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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젊은이들 문화로 자리잡은 `트랙데이`

[르포] 젊은이들 문화로 자리잡은 `트랙데이`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3.09.11 09:22
  • 수정 2013.09.1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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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빙을 스포츠로 즐기는 자동차 마니아들의 축제 현장


드라이빙을 스포츠로 즐기는 그들에게 트랙데이는 그야말로 축제였다.

지난 주말 전남 영암F1서킷,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경기도 안산서킷 모두 같은 날 트랙데이가 열렸다. 대다수 마니아들이 어느 곳으로 향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을 터. 그 중 지난 7일 플레이그라운드 트랙데이 첫날, 8일 58팀즈 ‘오~싸다 주행회’에 다녀왔다.


흔히 서킷 주행이라고 하면 고성능 스포츠카나 튜닝카가 즐비한 모습이 떠올라 ‘나와는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경차부터 튜닝도 하지 않은 일반 승용차까지 종류가 다양했다. 있는 그대로의 드라이빙 자체를 즐기는 이들도 많은 것이다.

7일 플레이그라운드 트랙데이는 영암 상설코스에서 열렸다. 토요일, 경기장을 찾았을 때 60여대의 차들이 패독과 피트를 가득 매웠다. 코리아 타임어택과 젠틀맨 레이스 익스피리언스가 열린 일요일에는 무려 133대가 참가했다고 한다.


8일 안산에서 열린 58팀즈 ‘오~싸다 주행회’ 역시 아침 일찍부터 40여대의 다양한 차들이 몰려들었다. 카트 클럽도 참가해서 서킷 주행을 준비하는 미션 카트 등도 한자리 꿰차고 있었다.

이번에 서킷을 다니면서 가장 보기 좋았던 것은 웃음이 가시지 않는 참가자들의 밝은 표정과 즐거운 분위기였다.

저마다 이끌려 온 일행들은 위험하다는 편견과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던 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동승체험을 해본 후 180도 바뀐다. 주행의 즐거움과 의외의 안전성에 놀라 계속 트랙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 시작은 어렵지만 그 재미를 맛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전도’하게 된다. 여럿이 모여 돗자리와 그늘막까지 챙겨와 안전한 곳에서 쉬면서 자유롭게 트랙을 드나든다. 그야말로 서킷으로 놀러 오는 것이다.

각 주최측에서 참가자들을 위에게 제공하는 이벤트와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플레이그라운드는 매회 폰더 계측을 시행, 본격적인 기록 단축을 목표로 하는 드라이버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피트건물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그 밖에 스티커, 기념팔찌, 물과 음료 등을 제공하며, 추가 비용을 내면 수도권에서 캐리어 왕복 이용도 가능하다.


또, 이번에는 재규어 코리아와 함께 시승회를 열고 현역 프로 카레이서들까지 섭외해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택시 드라이빙 이벤트를 벌이는 등 매우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58팀즈 ‘오~싸다 주행회’는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안산서킷에서 개최되는 점이 가장 큰 장점. 패독 뒤편에 설치된 대형 천막을 쉼터로 활용하며 각종 음료수는 물론 도시락도 제공된다. 차종 별 주행 시간 구분이 없어 원할 때 자유롭게 트랙을 드나들 수 있었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스마트폰 GPS 랩 타이머 어플 등을 이용, 타임트라이얼 이벤트도 개최해 경쟁의 재미도 더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카트 클럽과 연계해 레이싱카트 체험장을 마련, 참가자들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레이싱카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가톨릭상지대 드라이빙스쿨도 큰 호응 얻었다. 이론 교육 후 슬라럼, 원 선회 주행 등을 통해 기본기를 익힌 뒤 서킷 주행을 실시했다. 반응이 좋아 심화과정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중급과 상급코스도 갖춰나갈 계획이라고 주최측은 밝혔다.


모터스포츠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안전 문제에 대한 대책은 어떨까?

스포츠에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룰과 매너가 있다. 각 트랙데이 주최측은 사고 예방을 위해 이에 대한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만일 있을 사고에 대비해 플레이그라운드, 58팀즈 모두 참가자 전원 상해보험 가입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구급차, 레커, 전문 운영요원을 갖추는 등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서킷 주행은 결국 길거리에서 공차던 어린이들이 규격 잔디구장에 들어와 삼삼오오 모여 축구를 하는 것과 같다. 클럽 인구가 늘어날수록 보다 높은 퀄리티를 추구하게 될 것이고, 이는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끼쳐 나아가 자동차 산업의 발전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트랙데이를 찾을 때면 아버지 손 잡고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관중석에서 자동차경주를 처음 구경했던 어린 시절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뜨거워진다. 그리고 초심을 생각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쓰며 한국모터스포츠의 미래를 밝히고 계신 분들께 박수를 보낸다.

/글 사진=강민재(카레이서, 자동차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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