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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무시한 GT1 규정…‘돈 쏟아 붓기’ 여전

현실 무시한 GT1 규정…‘돈 쏟아 붓기’ 여전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4.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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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차 제작비 지금보다 최소 5억 이상 더 들어가

일부 레이싱팀 “내년에 팀 운영 포기할 수도 있다”


내년도 GT1 규정이 올해보다 더 고비용 저효율 레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GT위원회는 내년부터 한국모터챔피언십 GT1(배기량 2000cc이하, 무제한 개조) 종목에 올해보다 업그레이드 된 엔진튜닝과 전일본그랜드투어링카챔피언십(JGTC) 섀시를 베이스로 한 기술 규정으로 바꿀 수 있다고 밝혀 국내 레이스가 지금보다 더 고비용 저효율의 레이스로 전락되지 않을까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인디고, 오일뱅크, 시그마파오렉서스, 캐스트롤-BMW, 지크XQ 리레이싱 등 국내 5개 프로 레이싱팀으로 재구성된 GT경주위원회는 1일 세 번째 모임을 갖고 내년도 GT1 규정에 관한 격론 끝에 잠정안을 내놓았다.

 

먼저 섀시는 일본 투어링카 300 규정에 맞췄다. 엔진은 2000cc의 자연흡기 엔진만 허용하고 올해 엔진규정 중 가장 말이 많았던 알피엠규정을 대폭 완화 시켰다. 기존 규정은 엔진 기통수와 관계없이 8000rpm까지 제한한 것과는 달리 4기통 8500rpm, 6기통 9000rpm까지 상향 조정했다.

 


 

▲ 시그마PAO렉서스의 GT1 경주차 I 사진=지피코리아

또 양산차 2000cc이상의 엔진이 장착된 차에 동일 메이커의 다른 2000cc엔진을 장착할 수 있도록 했다. 즉 현대 투스카니 2700cc급 차량에 세타엔진이 장착된 2000cc급 쏘나타 엔진을 바꿔 장착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같이 GT위원회가 잠정 논의한 내년도 규정대로라면 앞으로 새 경주차 한 대당 샷시 비용만 5~10억원 이상의 추가비용이 들어가며 새 엔진 개발비용 2~3억원 등을 포함시켜 우승을 위해 연간 7~13억원까지 써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투스카니 GT1 경주차 한 대 제작비용은 대략 2~3억원 정도가 들어간다.

 

GT위원회가 재구성될 당시만 해도 “고비용 저효율 레이스의 개선과 새로운 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어 큰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지금 논의된 규정안들은 전혀 상반된 결과다. 한마디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다. 저비용 고효율 레이스를 추구하는 것과는 달리 거꾸로 더 고비용 저효율 레이스를 하자는 규정인 셈이다.

 


 

▲ 캐스트롤-BMW GT1 경주차 I 사진=지피코리아

이같은 기술 규정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GT위원회는 국내 완성차 메이커와 수입차 메이커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어불성설 주장이라는 게 국내 모터스포츠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수입차 업체 한 관계자는 “올해 GT1 규정도 돈이 많이 들어가 참여하기 힘든 마당에 수 십 억을 써가며 참가할 수 있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과연 있을까”라며 어이없는 반응을 보였다. 또 한 모터스포츠 관계자는 “국내 모터스포츠 사상 희대의 넌센스 코미디”며 “세계 최고의 고비용 레이스 규정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으로 우리 경제는 수 년간 바닥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경제 전문가들의 자조섞인 우려가 들려오고 있다. 팀들의 재정상태 역시 몇 팀을 제외하고는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GT위원회가 제시한 규정대로 간다면 팀 간의 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심화 될 경우 시즌 중 일부 팀은 해체해야 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 지크XQ-리레이싱의 GT1 경주차 I 사진=지피코리아

일부 레이싱팀은 “내년에 이 규정대로 간다면 차라리 팀을 해체하는 편이 낫다”며 충격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KMRC의 박정룡 경기위원장은 “규정을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타당성과 규정을 바꿔야 되는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되어야 한다”며 “내년도 규정은 각 팀들의 재정형편을 고려하고 많은 팀들이 참여할 수 있는 효율적인 규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무엇보다도 관중들이 즐거워하고 재미있는 레이스 함께 만들어 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피코리아 김기홍기자 gpkorea@gp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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