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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계약하면 내년에 받아요" 반도체난, 신차 가뭄시대

"지금 계약하면 내년에 받아요" 반도체난, 신차 가뭄시대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1.06.17 09:20
  • 수정 2021.06.1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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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부족으로 신음하고 있다. 신차 출시가 많아 수요는 넘치지만, 생산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5~6개월 대기는 기본이고, 일부 전기차의 경우 1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친환경 SUV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이 원활하지 않아, 대기기간이 최소 7개월인 것으로 전해졌다. 쏘렌토 디젤 모델은 4개월, 가솔린은 5개월이 걸린다.

기아는 쏘렌토뿐 아니라  K8, 셀토스 등 주력 차종의 출고가 줄줄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출시한  K8은 주문 후 인도까지 4개월, 셀토스는 4.5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K8 하이브리드는 마이너스 옵션 모델만 5월부터 출고했고, 정상 차량의 경우 10월 이후에나 생산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최근 기아는 권혁호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은 안내문을 통해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인도가 빠르지 못한 점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 며 "기다림의 시간이 더 큰 만족이 될 수 있도록 완벽한 차량 품질과 인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현대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의 경우 1만여대의 주문이 밀려있지만 이달 생산량이 600대에 불과하다. 출고 대기 기간은 약 6개월로 추산된다.

현대차의 첫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의 경우 사전예약 물량만 3만3000대에 이르는 등 흥행에 성공했지만 4월과 5월에  2033대의 차량이 인도되는데 그쳤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월  4000대 이상을 생산한다는 계획이지만 출고대기기간이 1년 이상인 상황이다.

지난달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휴업과 재가동을 반복한 현대차와 기아는 생산량이 4월에 비해서도 감소하면서 출고 지연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대차는 5월 생산량이 전월 대비 16.7% 감소한 11만8683대, 기아는 26.0% 줄어든 10만7389대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현대차그룹은 반도체 자제 생산도 검토에 나섰다. 현대오트론을 흡수한 현대모비스는 전력 칩과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등 최신 완성차에 수십 개씩 탑재하는 범용 반도체 개발을 위해 국내 여러 반도체 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반도체 품귀로 인한 올해 전 세계 차량 생산 대수 감소분은 총  400만~600만대로 추산된다. 김민지  BCG  파트너는 "차량 제조사와 주요 부품사는 내년까지 반도체 부족이라는 위기 상황이 지속된다고 보고 안전장치를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공급체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초로 반도체 업체와의 긴밀한 협업이 불가피하다"고 조언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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