nationality Team Points
1 Lewis Hamilton British McLaren-Mercedes 84
2 Felipe Massa Brazilian Ferrari 77
3 Robert Kubica Polish BMW Sauber 64
4 Kimi Raikkonen Finnish Ferrari 57
5 Nick Heidfeld German BMW Sauber 56
6 Heikki Kovalainen Finnish McLaren-Mercedes 51
7 Fernando Alonso Spanish Renault 38
8 Sebastian Vettel German STR-Ferrari 27
9 Jarno Trulli Italian Toyota 26
10 Timo Glock German Toyota 20
11 Mark Webber Australian Red Bull-Renault 20
12 Nico Rosberg German Williams-Toyota 17
13 Nelsinho Piquet Brazilian Renault 13
14 Rubens Barrichello Brazilian Honda 11
15 Kazuki Nakajima Japanese Williams-Toyota 9
16 David Coulthard British Red Bull-Renault 8
17 Sebastien Bourdais French STR-Ferrari 4
18 Jenson Button British Honda 3
19 Giancarlo Fisichella Italian Force India-Ferrari 0
20 Adrian Sutil German Force India-Ferrari 0
21 Takuma Sato Japanese Super Aguri-Honda 0
22 Anthony Davidson British Super Aguri-Honda 0

매뉴팩처러즈 챔피언십
Pos Team Points
1 McLaren-Mercedes 135
2 Ferrari 134
3 BMW Sauber 120
4 Renault 51
5 Toyota 46
6 STR-Ferrari 31
7 Red Bull-Renault 28
8 Williams-Toyota 26
9 Honda 14
10 Force India-Ferrari 0
11 Super Aguri-Honda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