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F8 트리뷰토 "당신은 즐기기만 하세요!"
페라리 F8 트리뷰토 "당신은 즐기기만 하세요!"
  • 지피코리아
  • 승인 2019.12.0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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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슈퍼카 페라리는 무시무시한 차로 각인돼 있다.

최고출력 500~600마력을 넘나드는 파워트레인은 일반운전자에겐 설렘 보다 두려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낮은 차체에 납작한 운전석 때문에 운전시야도 빨리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에 더욱 운전의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에 시승한 페라리 F8 트리뷰토는 조금 달랐다.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두바퀴 정도 실주행을 하면서 예상 보다 손쉬운 스피드 즐기기가 가능했다.

본지 기자는 과거 카레이싱 대회에 다수 출전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어쩌면 그 보다 더 안정감 있는 720마력을 맛볼 수 있었다.

처음엔 물론 아주 조심스러웠다. 보통 페라리와 람보르기니의 모델들은 무척이나 예민하기 때문에 악셀링 부터가 소위 '깃털' 밟기로 시작한다.

살살 밟아 본다. 슬쩍 슬쩍 악셀패달을 누르는데 움찔 움찔한다. 그리고는 서서히 rpm을 높이면서 가속감을 즐기기 시작했다.

스티어링휠의 양쪽 홈에 엄지손가락을 절대 놓치지 않았다. 조향기어비가 낮아 스티어링휠 한바퀴면 큰 코너링도 문제없다. 

앞서 시승한 기자들이 차를 달궈놓아 그런지 가속이 부드럽다. 처음엔 미끄러지듯 나가되, 곧 팽팽한 파워트레인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브레이크도 더 단단해졌다.

튼실한 하체지만 그렇다고 통통 튀거나 하지 않는다. 전문서킷이어서 초광폭 타이어도 노면을 제멋대로 타거나 하는 것도 없다. 그래서 불안감은 거의 없다. 

시속 100km는 아주 어린애 장난 수준으로 올린다. 시속 200km 정도부턴 긴장감이 돈다. 적절한 변속 타이밍을 잡아서 파워트레인의 팽팽함을 유지해 본다. 역시나 코너링에서의 맛이 일품이다. 노면에 딱 붙여잡고 돌아나간다.

약간 아쉬운 점은 V8 트윈 터보엔진 3902cc의 배기음은 그다지 날카롭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부분도 일반 공도에서 즐기기엔 도움이 되겠지만, 서킷에선 페라리의 F1 머신(1000마력) 감각을 조금이나마 느끼기엔 모자란 사운드다.

도로위의 레이싱카이면서도 안정감이 높은 이유는 V8의 부드러운 미드십 엔진에서 출발한다. 엔진회전수 8000rpm도 거뜬히 오르내리면서도 버거워하는 감이 전혀 없다. 아니 숨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페라리 라인업 가운데서도 유일한 미드십 엔진을 탑재한 F8 트리뷰토는 코너링을 빠져나갈 때도 최대토크 78.5kgf.m으로 강하면서도 부드럽게 굽이치며 불안감을 없앴다.

F8 트리뷰토는 군더더기 없이 제로백 2.9초를 위해 태어난 머신이라 할 수 있다. 밟으면 트윈터보를 터트리며 휠스핀 없이 서킷을 쏘아 붙인다. 최신 전자제어 시스템인 사이드 슬립 컨트롤(SSC)이 쉴새없이 작동할 때도 "운전자는 스피드를 즐기기만 하세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랩타임 0.1초를 줄이기 위해 극한의 기계적 작동을 하면서도 최첨단 전자제어를 통해 운전자에겐 절대적으로 즐거움만 주려는 기특한 녀석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페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