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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엔진도 없는데 어떻게 달릴까?...'배터리 에너지 밀도'

전기차, 엔진도 없는데 어떻게 달릴까?...'배터리 에너지 밀도'

  • 기자명 김민우
  • 입력 2020.03.28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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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고, 기술 발전이 이뤄지면서 전기차 대중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한계가 있어 '시티카' 개념을 벗어나지 못했던 전기차는 이제 가솔린 차량 만큼 멀리 갈 수 있게 됐다.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면서 배터리 가격도 낮아지면서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전기차에 대한 궁금증은 넘쳐난다. '공학기술'의 결정체로 불리는 내연기관도 없이 어떻게 달릴 수 있는 것인지, 같은 배터리나 모터를 장착하고도 다른 주행 성능, 질감을 선보일 수 있는지 등 많은 사람들은 아직까지 전기차가 익숙하지 않다. 전기차를 구성하는 주요 부품을 통해 전기차 구동에 대해 쉽게 알아보자. 

자동차는 '엔진'이 핵심 부품이다. 하지만 전기차는 '배터리가' 핵심이다. 배터리는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부품으로, 내연기관차의 연료탱크에 해당한다. 전기차 주행거리는 보통 배터리 용량에 따라 좌우된다. 하지만 무작정 배터리 용량만 늘린다고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배터리가 차지하는 부피와 무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전기차 배터리 효율성을 높이는데 혈안이 돼있다. 전기차 주행거리를 효율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여야 한다. 크기가 작고 가벼우면서 전기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저장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출시된 전기차는 배터리 기술 발전에 따라 에너지 밀도가 크게 높아졌다. 덕분에 1회 충전 주행거리도 초기 전기차보다 크게 늘었다. 기아자동차 쏘울 부스터 EV의 경우 64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386km를 달릴 수 있다.

배터리 수명도 크게 개선됐다. 전기차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 패턴에 따라 수명이 달라지는데, 일상적인 사용 조건이라면 폐차할 때까지 배터리 내구성에 대한 걱정 없이 운행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배터리 전력을 100% 방전될 때까지 주행하고 다시 충전하는 경우라면 1000회, 배터리 전력 50%를 사용하고 다시 충전하는 경우라면 5000회, 전력 20%를 사용하고 다시 충전하는 경우라면 8000회까지 배터리 사용이 가능하다. 통상 20년 가량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또 다른 '열쇠'는 배터리 관리시스템(BMS)에 있다. BMS는 배터리와 일체형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으며, 통합전력제어장치(EPCU)에 포함되기도 한다. 셀의 충전 및 방전 상태를 감시하고, 배터리에 이상이 감지될 경우 릴레이(특정 조건에서 다른 회로를 개폐하는 장치)를 통해 자동으로 배터리의 전원을 잇거나 끊는다. 또 낮은 온도에서 성능이 저하되는 배터리 관리도 할 수 있도록 한다. 

전기차의 또 다른 주요 부품은 '구동모터'다. 실질적으로 엔진이 하던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전기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전환하여 바퀴를 굴린다. 엔진 대신 모터를 이용하면 주행 중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이 매우 줄어든다. 또 엔진보다 크기가 작아 공간활용성을 높이는데 유리하다.

구동모터는 발전기로도 이용할 수 있다. 내리막길 등 탄력 주행 시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해 배터리에 저장할 수 있다. 주행 중 속도를 줄일 때도 마찬가지다. 이는 회생제동 시스템이라고 한다. 현재 현대·기아차, GM 등 일부 전기차에는 회생제동을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

전기차에도 변속기 역할을 하는 부품이 있다. 바로 '감속기'다. 감속기는 모터의 특성에 맞춰 동력을 바퀴에 더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모터는 분당 회전수(RPM)가 내연기관 엔진보다 훨씬 높다. 때문에 회전수를 상황에 맞게 바꾸는 변속이 아닌, 회전수를 하향 조정(감속)해야 한다. 감속기는 모터의 회전수를 필요한 수준으로 낮춰 전기차가 더 높은 회전력(토크)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

내연기관은 주유를 통해 기름으로 움직인다면, 전기차는 충전을 해서 전기로 움직인다. 때문에 충전 부품도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완속 충전기 사용이 많은 전기차에 있어 온보드차저(OBC)의 역할은 크다. OBC는 완속 충전을 하거나, 휴대용 충전기로 가정용 플러그에 꽂아서 충전할 경우, 차량에 입력된 교류 전원(AC)을 직류 전원(DC)으로 변환하는 장치다. 교류를 직류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인버터와 비슷해 보이지만, OBC는 충전을 위한 장치이며 인버터는 차량 가속과 감속과 관련된 장치라는 점에서 그 역할이 다르다. 

/지피코리아 김민우 기자 harry@gpkorea.com, 사진=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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