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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에 이룬 ‘포뮬러 카레이서의 꿈’

한달만에 이룬 ‘포뮬러 카레이서의 꿈’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4.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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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이서 사관학교 ‘드라이버 메이커’ (DRIVER MAKER)


‘DM 거친 박성일씨 한달만에 ‘카레이서의 꿈’ 이뤘다.

손발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포뮬러 레이싱카 콕핏에 앉은 지 불과 38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트랙에서의 공식 경기 처녀 출전.

 

투어링카는 물론 카트(Kart) 경험도 전무한 풋내기 레이서 박성일(24)씨가 지난 4월 24일 한국모터챔피언십(이하 ‘KMRC’) 2전 포뮬러1800-B 클래스에서 주위의 예상을 뒤엎고 첫 3위로 시상대에 올라섰다.

 

자동차경주를 생전 처음 접해본 박성일씨가 그것도 포뮬러카에 몸을 실은 지 불과 38일 만에 얻은 놀라운 결과였다.

 

약관의 나이를 갓 넘긴 박 씨는 올해 2월 군제대를 하자마자 레이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드라이버 메이커(DRIVER MAKER, 이하 DM) 김지호(30) 사장과 인연을 맺고 어릴 적 꿈의 실현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어찌 보면 당차 보이기도 하고 무모하기도 한 박성일씨의 첫 목표는 당장 올해 KMRC 시즌 포뮬러1800 클래스 출전이었다고 한다. 운전이라고는 기껏 사회에서 해본 일반운전이 전부였던 박 씨는 카레이싱에 입문한지 불과 한달여 만에 공식 경기에 참가하겠다고 김 사장을 졸라댔으나 바로 거절당했다. 하지만 이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김 사장은 박 씨의 확고한 의지와 밤낮을 그림자처럼 쫓아다니자 마지못해 시합 출전을 허락 해주고 말았다.

 

박 씨는 시합에 출전하기 전까지 카레이서가 되기 위한 훈련은 한마디로 철저했다. 그냥 철저한 것이 아니라, 고시생이 하는 공부에 버금가는 이론 학습은 물론이고 군 시절 경험했던 유격훈련은 소풍이었구나 싶을 정도의 체력훈련도 한몫 했다. 또 단기간 습득을 위한 기초 테크닉 훈련은 박씨가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생지옥 훈련이었다고 말한다.

 

박 씨가 단기간에 훈련으로 데뷔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일등공신은 다름아닌 ‘멀티 데이터 시스템’ 학습법 이었다. 이 학습법은 데이터 로깅 시스템과 멀티 캠 인 카 시스템.

 

자동차 경주라는 것은 다른 스포츠와 달리 항공기를 능가하는 고정밀 경주차를 인간이 다루는 경기인지라 무엇보다도 경주차와 드라이버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이 커뮤니케이션 루틴은 경마에서의 말과 기수와의 감성적 교감과는 차원이 다른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데이터를 근간으로 이루어진다.

 

주행중인 경주차의 엔진 출력, 속도, G포스(횡가속도) 값 등과 드라이버의 핸들 및 페달 조작에 따른 핸들 각도, 액셀 페달, 브레이크 페달의 사용 횟수, 답력 값 등 경주차와 드라이버의 행동하나하나 모든 것이 수치화 되는 시스템이다.

 

멀티 캠 인 카 시스템은 경주차 내부에 실시간 화상이 전송되는 카메라 앵글을 핸들과 페달에 탑재해 드라이버의 행동을 실시간 분석해 드라이버의 기초적인 테크닉 교육에 이용하는 화상 교육 시스템이다.

 

국내 모터스포츠 역사상 이런 체계적인 전문 드라이버 교육 시스템은 DM만이 갖고 있는 독보적인 교육 시스템이라고 김 사장은 말한다.

 


포뮬러1800-B 종목에 첫 출전해 3위 한 박성일씨. I 사진=지피코리아


드라이버 메이커 김지호 사장. I 사진제공=DM

김 사장은 포뮬러 전 레이서 출신이다. 잠시 레이서로서의 꿈을 접고 드라이버 만들기의 뜻을 펼치기 위해 DM을 설립한 것은 지난해 말. 이전의 경험을 위주로 한 주먹구구식의 교육 환경에서 배워왔던 김 사장은 본인이 겪은 전철을 후배들에게는 경험 시키지 말아야 겠다는 선배로서의 각오가 회사설립의 이유다.

 

이런 이유로 김 사장의 레이싱팀 운영 철학 역시 남달랐다. 유능한 드라이버의 마구잡이식 영입으로 포뮬러, 투어링카, 오프로드 등등 문어발식 진형을 갖는 것은 국내 모터스포츠 전체에 결코 좋은 결과를 낳지 않을 것이라 믿고 보다 전문화된 팀 컬러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생각의 끝은 신인 카레이서의 발굴과 일정 수준까지의 양성이다. 그 이상은 절대 넘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모터스포츠는 수평적으로나 수직적으로 넓게 포진 되어 있는 산업이고 문화입니다. 이 공간에는 관련 기관, 기업, 전문 팀, 미디어 등 부문별 인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구성 인자들이 상생적 조화를 이루어갈 때 모터스포츠 산업과 문화는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문 레이싱팀의 시스템이 제대로 정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모터스포츠 최대 과제인 대중화의 최전선에 있는 구성 인자가 바로 전문 팀이기 때문이죠”

 

“이에 반해 저는 뿌리쪽에 조금 더 눈을 맞추고 있습니다. 화려한 장미 꽃잎도 좋고 탐스러운 열매도 탐나기도 하겠죠. 하지만 땅속에 묻혀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뿌리 내리기 부문의 매력도 좋지 않나요.

 

하지만 김 사장의 욕심은 끝이 없어 보인다. 일반 대중과의 첫 대면을 위한 다음 카페 ‘카레이서가 되고 싶다’(cafe.daum.net/fomulakorea)의 회원수가 6천명에 이른다. 열성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회원이 절반을 넘는다고 하니 내실있는 카페임이 분명한 것 같다.

 

또 강남 압구정 로데오 근처에 마련된 오프라인 ‘DM 카페(02-541-1840)도 운영을 하고 있다. 이곳은 교육장, 다과실, 시뮬레이션 게임 등을 갗춰 모터스포츠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녀 갈 수 있는 곳이다.

 

“한국 모터스포츠의 과제는 대중화 뿐만이 아닙니다. 가치 있는 브랜드화의 숙제가 하나 더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제를 위해 온오프라인상의 인프라 구축은 물론 타 문화와의 상호 협력 , 아마추어 클럽 중심의 이벤트 등 대중적인 브랜드 전략을 함께 펼쳐 나가야 합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기자 gpkorea@gp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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