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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배터리 화재 '소방수'로 권영수 부회장 신임 대표 선임

LG엔솔, 배터리 화재 '소방수'로 권영수 부회장 신임 대표 선임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1.10.25 21:43
  • 수정 2021.10.25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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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배터리 화재로 수조원의 피해를 입은 LG에너지솔루션이 권영수 LG 부회장을 새로운 소방수로 투입한다. LG화학 대표 시절 배터리 사업을 키워온 권 부회장에게 LG에너지솔루션의 새로운 시작을 맡기겠다는 구광모 LG 회장의 믿음이 담긴 인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권 부회장을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다음 달 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공식 승인을 받고 LG에너지솔루션의 CEO로서 업무를 시작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권 부회장은 배터리사업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이 높고, 소비자와 투자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게 높은 신뢰를 줄 수 있는 경영자"라며 "선제적인 미래 준비를 위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경영자를 선임한다는 구 회장의 의지와 믿음이 담긴 인사"라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2012년부터 3년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을 지내며 기차 배터리 고객사를 10여개에서 20여개로 확대하고 회사를 중대형 배터리 시장 선도 업체로 키운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내년 예정된 기업 공개(IPO)와 현대자동차와 GM 전기차 등의 대규모 배터리 리콜 사태에 대한 마무리를 짓기 위한 '컴백'으로 풀이된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을 맡고 있는 김종현 사장은 현대자동차와 GM 전기차 등의 대규모 배터리 리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용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1조원 규모인 현대차 리콜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에서 6000억원을 부담했다. GM 리콜에선 7000억원이 충당금으로 쌓였다. 다만 GM 리콜 비용은 향후 더 커질 수도 있다. 

권 부회장은 이와 같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의 'CATL' 추격이라는 중책도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수주 물량이 200조원에 달하지만, 생산 능력 면에서는 CATL에 뒤쳐진다. 2025년까지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능력은 약 430GWh로 전망된다. 반면 CATL의 경우 2025년까지 450GWh에 달할 예정이다. 

SK온, 삼성SDI 등 국내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이어가야 한다. 특히 SK온은 최근 북미에서만 150GWh 생산능력을 갖추면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SDI는 지금까지 부족했던 그룹의 지원이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이에 LG그룹에선 배터리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권 부회장의 능력이 필요던 것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4조274억원, 영업적자 3728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 실적 부진에도 전기차, 정보기술(IT)용 원통형 전지의 견조한 수요로 양호한 영업 성과를 냈지만 GM 리콜 결정에 따른 충당금이 추가 반영되며 적자를 기록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LG에너지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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