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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성공자의 여유’ BMW 6시리즈 그란 쿠페

[시승] `성공자의 여유’ BMW 6시리즈 그란 쿠페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3.10.24 08:57
  • 수정 2013.10.2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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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감 넘치는 6시리즈 최초의 4도어 모델…시승모델은 640d xDrive


'BMW 6시리즈 그란 쿠페'는 6시리즈 최초의 4도어 모델이다. 모델명이 그 차의 성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렇다고 드라이빙 슈즈와 글러브까지 요구하진 않는다. 7시리즈 뒷좌석에 앉을 법한 이들이 직접 운전대를 잡고 드라이브를 즐기기 위해 존재한다. 성공한 삶을 위한 여유 넘치는 차다.

첫인상은 차체가 무척 낮고 길쭉하다. 7시리즈의 느낌을 닮은 눈매는 다소 밋밋해 보인다. 하지만 조금 내려다보면 과격한 범퍼 디자인이 입을 잔뜩 벌리고 이빨을 들어낸 상어를 연상시킨다.


도어 창문에는 프레임이 없어 쿠페의 느낌을 유지했다. 뒷모습은 선이 굵은 조각품을 보는 것처럼 입체감이 넘친다. 뒷범퍼는 아래로 갈수록 좁아져 트레드가 넓은 뒷바퀴를 그대로 드러낸 모습이 섹시하다.

실내로 들어서면 앞뒤 시트가 몸을 감싸고 등을 잘 받쳐줘 편안하다. 앞좌석 안전벨트는 시트와 일체형으로 쿠페 모델과 같다. 그 뒤로 뒷좌석에서 앞 시트 전후 조절이 가능한 스위치가 마련돼있다. 뒷좌석 유아용 시트 고정장치는 지퍼로 숨겨놓아 깔끔하다.


뒷좌석 가운데에 위치한 송풍구가 좌석을 좌우를 나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2+2 구성의 4인승이 아닌 4+1 구성의 5인승이다. 뒷좌석 등받이는 트렁크에 있는 폴딩 핸들을 통해 손쉽게 6:4 비율로 접을 수 있고, 스키 스루도 가능하다. 트렁크 공간도 상당히 넓다.

그란 쿠페는 5개의 눈을 지녔다.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모니터로 주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앞 범퍼 양쪽에 달린 사이드뷰 카메라는 골목길, 주차장 등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차와 사람을 확인하는데 유용하다. 차를 내려다보는 느낌의 톱뷰 카메라는 주차 시 편하다.


BMW는 친환경과 다이내믹을 모두 포기하지 않은 이피션트 다이내믹스 철학을 내세운다. 브레이크 에너지 재생 시스템, 오토 스타트 스톱 기능은 기본, 에코 프로 모드를 통해 가속, 변속뿐만 아니라 냉난방 시스템까지 최적의 연비를 달성하기 위해 조정된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컨트롤 버튼을 통해 에코 프로에서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모드까지 차량의 특성을 쉽게 바꿀 수 있다. 특히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바꾸면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DSC)의 개입을 최대한 늦춰준다.


계기판은 전체가 하나의 모니터로 구성돼 선명하며, 주행모드에 따라 그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운전 중 시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속도와 경로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사용하면 할수록 편하게 느껴진다.

최근 BMW 모델들을 타보면 ‘최첨단’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차가 아니라 최신 IT 기기 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란 쿠페는 거기에 은은한 커피 향 같은 감성을 더했다. 마치 카페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 여유로운 모습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스포츠 드라이빙에 들어가면 새삼 자동차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운전의 원초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번에 시승한 그란 쿠페 640d xDrive는 직렬 6기통 2,993cc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313마력(4,400rpm), 최대토크 64.3kgm(1500~2,500rpm)로 535d(가격 9,890만원)와 같다. 컴포트 모드에서도 가속에 여유가 느껴질 정도로 힘이 넘친다. 에코 프로 모드에서는 가속이 한없이 느긋해진다.


신기한 점은 운전 중 속도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다는 것.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자 속도가 한 없이 올라가고 있는 데도 빠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니 엔진의 반응이 한층 더 빨라진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은 5.3초.

엔진은 마치 들으라는 듯 소리를 크게 낸다. 하지만 경박하거나 시끄럽지 않고 오히려 웅장하면서 스포티하다. 디젤도 이럴 수 있구나 싶다. 그에 비해 진동은 적어서 운전자가 느끼는 스트레스가 적다. 다만 오토 스톱 후 재시동 시 충격이 큰 편이다.


8단 자동변속기는 시속 100km에서 1,450rpm으로 낮게 유지시킨다. 수동모드에서는 변속되는 순간 충격이 느껴진다. 공인 표준연비는 리터당 13km로 535d보다 조금 부족하며, 공차중량은 1,870kg으로 큰 차체와 4륜 구동 시스템 등으로 인해 145kg 더 무겁다.

운전 중에도 차체의 무게감이 상당히 크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빠르게 감속되며 불안하지 않게 밸런스를 잘 유지한다. 승차감은 안락함에 초점을 맞췄다. 처음엔 딱딱한 듯 하지만 타면 탈수록 부드러운 느낌이 더 크다.


선회 시에는 너무 출렁거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칠 수 없는 차의 성격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차체가 워낙 낮고 넓어서 어떤 상황에도 불안하지 않다. 시야도 아주 낮다.

지면과 가까운 카트나 포뮬러처럼 노면을 빠르게 훑고 돌아가는 모습이다. 거기다가 xDrive가 실시간으로 구동력을 배분하며 접지력을 최적화해 신속하고 민첩한 주행을 선보인다. 얼마나 더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 수 있을까 하는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킨다.

타이어 사이즈는 앞 245/40R19, 뒤 275/35R19. 장착된 미쉐린 프라이머시 HP는 컴포트 타이어이면서도 젖은 노면에 특화된 고성능 프리미엄 타이어를 지향한다. 실제 시승에서도 비가 내려 촉촉히 젖은 노면에서 흐트러짐 없이 운전자가 원하는 라인을 그릴 수 있게 도왔다.

BMW 그란 쿠페 640d xDrive의 값은 1억 1,670만원. 재력을 과시하기에도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기에도 좋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꼭 특정한 용도를 바라지 않는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뽐내는 차다. 아름다운 스타일에 한눈에 반해 다가가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시승 글=강민재(카레이서), 시승 정리=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BMW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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