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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세 감면효과 '억대 수입차만 웃고 있다'

개소세 감면효과 '억대 수입차만 웃고 있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0.06.1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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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자동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을 연장키로 하면서 수입차 업계에 ‘특혜’에 가까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개소세 인하 한도(100만원)가 사라져 고가 수입차를 더욱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당초 이달 말 종료되는 개소세 인하율을 70%에서 30%로 낮추는 대신 연말까지 연장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달까지 차량 출고 가격의 1.5% 부과되던 개소세율은 3.5%로 높아졌다. 다만 최대 100만원까지만 허용됐던 개소세 인하 한도를 없애 차 값에 따라 수백만원의 가격 인하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자동차 가격에는 ▲출고가의 5%에 해당하는 개소세 ▲개소세의 30%에 해당하는 교육세 ▲개소세와 교육세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 등 3가지 세금이 부과된다. 정부는 2018년 하반기부터 지난 연말까지 내수 진작을 위해 30% 인하된 3.5%의 개소세를 부과했다. 연초 개소세 종료 이후 신차 수요가 급감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정부가 3월부터 6월까지 한시적으로 개소세율을 1.5%로 70% 낮췄다. 

7월 1일 이후 개소세가 오르지만, 실제 구매 가격이 낮아지는 기준은 소비자가격 7667만원이다. 이보다 저렴한 차량은 7월 이후 현재보다 비싸게 구입해야 한다. 때문에 고가 수입차 업체의 경우 바뀌는 정책 덕분에 하반기에 더 많은 판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실제 하반기 개소세 인하 정책에 따르면 3000만원대인 현대차 '그랜저'의 경우 80만~90만원 가격이 오르게 된다. 반면 대당 수억원에 해당하는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마이바흐, 벤틀리 등 초고가 차량은 200만~800만원 상당의 가격 인하 효과를 누리게 된다. 

올 들어 5월까지 국내 수입차 판매는 10만88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1% 판매가 줄어든 국산차 시장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수입차 성장은 폭스바겐(431.6%), 아우디(160.6%), 시트로엥(90%) 등 4000만~7000만원대 차량을 주로 판매한 브랜드가 주도했다. 하지만 정책 변화로 메르세데스-벤츠, BMW, 포르쉐 등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도 1억원 내외 차량에 대한 판매 확대가 전망된다. 

게다가 최근 닛산 한국 법인 철수, 벤츠 검찰 압수수색 등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했던 수입차 업계는 반전 기회를 찾게 됐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개소세 인하 정책 덕분에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최근 악재가 겹치면서 하반기에 대한 우려가 컸다"며 "하반기 개소세 인하 정책이 고가 차량에 유리하게 바뀌면서 고부가 가치 차량 중심으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소세 정책이 내수 진작에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네시스 G80, GV80, G90, 기아차 K9 등 4종을 제외한 모든 국산차는 가격 상승이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내수 시장 90% 가량을 차지하는 국산차 판매는 줄고, 판매 볼륨이 작은 고가 수입차에만 혜택이 몰리는 것이 정책의 올바른 방향인지 의문"이라며 "개소세 인하 연장이라고는 하지만 국민 대부분은 가격 인상으로 느껴 하반기 자동차 내수 시장은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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