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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지나친 승부욕과 폭력으로 얼룩진 카레이싱

[종합]지나친 승부욕과 폭력으로 얼룩진 카레이싱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5.06.2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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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맨십 어긋난 승부 집착…경기장 내 폭력 사태로 이어져

19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벌어진 국내 최고의 자동차경주 대회는 지나친 승부욕에 따른 사고와 폭행으로  얼룩졌다.

이번 사태는 오전에 열린 GT1,2 종목의 히트1 레이스 첫 바퀴부터 투스카니 경주차로 선두에 나선 성우 인디고팀 이재우(34)와 렉서스 IS200 경주차를 몬 킥스렉서스 레이싱팀 황진우(22)가 그 뒤를 따르며 벌어진 심한 몸싸움에서 비롯됐다.

▲ GT종목 히트1 레이스 2랩 째. 투스카니 경주차로 선두로 나선 이재우(인디고, 사진 앞))와 그 뒤를 따라 맹렬하게 따라 붙었던 렉서스IS200 경주차의 황진우(킥스렉서스, 사진 중앙)가 심한 몸싸움을 벌이다 경주차끼리 서로 부딪치며 흙먼지를 심하게 일으키고 있다. /사진제공=KMRC

2랩 째 3번 코너를 거의 동시에 향하던 두 드라이버는 경주차끼리 서로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때 황진우의 경주차는 코스 역주행 방향으로 스핀 해 뒤따르던 경주차들과 잇달은 추돌사고를 일으켰다. 트랙은 아수라장이 돼버렸고 결국 적색기가 발령돼 경기는 중단됐다. 황진우의 경주차는 대파됐다.

드라이버 황진우의 아버지인 황 모씨는 아들의 사고 장면을 지켜본 후 흥분을 참지 못했다. 황 모씨는 히트1 레이스가 끝난 후 대회 프로모터 대표직과 성우 인디고팀 감독직을 겸하고 있는 박 모씨를 폭행했다.

황 모씨는 이어 이날 오후 하이라이트 경기인 통합 결승전이 끝나고 우승자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많은 기자들 앞에서 고함을 지르며 공식 기자회견을 20분간 지연시키기도 했다.

황 모씨는 또 이번 사태를 취재하고 서울로 올라가는 기자에게 전화

를 걸어 폭언을 하고 “다음 경기부터 황진우를 절대 내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피해자가 된 박 모 대표는 “우선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는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며,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회조직위원회의 박정룡 경기위원장은 “경기초반 경주차끼리의 몸싸움은 어느 정도는 허용된다. 세계 어느 나라의 레이스를 보더라도 매우 치열하다.”며 물론 “이재우의 지나친 몸싸움이 심하다고 인정되지만 경기 초반 적색기 발령으로 재경기가 시작된 만큼 엄중 경고만 줬다.”고 밝혔다.

특히 특혜 판정 의혹에 대해서는 “판정은 심사위원장과 코스위원장 등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충분히 검토 끝에 내리는 만큼 공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한 사람의 독단적인 판단과 특정 팀에 대한 우호적인 판정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히트1 레이스를 끝내고 공식 항의서를 제출한 킥스렉서스의 김정수 감독은 “이재우가 잘못했다는 우리 측 항의가 받아 들여져 심사위원들의 판정에는 이의가 없다.”고 했다.

황진우의 아버지 황 모씨는 "그동안 주최측 판정에 불만이 쌓여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벌어진 사태에 대해 국내 모터스포츠인들의 시선이 곱지가 않다. 한 선수는 “개인적으로 그동안 심사위원 판정에 불만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경기장 내에서 폭력을 휘두른 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 킥스렉서스의 황진우(22, 사진)가 오전에 열린 GT종목 히트1 레이스를 마친 후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지피코리아

한 모터스포츠 관계자는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경기 판정에 불만이 있어도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팀 관계자가 항의를 하는 것이지 폭력은 어떠한 경우라도 정당화 될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모터스포츠 관계자는 “자동차경주가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는 시점에 불행한 사태가 벌어져 매우 안타깝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주최 측과 선수들 모두가 신뢰를 바탕으로 한 뼈를 깎는 노력이 더욱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BAT GT챔피언십 제3전’ 통합 결승전 GT1 종목에서 성우 인디고의 듀오 이재우와 조항우가 원투승으로 장식했다. 히트1에서 사고로 인해 리타이어한 아픔을 딛고 결승전 재기에 나선 황진우는 경기 중반 의무 피트스탑을 마치고 경기 후반까지 선두로 달리는 투혼을 발휘했다. 하지만 마지막 2바퀴를 남기고 경주차가 멈춰서는 통한의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3위는 이번 경기를 끝으로 해체되는 오일뱅크팀 오일기가 마지막 시상대에 올라섰고, 4위는 혼다S2000을 몬 펠롭스팀 김한봉이 차지했다. 로터스 엘리제 경주차로 첫 출전해 기대를 모았던 윤철수(S-모터스)는 완주하지 못했다.

▲ 하이카 종목에서 1위를 차지한 서영호(NRT)가 우승 샴페인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지피코리아

GT2 종목에서는 권오수(잭)가 시즌 2승을 안았다. 투어링A 종목은 질레트M3파워팀 박시현이 김동륜을 0.34초차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개막전 우승에 이어 시즌 2승을 챙겼다.

그 밖에 포뮬러코리아는 여대생 레이서 강윤수(타키온)가 2연승을 기록해 국내 레이스 사상 첫 여성 챔피언 탄생을 예고했다. 하이카 종목에서 서영호(NRT)가 행운의 첫 승을 신고했다. 2위는 게임 메이커인 조규탁(PRT)이, 연예인 레이싱팀의 알스타즈 이동훈은 시즌 첫 3위로 시상대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신인전은 김경식(모터풀)이 우승컵을 안았다.

/용인=김기홍기자 gpkorea@gpkorea.com
출처:지피코리아(GP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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